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음(陰)기운이 강한 곳은 어딜까? 정확한 곳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무당이 많은 곳이라든지, 굿판을 연중 내내 끊이질 않고 벌이는 곳은 분명 음기운이 강한 곳이다. 한때는 계룡산 일대가 토속신앙과 무속인들이 전국에서 제일 많았다. 계룡대가 들어서면서 전부 정리됐지만 지금도 간혹 그 흔적은 볼 수 있다. 계룡산에 이어 영양 일월산, 지리산과 한라산 일부도 음기운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지역의 음습한 곳이면 어김없이 굿을 벌인 흔적이 남아 있다.
한국에서 음 기운이 가장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국사성황당(왼쪽)와 산신각(오른쪽)이다.
음 기운이 강하다는 것은 귀신이 많다는 의미다. 귀신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 존재한다. 사람의 몸에 기운이 빠지거나 신이 육신을 필요로 할 때는 귀신이 사람의 몸에 들어오는 경우를 우리는 간혹 직간접적으로 목격한다. 그리고 무당이 접신(接神)을 필요로 할 때는 반드시 음 기운이 강한 곳을 찾는다. 무속인은 접신할 때까지 굿판을 벌인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 무속인이 실제 신과 접속했는가는 알 수 없지만 희한한 광경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왼쪽의 대관령국사성황사의 모습.
일반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지역도 음 기운이 강하지만 대관령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이 있는 그곳이 음 기운이 가장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1년 내내 굿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1년 중 딱 하루, 신년 새해에만 굿을 쉰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1년 365일 또는 364일을 굿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오른쪽의 산신각의 모습. 마침 굿판을 준비하는 듯하다.
또한 이곳에서 강릉단오제에 쓰일 신목을 고른다. 여기서 고른 신목은 대관령옛길을 따라 강릉시내까지 사람이 직접 신주단지 모시듯 들고 옮긴다. 신목은 접신을 하는 데 중요한 나무다. 신목은 단풍나무만 사용한다고 한다. 신목잡이가 신목을 베면 사람들은 신목에 청홍색의 예단을 걸어 국사성황의 행차를 준비한다. 국사성황 행차는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를 내려와 구산서낭제로 이어지고, 학산서낭제를 지낸 후 강릉에서 음력 5월3일에 영신제를 지낸다.
국사성황사와 산신각 바로 뒤에는 샘터가 있어 항상 식수를 제공하면서 용왕신께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국사성황제와 산신각이 있는 곳은 그리 험한 곳도 아니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사방은 숲으로 둘러싸여 완전한 계곡지대다. 여성의 음부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음습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또 주변엔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한다. 생명을 잉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사성황당과 산신각 바로 뒤에 샘터가 있다. 그곳에서 산신(山神)과 수(水)신, 즉 바다의 신인 용왕신을 동시에 접신할 수 있다고 한다. 산신과 용왕신은 우리 신화와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신들이다. 선자령 올라가는 바로 그 길에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이 있다.
국사성황사에서 마침 굿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창에비친달
06.18,2013 at 8:18 오후
음기가 젤 많다는 것을 어찌 알지요?
굿을 매일하는 곳도 있네요
허거난 굿당인가보네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