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로 인한 환경 생태계의 파괴는 과연 어느 정도 될까? 케이블카 설립에 반대하는 전문가인 상지대 관광개발학과 조우 교수는 “현대의 관광 개념은 케이블카와 상치된다”며 “자연공원 내의 케이블카는 생태계를 훼손하고 파괴를 가속화시켜, 케이블카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본은 지금 곳곳에서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케이블카는 21세기형 공원시설로는 부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
환경단체도 비슷한 주장이다. 케이블카가 들어설 예정 노선인 오색~관모능선 4.5㎞에 중간지주 6개소, 10인승 곤도라 41대로 시간당 977명, 연 50만 명을 실어 올릴 규모라고 한다. 상부 종점 예정지는 대청봉에서 1㎞ 떨어진 관모능선에는 휴게소 및 전망홀, 전망데크가 갖춰진 지상 3층의 건물이 들어선다. 또한 상부 종점 탐방로에 광장데크, 전망데크, 램프, 스카이워크, 헬리포트와 녹지를 포함한 넓이 2만2,745㎡에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시설도 건립될 예정이다. 환경부에서는 “전망대에서 정상으로의 진입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실효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 근거로 덕유산을 내세운다. 덕유산 곤도라 상부종점인 설천봉은 정상 향적봉까지 650m 떨어져 있어, 탑승객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견디지 못해 결국 정상에 이르는 길이 열렸다. 덕유산 탐방객 40% 이상이 곤도라를 이용해서 정상에 오르고 등산로를 통해 하산한다.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실정이다. 환경단체들은 설악산도 예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대청봉까지 길이 열리게 되고 등산로를 통해 하산함으로써, 정상부와 등산로의 훼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해 등산객 50만 명과 케이블카 탐방객 50만 명 등 100만 명이 정상부에서 북적거리고, 그 중 상당수가 등산로를 통해 내려오면 설악산의 환경훼손을 볼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1965년 천연기념물 제171호, 1970년 국립공원, 198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설악산은 생태계의 다양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216호이며, 멸종위기종 1급인 사향노루 서식지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녀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연유산이라는 주장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 관련 설악산을 모니터링한 강릉 원주대 이규송 교수는 “일단 케이블카가 건설되면 설악산의 핵심생태 지역에 사람들의 접근을 막을 수가 없다”며 “특히 1,200m 이상의 아고산대 생태계는 설악산의 핵심지대이고, 인간의 간섭에 취약하며, 기후변화의 반응을 보여줄 유일한 생태계로서 한 번 훼손되면 치명적이며 복원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하며 케이블카 사업을 취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태보전시민모임 민성환 국장도 “다양한 식생과 지형 조건을 바탕으로 설악산에는 많은 법적보호종이 서식하며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이런 지역에 케이블카가 들어선다면 생태계는 쉽게 파괴된다”며 “이런 지역은 학술적 가치와 보존가치가 매우 높아 이용보다는 보존이 우선시돼야 하는 생태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 케이블카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지리산에서도 생태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한다. 지리산은 특히 반달곰의 자연서식지로 보존하기 위해 개체수를 5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에서 새로 들어설 케이블카는 곰의 서식에도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케이블카가 운행하면서 내는 웅웅거리는 소리는 항상 곰의 신경을 곤두서게 해서 자칫 등산객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생태파괴뿐만 아니라 반달곰 서식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실 지리산에는 반달곰의 서식을 위해서 등산객을 줄여야 할 상황인데도 케이블카로 인해 훨씬 더 늘어날 상황으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단체는 케이블카를 건립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정부에서 주장하는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환경파괴가 크지 않은 친환경시설이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과 정상등극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산을 찾는데, 케이블카가 생기면 등산객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산으로 몰려들어 극심한 자연훼손이 가속될 것이다.
둘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등산을 위해 인근 지역에서 1박을 했는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체재일수가 하루 줄어 케이블카 사업자에게는 수익이 생길지는 모르나 지역경제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장애인 및 노약자들에게 산을 감상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는 부분은 도로 및 각종 공공시설은 여전히 노인들과 장애인들에게 불편하게 설치되어 있고, 장애인 의무고용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기업들이 수두룩한데, 유독 케이블카만큼은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라고 강변하는 게 조금 궁색한 논리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장애인들이 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산 정상을 오르는 장면이 훨씬 더 감동을 준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