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노루․삵․산양과 같은 멸종위기 동식물 2,710여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 한반도 동식물종 50%가 서식, 우포늪․순천만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생태관광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 25대 명소, 습지와 식생이 그대로 보존된 있어 매년 60만 명의 외국인이 찾는 곳. ‘한반도의 화약고’ ‘냉전의 상징’으로 불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
인간의 손길이 끊어진지 60년 만에 동식물들의 낙원으로 변했다. 올해로 정확히 만 60년, 정전으로 인해 생긴 DMZ(Demiliterian Zone․비무장지대)이야기다. 생태계의 보고로 변한 그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DMZ세계평화공원은 당초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시작됐다. 노무현․이명박 정권에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했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 현 정부 들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협조를 구하는 등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북한은 정작 “민족 원한의 상징인 DMZ에 외국인들을 끌어들여 민족이 겪고 있는 비극을 자랑거리처럼 선전하는 것”이라며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중국, 유엔을 통해 북한의 참여를 설득하는 외교협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부터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계획했던 DMZ생태 평화공원 조성 예정지.
박근혜 정부는 DMZ세계평화공원을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완충지대로 가져가면서 남북관계를 평화공존의 단계로 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린 데탕트’ 일환이다. 세계평화공원 조성 지역은 동부․중부․서부권으로 나눠 물색 중이다. 동부는 아름다운 경치, 중부는 한반도 중심이라는 상징성, 서부는 수도권에서 접근의 편리성에 각각의 장점을 두고 있다. 아직 최종 지역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정전 60주년을 1년 앞둔 2012년 7월 이명박 정권에서 세계적 관광명소로 알리고 평화․화합의 상징으로 활용하기 위한 ‘DMZ생태․평화공원’ 조성 기념식을 성대하게 갖고, 대상지역을 3사단과 민통선․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를 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현 정권하에서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하는 걸로 알려졌다. 그러면 과연 DMZ세계평화공원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고, 조성할 수 있는 현실성이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지금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4일 프레스센터에서도 ‘DMZ세계평화공원과 한반도 생태축’이라 주제로 우이령포럼을 개최했다. 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공학부) 교수는 ‘DMZ와 주변 식생 및 그 가치’란 주제로, 최태영(국립환경과학원) 박사는 ‘DMZ 일원의 야생동물 서식실태와 그 보전가치’란 주제로, 이정준(환경부 자연정책과) 사무관은 ‘DMZ 생태계 보전 및 지속가능발전 정책 방향’이란 주제로, 서재철(녹색연합) 국장은 ‘DMZ 평화공원, 생태적 접근이 먼저다’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를 했다. 이어 최중기(인하대 해양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황호섭(인제 DMZ평화생명동산) 사무국장과 심숙경(경기개발연구원) 박사, 배문병호(생물다양성 한국협회) 사무처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우이령포럼 첫 발제자로 나선 오충현 동국대 교수가 ‘DMZ와 주변 식생 및 그 가치’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오충현 교수는 “양구․인제․화천군에 멸종위기 보호식물과 희귀식물 자생지가 많았다”며 “반드시 보존가치가 높은 식생만은 아니며, 인간간섭에 의해 지속된 식생 특징도 보이고, 우리나라 북방계 식생이 다른 지역보다 잘 보전되어 보전가치가 놓은 곳은 특히 중부 동부지역에 발달해 있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DMZ세계평화공원 유치를 놓고 지자체간 유치전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60년 동안 의도하지 않았던 특별한 자연자원이 잘못하면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영 박사는 DMZ를 서부, 중부, 동부로 나눠 현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부지역은 넓은 초지형 습지가 조성돼 ‘새들의 낙원’으로 변한 사실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특히 전 세계 2천여 마리밖에 서식하지 않은 저어새는 대부분 DMZ 서부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라니, 너구리, 삵 등의 포유류도 관찰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지역은 넓은 농경지에 있는 먹이로 두루미의 개체수가 어느 지역보다 많이 관찰됐다. 두루미의 국내 최고 월동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넓은 초지와 관목림이 있어 앞으로는 사슴과 여우의 최적 복원지로 꼽혔다. 동부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포유류의 땅이라는 사실이다. 밀렵이 없고 취락지와 멀리 떨어져 사향노루와 산양이 두루 발견됐고, 앞으로는 표범의 복원도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라고 발표했다.
최 박사는 “DMZ를 어떻게 잘 보존할 것인가는 결국 그 중심에 환경부가 있다”며 DMZ훼손과 보존에 대한 환경부의 역할을 절대적으로 강조했다.
이정준 사무관은 “201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유보는 DMZ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교감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며 “DMZ의 체계적인 보존과 현명한 이용을 잘 조화시켜 생물권보전지역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인 DMZ의 상징성과 생태적 가치를 유네스코가 인정함에 따라 세계적 인지도는 상승하고 있고,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용을 할 수 있다면 생물권보전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에서는 지난해 철원리 생창리 일원에 조성하기 시작한 DMZ생태평화공원을 2014년까지 탐방로와 전망대, 관찰데크 등을 설치하는 등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서재철 국장은 “평화공원 건설로 추가적인 도로와 철도는 생태축을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유일한 대안은 14개 하천과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DMZ지하화 터널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북한 군부와 남한 업자가 결탁해서 DMZ 안에서 골재채취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돈만 주면 해결되는 북한의 실정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생태훼손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DMZ이용의 원칙도 세워야 한다. 그 원칙은 매설된 지뢰제거를 우선하는 안전의 원칙, 보전적 이용의 원칙, DMZ생태관광으로 지역 활성화시키는 지역의 참여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DMZ평화공원을 조성하느라 자연을 더 이상 손대거나 훼손하지 말고 차라리 판문점에 조성하는 게 어떻느냐”고 제안하며 “세계평화공원 이전에 DMZ생태보존이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DMZ는 UN관할하의 비무장지대로, 남북 폭 최대 4㎞, 길이 248m의 철책선으로 둘러싸인 민간인 절대 출입금지구역을 말한다. 흔히 민통선이라 불리는 CCL(Civilian Control Line)과는 다르다. CCL은 한국군 관할이며,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 이남 10㎞지역으로 예외적으로 민간인 출입과 밀렵이 가능하다. 그리고 DMZ와 CCL을 있게 한 군사분계선이 바로 MDL이다.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까지 각각 2㎞ 이내의 면적은 총 454㎢에 이른다.
아름다운 석양
08.16,2013 at 11:44 오전
평화공원 보다 생태보존이 우선 맞습니다
아프리카 남미의 밀림외는 비극의 산물이지만 최대의 자연보고가 아닐까요
사계절이 있는 자연의 보고 아픈 민족사와 생태의 보전을 우리 후손에게 남겨줍시다
괜히 뭐다 뭐다 훼손 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