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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천사의 섬’ 사랑이야기, 임자도에서 만난다… 20~29일까지 튤립축제

남녘으로부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 기운을 받고 만물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생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를 뚫고 새로운 생명들이 솟아난다. 새싹이 나고 꽃이 피고, 만물이 생명을 얻는 순간이다.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나? 지금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는 생명의 부활을 알리는 희망의 꽃들이 만발하고 있다. 한국 최대의 튤립 군락지를 자랑하는 곳이다.

튤립, 사랑의 꽃이다. 11월 전후해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여 겨울의 혹한을 이기고 4월쯤 개화한다. 강한 생명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생명력의 원천은 사랑의 힘이다.


튤립의 꽃말도 ‘사랑’이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튤립은 색깔마다 다른 의미를 상징한다. 빨강색 튤립은 ‘사랑의 고백’이며, 노랑은 바라볼 수 없는 사랑, 즉 헛된 사랑이며, 흰색은 실연,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어느 색깔이든지 사랑을 나타낸다. 장미가 가진 사랑이라는 꽃말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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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튤립을 감상하고 있는 한 여성 뒤로 정자와 장승, 그리고 산 능선이 우아하게 펼쳐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신안군 제공

신안군 임자도에서 4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튤립축제의 주제도 ‘영원한 사랑이야기’다. 신안군에는 모두 1004개의 섬이 있다. 이른바 ‘천사의 섬’으로 불린다. 축제가 열리는 임자도는 그 중의 하나다. 어느 섬 할 것 없이 모두 천사 같은 섬이다. 임자도의 튤립축제는 바로 그 ‘천사의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엔 300만 송이의 울긋불긋한 원색의 튤립으로 가득 차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튤립을 보고는 감동의 물결이 출렁이며 마주치는 누구나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이다.

튤립은 원래 남동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다. 중세 터키인에 의해 관상용 꽃으로 개량되어 오랫동안 터키의 사원이나 궁정 내에서 재배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유래다. 그 튤립을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한 사람은 신성로마제국의 오스만 투르크의 침공에 맞서 터키로 파견했던 기슬란 드 부스백 대사였다. 그는 1554년 지금의 이스탄불과 에디르네 사이의 어느 길가에 피어 있는 특이한 꽃에 흥미를 느껴 많은 돈을 지불하고 구근을 손에 넣었다고 전한다. 드 부스백 대사가 꽃의 이름을 물었을 때 라일레라고 말했지만 통역은 꽃 모양에 생긴 튜리벤드(터번 꽃)라고 소개했던 것이 그대로 정착됐다고 한다. 그 후 튜리벤드라는 말이 변하여 튜리팜으로 불렸고, 지금의 튤립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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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축제의 주요 행사와 마스코트를 모아 사진처리 했다.

튤립은 배수가 잘 되는 인공 토양 혼합물, 톱밥, 모래 등에서 잘 자란다. 보통 11월초 전후 심어 혹한을 이겨낸 이듬해 4월쯤 개화한다. 이러한 주기로 봐서 추위엔 강하지만 건조한 날씨엔 매우 약한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습하거나 건조한 날씨에는 잘 자라지 못 하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입지 조건은 임자도가 한마디로 딱 적격이다.


튤립이 원래 신안 임자도에 뿌리를 내렸던 것은 아니다. 임자도에 자리를 잡은 건 불과 10년밖에 안된다. 2003년부터 시험 재배 후 축제와 연계시켜 본격 관광농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전의 임자도(면)는 대파 재배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전국 생산량의 약 30%까지 차지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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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을 녹이는 튤립꽃이 만발한 한국 최대 대광해수욕장 배후지를 여성 3명이 걷고 있다.

대파는 부산 명지가 원산지다. 낙동강 하구언의 부드러운 모래밭에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대량생산됐다. 명지의 생산자가 우연히 서해안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때 신안 임자도의 땅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고 전한다. 대파 재배지로 완벽한 재배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 부산 명지 사람이 신안 임자도에 정착, 대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때가 1970년대였다고 한다. 순식간에 전국 생산량의 수십%를 차지할 정도로 번창했다. 허접한 밭이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파밭으로 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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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튤립꽃 조형물 아래 노란색의 튤립꽃이 만발해 있다.

그러나 작황이 좋을 때 가격이 폭락하는 부실한 농산물 유통구조 때문에 2000년대 들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밭에는 수확하지 않은 대파가 수두룩하게 널려 있었다. 농민들은 상심에 빠져 있을 때였다.

이 때 군청에서 나섰다. 작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농산물이나 식물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여기저기 찾았다. 마침 목포대 유용권 박사가 튤립을 임자도의 자연 조건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군청에서 즉시 밭을 수매해서 튤립공원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튤립이 임자도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상전벽해가 아니라 대파밭이 하루아침에 튤립정원으로 개벽한 것이다.


그 튤립축제가 열리는 신안군 임자도를 찾았다. 신안군 임자면의 튤립담당 강을원 계장이 길을 안내했다. 임자도의 튤립공원은 모두 14㏊(약 4만5천여 평)의 면적에 조성됐다. 점차 면적을 더 넓혀, 명실상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튤립 재배지로서 가꿀 복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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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튤립꽃이 축제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신안군에서는 튤립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대광개발사업소를 별도로 설립, 공무원을 파견 근무시키고 있다. 강을원 계장은 그 일환으로 ‘튤립담당’ 공무원으로 파견된 것이다. 튤립공원 주변엔 여러 개의 길이 있다. 튤립공원 바로 옆에 튤립산책로가 있고, 튤립 천사의 길, 튤립 사랑의 길 등 짧게는 2㎞에서 길게는 40㎞가 넘는 튤립 해안산책로 등 길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하다.


대광개발사업소 앞으로 튤립정원 가는 길이 있다. 입구엔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4000원. 매표소 바로 앞에 풍차전망대가 있다. 네덜란드 튤립정원에서 흔히 보던 그 전망대와 똑 같다. 강 계장은 “축제가 끝나고 꽃이 지면 유리 조형물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사계절 내내 튤립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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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의 튤립은 사랑의 고백을 상징하듯 이 사이를 지나치면 아무에게나 사랑을 고백할 것 같은 분위기다.

튤립꽃 색깔을 이용한 ‘I ♡ 신안’이란 정원도 눈에 들어온다. 화장실․음용수 기기까지 튤립 모형으로 만들 정도로 축제장에 들어오면 모든 게 튤립꽃과 연결된다.

강 계장은 “5억 원 정도 더 들여 튤립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며 “수백 종에 달하는 튤립 품종 중에 73개 품종을 임자도에 전시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튤립꽃을 이용해서 만든 무지개 동산 곳곳엔 포토존도 설치,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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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축제 행사장 사이로 튤립꽃을 감상하기 위한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튤립공원 바로 옆으로는 한국 최대의 해수욕장인 대광해수욕장이 있다. 1990년에 국민광광지로 지정될 정도로 규모도 커다. 모래사장의 길이만 12㎞에 달하고 폭도 20m가 넘는다.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광활한 모래사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강 계장은 “모래 크기가 매우 미세해 규사라고 부른다”며 “자동차가 시속 100㎞로 달려도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모래가 단단한 땅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정권 시절 광업회사에서 이 모래를 도자기나 유리로 만들기 위해 마구 퍼간 적이 있어, 마을 청년과 주민들이 나서 막은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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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축제 행사 기간 중 내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끄는 풍차전망대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말을 타고 바닷물을 헤치며 달리는 승마체험도 상시로 열리며, 해수욕장 배후지엔 튤립정원이 조성돼 해수욕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름 바캉스 시즌이 되면 국제 모래조각전도 열려 국내외 유명 모래조각가들이 참여,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튤립공원에 있는 튤립 전망대는 현재 5군데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튤립공원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전망대는 튤립뿐만 아니라 대광해수욕장과 천사의 섬 전체 조망도 가능하다. 아름다운 튤립공원은 방문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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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꽃이 만발한 축제행사장엔 수많은 방문객이 몰려 튤립꽃의 정취를 한껏 즐기고 있다.

튤립공원이 끝날 즈음엔 ‘튤립 송림원 산책길’이 이어진다. 이정표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거진 소나무숲 사이로 길이 나 있고, 그 옆으로 동물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동물농장엔 타조와 사슴, 오리, 토끼 등이 인기척에 놀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튤립꽃을 보고 소나무숲을 지나 동물들을 마주치니 마치 외국의 어느 아름다운 섬에 여행 온 느낌이다.


송림원 산책길은 튤립공원 끝에서 약 1.5㎞가량 된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해송은 조금 기형적인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운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 옆으로 조그만 저수지에 쉼터와 함께 물레방아 도는 정경은 낭만적인 정서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튤립공원을 한 바퀴 돌고 튤립송림원산책길까지 갔다고 되돌아온 거리는 총 3.7㎞였다. 전혀 부담 없는 거리였고, 가볍게 가족과, 연인이 함께 걷기에 딱 좋은 길이고 공원이었다. 튤립, 이색적인 꽃 이름이지만 지금 신안군 임자도에 가면 사랑의 이름으로 방문객을 기다리는 튤립을 만나게 된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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