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들이 다녔던 ‘지리산신선둘레길’… 반야봉·삼도봉·중봉 등 주능선도 보여

지리산둘레길에서 남원만의 특색을 살린 지리산신선둘레길은 산내면 장항마을부터 시작한다. 장항마을~원천마을~팔랑마을~바래봉까지가 1코스, 팔랑마을~내령마을~뱀사골까지가 2코스다. 지리산 신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수려한 비경을 즐기며 바둑을 두면서 놀다 돌아갔다는 전설을 살려 지리산신선둘레길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남원시청 왕길성 계장은 “신선들이 다니던 길을 복원해서 모든 사람들이 단 하루라도 신선같이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거닐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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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신선둘레길에 나오는 곰재와 곰솔, 그 아래 원두막. 정말 신선이 쉬었다 간 곳 같다.

장항마을은 지리산둘레길을 거친다. 분기점에 신선둘레길 이정표가 커다랗게 안내하고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원천마을까지 그대로 간다. 원천생태마을에서 신선둘레길을 직접 찾고 닦고 조성했던 내령마을 장만호 이장도 합류, 가는 길마다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내령마을은 지리산골 중에서 특히 사과로 유명하다. 마을 전체가 사과나무로 뒤덮여 있다. 이 마을은 사과나무꽃이 피는 초여름과 열매가 맺는 가을에 오면 볼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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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마을엔 지리산에서 보기 힘든 사과나무가 온 마을을 덮고 있다.

솔가리들이 길을 덮은 푹신한 임도 등산로를 따라 소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운다. 왕 계장은 애초 길을 조성할 때 전문가들에게 많은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도보길은 햇빛과 그늘이 3대7로 적절히 분배돼야 하고, 춥지도 덮지도 않게, 마을주민들의 소득증대와도 연계시켜야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나름 기준을 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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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가리들이 길을 덮고 있어 걷기에도 더없이 좋다.

신선둘레길 이름을 낳게 한 내령마을 산신바위가 저 밑에 있다. 걷기 편한 길이다. 그동안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은 것 같다. 저만치 허름한 정자 같은 원두막과 그 위를 드리운 운치 있는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원두막을 드리운 소나무는 곰솔이라고 한다. 장 이장에 따르면, 이곳은 원래 원천마을에 사는 경주 최씨 선산으로 곰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있는 형국이라고 해서 곰재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소나무는 곰의 발에 해당하는 곳에 심어져 곰솔이라 부르고, 묘지는 곰의 젖에 해당하는 곳에 썼다고 해서 일명 곰젖설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고갯길도 곰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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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소나무가 길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더욱 분위기를 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샘물이 나온다. 참샘이다. 지리산 산신령이 인간세상을 살피다가 세상 사람들이 욕망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보고 탄식하다 천왕봉으로 가던 중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물을 발견하여 한 모금 마시니 모든 탄식이 사라지고 순수해졌다고 해서 ‘참샘’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정말 신선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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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에서 사람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내령마을 사람들이 팔랑마을을 거쳐 숯과 약초․고사리 등을 운봉까지 가져가, 운봉의 곡물과 물물교환을 위해 걷던 옛길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다시 운치 있게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것만이 뱀사골 지역경제를 다시 회생시키는 길이라고 마을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일심동체로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장은 “내령마을이 전국에서 최초로 고사리를 재배한 곳”이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길옆 곳곳에 고사리와 송이 재배지역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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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둘레길엔 나무들이 거의 햇빛을 가려준다.

저 멀리 지리산과 마주보고 있는 삼정산 정상도 보인다. 3명의 정승이 나올 명당자리라고 해서 삼정산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장 이장은 설명했다. 이전에 갔을 때 정상 봉우리에 묘지가 있어, ‘어떻게 이 높은 곳에 묘를 조성했는지’ 의아했는데, 이제야 그 사연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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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둘레길에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길이 가팔라졌다. 숨이 턱 밑까지 차서 헉헉거린다. 눈물고개라고 한다. 몇 십 년 전 화전을 일구어 감자나 고구마, 약초 등을 재배해서 지게로 운반하며 살던 화전민들의 어렵고 힘든 삶의 애환이 깃든 눈물고개라는 설명이다. 눈물고개를 올라서자마자 지리산 주능선 봉우리들이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반야봉, 삼도봉, 중봉 등이 보인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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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마을에 있는 지리산 억새집. 요즘 보기 드문 억새로 이은 지붕이 눈길을 확 끈다.

팔랑마을 들어서기 직전 운치 있는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며 방문객을 맞는다. 소나무를 지나자마자 산 사면에 드넓은 고사리밭이 나오고, 그 위로 길이 나 있다. 이국적인 정취를 확 풍긴다. 초원이 넓으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같다.

팔랑마을엔 지리산억새집이 눈길을 끈다. 다른 집은 현대식으로 바꿨지만 이 집만 전통 그대로 억새로 지붕을 엮어 보존하고 있다. 지리산억새집이란 커다란 간판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미 많이 겪은 듯 카메라를 들이대도 주인 할머니는 별로 기분 나빠하는 기색도 없이 반갑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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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마을의 운치 있는 분위기.

팔랑마을의 유래는 진한시대로까지 올라간다. 진한의 왕은 달궁을 방어하기 위해 서쪽 10리 밖의 영에 정 장군(지금의 정령치의 유래)을, 동쪽 20리 밖의 영마루에 황 장군(지금의 황령치)을, 남쪽 20리 밖의 산령에는 성이 각기 다른 3명의 장군(지금의 성삼재)를 배치했다. 또한 북쪽 30리 밖의 높은 산령에는 8명의 젊은 장군(팔랑치)을 배치해서 외적의 침입을 막아냈다고 해서 각각 정령재, 횡령재, 성삼재, 팔랑재 등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따라서 팔랑마을은 8명의 젊은 장군이 지킨 산령의 이름인 팔랑(八郞)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고개는 지금의 팔랑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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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신선둘레길 표지판.

팔랑마을을 GPS로 고도를 확인하니 621m쯤 됐다. 웬만한 산높이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마을 앞으로 삼정산, 노고단 등 지리산 주능선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이 연결된다. 팔랑마을에서 철쭉 군락지인 팔랑치 간의 거리는 왕복 6㎞ 정도 된다고 한다. 철쭉 계절에 많은 등산객들이 바래봉으로 오르기 위해 이 마을을 찾는다고 왕 계장은 전했다. 장 이장은 “바래봉 철쭉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운봉으로 올라가지만 그 길은 나대지라 덮고 황량하다”며 “반면 이 길은 운봉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숲이 우거져 한 번 찾은 사람은 계속 찾게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팔랑마을부터 바래봉까지는 국립공원 구역이라 그동안 공단서 관리하다 개방한지 불과 3년 밖에 안 된 코스였다. 사람들 발길도 닿지 않은 덩쿨식물이 교목에 그대로 뒤엉킨 상태로 아직 남아 있었다. 땅도 푹신푹신했다. 경사가 조금 급해서 그렇지 등산로는 전부 그늘이 드리워져 여느 등산로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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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신선둘레길의 출발지점인원천마을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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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신선둘레길을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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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마을에 들어서기 직전의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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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신선둘레길의 이정표.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권대감

    05.11,2013 at 9:57 오전

    대한민국 國民이면 누구나 踏査해 볼만한 神靈스런 智異山입니다. ㅡ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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