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화산지대, 반짝이는 빙하호수, 이끼로 가득한 산 등 태고의 자연 속에서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뉴질랜드에서 ‘힐링 워킹(Healing Walking)’ 코스를 개발, 트레커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끼가 가득한 산길인 루크번 트랙이 있는 피오르드 국립공원은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고이 간직한 신비스런 태고의 자연으로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세계 3대 판타지 영화 ‘해피포터’ ‘반지의 제왕’ ‘나니야 연대기’ 중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모두 촬영했고, 또 ‘해리포터’ 일부도 뉴질랜드에서 찍었다. 최근에는 영화 ‘호빗’을 촬영하기도 했다. 모두 천혜의 환상적인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가 최근 개발하고 추천할 만한 대표적인 힐링 워킹 코스는 모두 3곳.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인 통가리로 국립공원(Tongariro National Park)과 남반구의 알프스 ‘마운트 쿡’, 이끼가 가득한 산길 ‘루트번 트랙’이 이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론니플래닛(Lonely Planet)’이 세계 10대 여행지로 꼽은 루트번 트랙을 트래커들이 걷고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풍경의 백미로 꼽히며, 만년설 위에서 스키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지금 뉴질랜드는 북반구와 정반대로 한여름이다.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100% 즐기는 방법은 두 발로 천천히 걸으면서 풍광을 만끽하는 것이다. 통가리로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와 샘이 반지를 던져 없애기 위해 향하는 모르도르의 배경이 된 곳이다. 실제로 걸으면서 이곳의 분위기를 보면 영화 속 장면이 고스란히 떠오른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북섬에서 가장 높은 산과 원시림, 독특한 화산지형을 지닌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이 중에서 가장 높은 북섬의 최고봉인 루아페후산을 필두로 나우루호에, 통가리로 세 개의 활화산이 그림같이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화산지형들과 크고 작은 호수들, 원시림으로 인해 여름에는 등산과 트레킹으로 붐빈다. 통가리로 크로싱(Tongariro Crossing, 횡단코스)은 하루 동안 걷는 코스로 중급 이상의 체력을 필요로 한다. 매년 여름철이면 약 7만 명이 거쳐 가는 인기코스다.
만년설이 쌓인 마운트쿡 국립공원의 후커계곡을 잇는 다리 위를 트래커들이 걷고 있다.
남반구의 알프스 마운트 쿡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등산의 하이라이트다. 최고봉의 높이가 3,754m인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으며, 에베레스트를 세계 최초로 등반한 힐러리 경이 등반기술을 닦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원래 마운트쿡은 지금보다 더 높았지만 1991년 거대한 눈사태로 꼭대기가 10m 정도 무너져 내려 지금의 높이가 됐다.
마운트쿡의 웅장한 자태를 생생하게 즐기기 위해 등반 하는 것도 좋지만 10개의 트랙 중에서 체력에 맞는 길을 골라 천천히 걷는 것도 좋다. 특히 후커밸리(Hooker Valley)트랙은 왕복 15㎞로, 길이 완만해서 초보자도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이 코스의 종착점은 큰 얼음덩어리가 떠 있는 후커호수. 꼭대기에 눈을 얹고 있는 마운트 쿡과 새파란 하늘, 빙하가 녹아 형성된 은회색의 호수가 만들어내는 대조적인 색채가 눈부시다.
만년설이 가득한 마운트 쿡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전경.
이끼가 가득한 산길인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은 피오르드(Fiordland) 국립공원과 아스파이어링(Mt. Aspiring) 국립공원을 지나는 32㎞ 트레킹 코스로, 일부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론니플래닛이 세계 10대 여행지로 꼽은 곳이기도 하다. 이 루트는 예전에 마오리들이 옥을 찾아다니던 길이었으나, 이후 많은 등산객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트레킹 코스가 됐다. 초록이끼로 물든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숲길은 영화 ‘아바타’의 배경과 흡사하다.
영화 호빗 촬영지인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걷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걷는 자유를 누리기란 쉽지 않다. 따사로운 햇살이 온 몸을 감싸는 뉴질랜드의 ‘그레이트 웍스(Great Walks)’에서 여유롭게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