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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 완등 전과 후를 비교하면… - 마운틴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 완등 전과 후를 비교하면…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를 가기 전과 갔다 온 후를 비교하면, 내 안에 있는 가꾸지 않은 원석을 조금씩 다듬고 깎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에서 읽었던, 책으로 봤던 인생과 삶의 의미를 경험적으로 느꼈던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700일 간의 여정은 그러한 과정에서 나온 한 걸음이었고, 잠시의 시간이 쭉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히말라야는 한편으로는 내 안의 있는 ‘내면의 산’이었습니다. 히말라야를 바라보는 나의 진실, 아니 내 안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찾았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히말라야’를 물으면 ‘난 히말라야를 잘 모른다’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사진에는 ‘히말라야는 없고 이창수는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히말라야는 저 자신의 ‘내면의 산’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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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초오유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초오유(중앙) 정상 등정 모습이 하얀 불빛으로 연결돼 있다. 새벽의 반짝이는 별빛과 곳곳에 쳐진 텐트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사진 이창수씨 제공

깊고 깊은 인생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구도자적인 화두로 히말라야 14좌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사진작가 이창수씨가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에서 촬영한 14좌 사진전을 오는 6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45일간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3년여 동안 히말라야를 오가며 촬영한 히말라야 14좌 사진전은 처음이다.

짧게는 보름여 간, 길게는 한 달 가량 히말라야에 머물면서 많은 고비도 있었다. 말이 베이스캠프지, 그곳도 5000m 내외여서 심각한 고소증세를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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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칼루 가는 길에도 설산으로 뒤덮여 있다.

처음 출발 땐 의욕적으로 갔다. ‘사진도 많이 찍고 남이 갖지 못하는 다양한 모습을 렌즈에 담아야지’하고. 적어도 K2 베이스캠프 갈 때 가지는 그랬다. K2가 분수령이었다. 오를 때까지 의식적으로 사진 찍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어느 순간 걷는 행위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수록 사진을 찍겠다는 욕심이 사라졌다. 단지 살기 위해 걸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곤도고라패스라는 설산을 넘을 때였다. 해가 뜨면 눈이 녹아 위험하기 때문에 해 뜨기 전에 열심히 걸어야 했다. 밤 10시쯤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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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슬루 가는 길.

밤새 5000여m 설산을 넘으며 다른 생각할 틈이 없었다. 양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천길 낭떠러지였다. 무조건 걸어야 산다. 정말 죽어라 걸었다. 춥기는 얼마나 추운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눈에 미끄러지고, 쳐박히고…. 죽지 않기 위해선 잡아야 하고, 발이 땅에 닿아야 한다는 사실만 알면 되는 그런 곳이었다.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사진 찍을 엄두조차 못 냈다. 문득 다가오는 대장관의 장면, 바로 그런 곳에만 집중해서 렌즈에 담았다. K2를 갔다 온 후 ‘아, 의도적으로 찍으려고 하는 것보다 다가오는 장면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고봉 설산이 욕심을 내려놓게 하는 순간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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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셰르파가 짐을 이고 마칼루 베이스캠프로 가고 있다.

“산의 내면을 바라보며 대장관을 렌즈에 담는 것은 바로 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었어요. 그게 히말라야를 걸으며 내 자신을 더욱 찾게 된 계기가 됐고, 시간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던 겁니다. 잠시의 시간이 쭉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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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칼루 베이스 캠프에서 바라본 마칼루의 웅장한 모습.

그래서 전시회도 4부로 구성했다. 1부는 히말라야 14개 봉우리의 장관을 담은 장면들이다. 제목은 ‘영원한 찰나’. 찰나가 영원하고, 영원한 것도 찰나라는 알쏭달쏭한 의미다. 곧 ‘영원한 것도 없고, 일시적인 것도 없다’라는 개념과도 통한다. 인간을 위압하는 자연의 대장관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다. 2부는 ‘한 걸음의 숨결’이란 제목으로 거대한 자연에 다가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꾸준히 자연에 다가가고, 그 자연에 다가가는 모습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는 의미다. 3부는 히말라야 고봉들을 날아다니는 새 사진 위주로 구성됐다. 히말라야에서 새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의 의미가 크다. 제목은 ‘신에게로’로 정했다. 4부는 ‘신의 은총이 당신에게’라는 뜻의 네팔 말인 ‘나마스테’다. 히말라야 자락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어떻게 보면 신(神)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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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슬루 가는 길에서 만난 네팔 현지인들이 평화롭게 쉬고 있다.

그의 앞으로의 삶도 궁금했다. 과연 그가 계획했던 대로 60대에 들어서 히말라야로 떠날지….

“마누라와 30여년 같이 살았으니, 많이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부관계는 전혀 문제없습니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며, 마누라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면 된다고 봅니다. 히말라야 트레킹도 잠시 시간을 내어 같이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맛을 봤으니 같이 가면 가고, 그렇지 않으면 내 혼자라도 계획했던 대로 갈 것입니다.”

몇 년 뒤 그를 보려면 현재 살고 있는 지리산이 아니라 히말라야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그는 그만큼 계획을 세우면 열정을 갖고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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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파가 짐을 지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이 실루엣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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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제2봉인 K2 베이스캠프 가는 길의 중간지점인 콩코르디아 광장에서 K2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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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피크베이스캠프에서 콩코르디아 광장에서 내려오는 포커들이 빙하 옆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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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야경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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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낀 구름에 가린 K2의 장엄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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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울라기리 가는 길에서 만난 네팔 현지인의 한가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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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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