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국의 雪國’ 평창의 선자령은 ‘하늘의 산, 바람의 산, 눈의 산’ - 마운틴
‘한국의 雪國’ 평창의 선자령은 ‘하늘의 산, 바람의 산, 눈의 산’

한국의 설국(雪國), 평창. 그 중에서도 설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선자령(1,157m)을 꼽는다. 겨울산행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산이 바로 선자령인 셈이다. 푸른 하늘과 세찬 바람, 그리고 순백의 눈과 양떼들의 목장이 있는 곳이다. 하늘의 산이고, 바람의 산이고, 눈의 산인 것이다. 세찬 바람을 뚫고 순백의 눈을 헤치며 푸른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이 선자령 등산이다.

선자령눈꽃 011.jpg

선자령 눈꽃, 선자령엔 한 번 눈이 왔다하면 보통 30~50센티는 예사다. 평균 적설량이 2미터라고 한다.

여말선초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재(嶺) 위는 겨우 석 자의 높이로구나’라고 노래했다. 또 조선 전기의 강희맹은 ‘어제 일찍이 큰 재(大嶺)로부터 왔더니, 회오리바람에 의지하여 만리를 양각 속에 돌아서 온 것 같구나’라고 시를 읊었다. 그만큼 높고 바람이 세찬 사실을 시로 에둘러 표현했다.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선자령, 겨울 산행지로서 가장 많이 찾는 산이다. 설경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겨울 내내 통제구간이 없기 때문이다. 평일에도 등산객들이 끊임없이 붐빈다. 백두대간 종주꾼들도 종종 눈에 띈다. 그 산을 평창 숲해설가 안향기씨와 함께 올랐다.

1.jpg

평창 숲해설가 안향기씨가 선자령 바로 아래 백두대간 능선 오대산 방향의 풍차발전기를 바라보고 있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안씨를 만났다. GPS를 보니 해발 814m를 나타낸다. 이미 웬만한 산 정상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선자령 정상이 1157m니 표고차가 불과 300여m밖에 안된다. 초보 산행객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이유다. 인근 선자령등산로 입구엔 커다란 안내판이 나온다. ‘선자령(순환등산로) 5.8㎞’라고 가리키고 있다. 어림잡아 원점회귀해도 11㎞남짓 되겠다.

IMG_2948.JPG

선자령 정상에 있는 비석.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주변은 온통 설원이다. 흙빛은 어디를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눈 위를 걷는 발자국이 때로는 뽀드득 뽀드득, 때로는 사각사각 정겨운 소리를 낸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라 사람이 밟은 정도에 따라 소리도 다르다. 이정표는 눈에 덮여 반밖에 안 보인다.

순백의 세상에 사철 푸르른 나무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안씨가 “주목 군락지”라며 소개했다. 주목과 구상나무의 차이는 이파리를 만져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단다. 이파리가 손에 살짝 닿으니 주목은 부드럽다. 반면 크리스마스트리로 쓰는 구상나무는 찌르는 느낌이다. 확연히 차이가 났다. 곧이어 전나무 군락까지 나온다. 이들 나무의 공통점은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IMG_2876.JPG

이정표가 눈에 묻혀 꼭대기 부분만 보인다.

대관령옛길 이정표가 보인다. 대관령은 강원도 관찰사 정철이 이 길을 지나 <관동별곡>을 쓰고,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대관령을 넘어 한양으로 오가던 그 길이다. 청운의 꿈을 안은 영동의 선비들이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를 넘어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정취가 서린 옛길이기도 하다. 선자령 등산로가 대관령옛길과 살짝 겹치고 바우길 제2구간과 중복된다.

2.jpg

선자령 올라가는 길에 눈에 덮힌 자작나무숲도 나온다.

대관령(大關嶺)이라 부른 것은 16세기경이며, 12세기 고려 시인 김극기가 ‘대관(大關)’이라 처음 불렀다고 전한다. 이처럼 대관령은 큰 고개를 뜻하며, 험한 요새의 관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큰 고개와 험한 요새는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고갯길인 동시에 백두대간의 동서를 가르는 출입구를 말한 것이다.

3-1.jpg

전나무숲도 있다. 백설 사이로 녹색의 전나무가 색의 조화를 이루는 숲이다.

산죽이 눈 위로 고개를 뾰족이 들고 있다. 안씨는 “산죽은 겨울에 눈이 내려도 살기 위해 고개를 위로 뻗어,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일수록 산죽의 키가 크다”고 말했다. 바람이 세찬 지역이라 눈이 날려가서 그런지 산죽의 키는 그리 커지 않았다. 지리산 심원마을의 산죽은 2m가 넘어 헤쳐 나가기 여간 힘들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5.jpg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도 비료포대로 눈썰매를 즐기고 있다. 이정표는 꼭대기만 겨우 보인다.

선자령 올라가는 겨울등산로는 눈이 덮여, 원래 뭐가 있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숲전문가인 안씨가 자세히 설명을 했다. “선자령의 야생화는 어느 산보다 종류도 많아 3~4월에 오면 눈이 휘둥그레질 지경”이라며 “특히 이 구간은 개방된 지 4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바람꽃, 얼레지, 할미꽃, 동이나물, 현호색, 복수초, 중외무릇 등 야생화가 끝이 없이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대관령양떼목장.jpg

대관령 양떼목장의 전경.

샘터를 지나 양떼목장 울타리 옆으로 어느 덧 선자령 정상 주변에 있는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귀전으로 “쉬익~ 쉬익~”하고 스쳐 지나간다. 선자령 정상보다 바로 아래 있는 임도에서 주변 산세 조망이 더욱 좋다. 북쪽으로 황병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서쪽으로 계방산, 남쪽으로 발왕산 등 사방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강릉과 동해바다도 어렴풋이 보인다. 발아래엔 백설의 대관령목장 경관이 이색적이고 목가적이다.

선자령눈꽃 039.jpg

선자령 눈꽃터널 사이로 지나간다.

선자령 정상은 평지다. 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 선자령 비석 앞에서 정상 인증샷을 찍고 있다. 선자령의 원래 이름은 대관산, 또는 보현산, 만월산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선자령으로 바뀐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선자령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유래했다고만 전한다.

IMG_2947.JPG

선자령 정상 비석의 뒷면.

하산길은 전망대로 잡았다. 동해바다가 멀리 보이고, 강릉 방면으로 가파른 사면이 계속된다. 가파른 사면은 세찬 바람을 그대로 능선 위로 올려 보냈다. 손이 얼어 위치 체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춥다.

IMG_2871.JPG

선자령 등산로 갈림길.

국사성황당으로 가는 사거리가 나온다. 강릉 보광리에서 올라온 대관령옛길로 연결되는 길이다. 임도는 등산로 입구로 연결되지만 살짝 방향을 틀어 성황당으로 향했다. 국사성황당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 첫날에 제를 지내는 곳이다. 산신각에는 김유신 장군이, 성황당에는 범일국사가 각각 산신으로 모셔져 있다. 안씨는 성황당이 계곡의 음지에 있어, 신정을 제외한 1년 내내 굿이나 신내림을 벌이는 곳이라고 안내했다. 민속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는 의미다. 국사성황당에서 선자령 등산로 입구까지는 불과 1㎞ 남짓 된다. 그대로 내려오면 원점회귀 산행을 마치게 된다.

선자령눈꽃 042.jpg

선자령 정상의 또 다른비석.

IMG_2869.JPG

등산로 안내판.

IMG_2873-crop.JPG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