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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편백숲 걸으며 보성만 내려보는 활성산성편백숲길… 캠핑족에도 좋을 듯 - 마운틴
편백숲 걸으며 보성만 내려보는 활성산성편백숲길… 캠핑족에도 좋을 듯

한국차․소리문화공원은 전남 보성에 있는 트레킹 코스의 시종점이다. 보성에는 다향길, 서편제보성소리득음길,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등의 걷기길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조성했으면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길이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이다. 한국차박물관 바로 뒤에서 길이 시작된다. 그곳에 커다란 이정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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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에 있는 한국차박물관 입구다. 여기서 조금 올라가면 걷는 길이 시작된다.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은 긴 이름에서 보듯 푹신푹신한 토성의 활성산성과 쭉쭉 뻗은 편백숲, 그리고 보부상들이 다니던 길을 복원해서 연결했다. 활성산은 보성 차나무의 주 생산지여서 사시사철 푸른 녹색의 향연을 즐길 수 있으며, 바로 앞 득량만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걷는다. 산과 바다, 녹차와 편백숲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이 길은 활성산성길 2.1㎞, 삼수길 4.1㎞, 부춘동길 4㎞ 등 3부분으로 나눠져 총 10.2㎞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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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박물관 뒤에 있는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이정표.

활성산성은 토성으로서, 조선시대 왜구들의 침입을 감시하고 방어할 목적으로 조성한 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산성은 대개 주변 지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보성도 예외는 아니다. 바다와 접해 있는 보성은 활성산성을 통해 바다로 침입해오는 왜구를 감시한 것이다. 활성산은 불과 해발 465m밖에 안되지만 보성에서 바다와 최근접한 산이며, 호남정맥의 큰 줄기가 지나는 곳이다.


차박물관 뒤 북서쪽 방향에 있는 활성산으로 향했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다. 이 길은 보성소리득음길과 중복된다.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턱골고개에서 두 길이 나뉜다. 불과 1㎞도 채 못 가서 턱골고개에서 사거리가 나온다. 소리득음길과 전망대, 활성산(성)으로 가는 길 등으로 나뉘는 고개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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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입구엔 양쪽으로 돌탑이 세워져 있어 입구역할을 대신한다. 시원한 편백숲 입구이기도 한 곳이다.

활성산성으로 가는 길은 돌탑 몇 기가 입구를 알리는 듯 방문객을 반긴다. 활성산성으로 발을 딛자마자 푹신푹신한 흙길에 쭉쭉 뻗은 편백과 삼나무들이 가로수인양 양갈래로 시원하게 늘어서 있다. ‘아니, 보성에도 편백나무가 이렇게 많구나!’ 싶다. 토성 안쪽으로는 편백나무, 바깥쪽으로 삼나무가 키경쟁을 하듯 하늘높이 솟아있다. ‘편백나무 하면 장성 축령산’으로 대표되는데, 보성도 그에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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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로 활성산성 토성 위 푹신푹신한 길을 걷고 있다. 편백나무는 겨울에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엔 햇빛을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아니나 다를까 보성이 전국에서 편백나무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장성 축령산 같이 한 곳에 집중돼 있지 않을 뿐이지, 분포면적만으로 볼 때는 보성이 6000㏊로 으뜸이고, 장성이 그 다음 5000㏊라고 한다. 이들 편백나무는 전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조림한 것들이며, 이제는 아름드리나무로 자라 산림을 더욱 아름답고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온대성 나무인 편백나무는 장성이 생장 북방한계선이라, 자연 남부지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보성 편백나무 6000㏊ 중 활성산 일대에 50㏊가 조림돼 있다. 그 외 철쭉으로 유명한 일림산 등에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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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숲이 우거져 사철 어느 계절에 걸어도 좋을 듯하다.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은 계단 하나 없이 흙길로만 된 경사도 거의 없는 완벽한 걷기길이며, 정상에 가면 캠핑족이 텐트를 가져와 지낼 수 있도록 데크도 만들어놓았다. 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임도와 농로로 연결돼 자전거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정말 바이커족들이 한 번 오면 매우 반할 것 같은 길이다. 수령 4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80㏊ 면적에 양분하고 있으며, 그 사이로 난 활성산성 토성길은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고 걷고 즐기기에 좋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이 몰아쳤을 때 넘어진 편백들을 활용해 의자와 쉼터, 산림욕대를 만들었다. 산림욕대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니 차나무와 피톤치드의 향기가 은은하게 코를 자극한다. 이게 바로 산림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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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숲 사이엔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스러진 나무를 재활용해서 쉼터와 산림욕대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편히 쉬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걷고 있는데 피톤치드 향기가 느껴진다. 순간 시계를 봤다. 오전 10시51분이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분비된다는 시간이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햇빛이 가장 강렬하게 내리쬐고, 태양과 가장 근접했을 때 나무들은 본능적으로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지금이 그 시각이다. 길을 걸으면서 피톤치드를 맡는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정말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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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 이정표.

이정표에는 활성산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해발 260~400m에 위치한 활성산성은 총 1.6㎞에 달하는 토성(土城)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난 다음 해인 선조 26년(1593) 연해지대의 경비, 요새지, 훈련장, 경마장, 의병을 훈련시켰던 장소로 활용했으며, 성벽의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외부는 경사가 급하게 축조되었으며, 성 내부 평탄지에는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활성산성은 동서남북 총 4개의 성문이 있는데, 동쪽에 위치한 동문은 보성읍과 회천면의 특산품이 오갔던 턱골고개에서 성 안으로 보부상과 병사들의 출입이 잦았던 곳이다. 동문의 왼쪽 움푹 패여 있는 지점이 통제와 검열을 했던 초병이 근무했던 곳이라고 한다. 활성산성 주변에는 1968년도 심었던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많이 있었으나 기상관측 이래 가장 강한 바람(52m/sec)이 불었던 2012년 8월28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넘어지고 부러지는 피해가 발생하여 제거하였으며, 제거한 편백나무를 그대로 활용하여 산림욕대 등을 만들어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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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 남문 이정표.

활성산성 동문에 도착했다. 한쪽은 옛날 초병이 근무했던 곳이다. 초병은 동문과 남문에만 근무했다고 한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잘 다듬어, 앉아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나무에 기대 놓았다. 전신에 힘을 빼고 앉아서 하늘을 바로 보니 기분이 절로 상쾌해진다.


바로 그 앞엔 360도로 회전하면서 자란 편백나무 한 그루가 기묘한 자태를 뽐낸다. 예사롭지 않은 나무다. 하늘로 향해 자라다가 땅으로 향해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하늘로 향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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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회전해서 다시 자라는 편백나무가 단연 눈에 띈다.

토성 위로는 득량만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머리를 휘날리게 한다. 여름엔 정말 시원하겠다. 시원한 바다바람과 편백나무가 가려주는 그늘, 푹신푹신한 토성 위로 걷는 기분은 어느 도보길보다 매력적이다.

바다를 통해 침입해오는 왜구들을 감시하기 위한 망루로 있었으나 소멸되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망루를 다시 복원하면 주변 경관만 해칠 우려가 있어 낮은 평상을 다용도로 활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평상이 쉼터 곳곳에 있다. 그 평상이 또한 캠핑족의 데크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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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곳곳에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스러진 나무를 재활용해서 간이의자와 간이식탁 등을 이용해서 쉼터를 만들었다.

활성산성에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토성 좌우로는 모두 사유지다. 하지만 토성 위 폭 5~10m 정도만 전부 국유지라는 사실이다. 지적도를 펴놓고 보면 타원형인 토성 정상을 따라서 폭 5~10m 정도만 국유지고 나머지는 전부 사유지로서 희한하게 그려져 있다.

어찌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옛날 토성을 보존하기 위해 성 안팎으로는 전부 불하․하사했지만 성 정상만은 훼손을 막기 위해 국유지로 뒀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보성의 도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전국 어디 내놔도 전혀 손색없는 토성이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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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청 해양산림과 산림조성계 선남규 계장과 선종환씨가 편백나무를 안거나 앉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늘어나는 캠핑족들이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도록 데크 같은 평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길 옆으로 편백들이 길게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지나치면서 향기를 그대로 맡는다. 딱 키높이 만큼 내려앉아 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의 잎의 차이를 비교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삼나무는 잎이 뾰족한 듯하면서 찌르는 느낌이지만 편백은 부드럽다. 겉으로 보면 구별이 쉽지 않지만 만져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활성산(성) 정상은 넓은 평원이 나온다. 산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성 내부는 평지에 가깝고, 성 외부는 가파른 경사가 있는 지역이 성의 최적의 입지조건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성이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을 개통할 때 정상 넓은 평원에서 숲속 음악회를 열었다. 그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고, 텐트족들을 위해 데크도 몇 개 구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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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헬기장 이정표가 보인다.

정상엔 헬기장 흔적도 보인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남동쪽으로 왜구 침입 시 봉화를 피우고 지역의 재난을 알렸던 봉화산과 득량만 앞바다, 북쪽으로는 보성읍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여러 갈래 길로 나뉘는 이정표가 나온다. 활성산성 순환길로 돌 수도 있고, 왕새고개까지 부춘길로 가는 4.0㎞ 길이 있다. 왕새고개에서 한치재주차장까지 가는 길이 삼수길로서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최종 종점이니 부춘길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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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 둘레길 정상엔 지난 연말 개통 때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도록 간이무대도 만들었다. 이 시설도 캠핑족들의 텐트 데크로 활용가능하다고 한다.

이정표는 200m마다 붙어 있어 길 찾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간혹 활짝 핀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 사이로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생강나무도 진노란꽃을 뽐내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묵은 길엔 갖가지 이름모를 꽃과 야트막하지만 야생의 멧돼지 흔적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쌍둥이바위도 나온다. 그 주변으로 원형 의자를 촘촘히 만들어 눕기도 하고, 신발을 벗고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예쁘게 만들었다. 사람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면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잘 어울린 시설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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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청 해양산림과 산림조성계 선남규 계장과 선종환씨가 활성산성길에서 이정표를 보고 설명하고 있다.

푹신푹신한 흙길은 계속 이어진다. 솔숲 사이로 간혹 감나무가 보인다. 옛날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다. 바위 사이를 뚫고 나온 나무가 눈에 띈다. 중앙에 비자나무가 있고, 양쪽으로 정확히 갈라진 바위가 나무 옆에 있다. 바위보다 힘 센 나무다. 자연의 경이로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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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춘동 마을로 들어서기 전 녹색의 향연에 흠뻑 빠지게 하는 보리밭이 방문객을 활짝 맞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자란 쑥들도 주변을 더욱 짙푸르게 했다.

부춘동 마을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는 활성산성에서 느꼈던 걷는 길로서의 감동은 별로 없다. 단순히 일림산 등산로와 연결하기 위해 논길과 마을길, 도로로 걷는 길을 연결시켜 놓았을 뿐이다. 왕새고개를 지나 삼수길은 논 사이로 간다. 여름엔 다소 더울 것 같다. 도로를 따라 잠시 걷다 최종 목적지인 일림산 자락 한치재에 도착했다.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의 종착지다. 한국차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한 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 코스는 활성산성을 거쳐 부춘길과 삼수길을 연속으로 가면 총 8.3㎞에 이르며, 3시간30분 가량 걸린다. 중간에 순환코스를 합하면 총 14.5㎞쯤 된다.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서 걸으면 된다. 워킹족들에게는 토성 산성을 즐기고 편백숲을 걷고, 마을길과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서 부족하다면 바로 일림산 철쭉동산으로 연결되는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 걷고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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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성편백숲보부상길은 활성산을 넘기까지는 전국 어디 내놔도 전혀 뒤지지 않을 그런 길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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