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엔 왜 등산 다니는 사람들이 많을까?

우리나라엔 왜 등산 다니는 사람이 많을까? 왜 산과 관련된 믿음이나 신앙이 많을까? 도대체 한국인들에게 산이란 무엇인가? 과학적으로 검증은 못 해도 심증적으로 산과 관련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원석 경상대 교수가 이에 대한 수십 년 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에 그 내용의 일면이 보인다. 모처럼 산과 인간의 관계를 제대로 인문학적으로 풀어냈다. 산과 관련된 우리 민족의 인문학적 연관성을 추적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인왕산에서 최원석 교수가 책에 대해서 설명하며 웃고 있다.

서울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인왕산에서 최원석 교수가 책에 대해서 설명하며 웃고 있다.

“그동안 공부한 성과를 이 책에 다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죠. 서울대에서 석사공부 할 때부터 산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에 대한 논문 <풍수 입장에서 본 한민족의 山관념>을 썼습니다. 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틀은 그 때 잡히기 시작한 거죠. 박사논문은 한반도풍수의 창시자 도선의 ‘비보풍수’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의 주된 관심은 한국인이 가진 산에 대한 관계와 애정이다. 시인 서정주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듯이 한국인을 있게 한 건 9할 이상이 산이다. 한민족을 얘기할 때 산을 빼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단군신화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탄생설화는 주몽, 박혁거세, 김수로왕 등 전부 산과 관련된 얘기가 전한다. 궁예, 왕건에 와서는 풍수의 형태로 산과 관련되어 진다. 

탄생설화 뿐만 아니라 종교적 측면에서도 산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 우리의 전통 신앙에서부터 고대에 전래해온 도교, 불교, 유교 등 산과 융화되지 않은 종교가 없다. 근대와 현대와 들어온 가톨릭과 기독교도 산을 은신처로 삼았거나 기도처로 정하는 등 어느 정도 산과 관련을 맺었다. 한민족에게는 산과 관련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얽혀 있다. 

최원석 교수가 8월10일 인왕산에서 가진 ‘독자와의 대화’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원석 교수가 8월10일 인왕산에서 가진 ‘독자와의 대화’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영국과 독일 경제학자들이 131개국의 DNA특성 및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매년 ‘행복 1위’를 차지한 덴마크 사람들에게는 ‘행복유전자’라고 부를 수 있는 특정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독일의 유지노 프로토 박사는 “전 세계인의 유전적 변화와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며 덴마크인들의 행복유전자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만약 우리 민족의 특정 유전자를 연구했으면 어땠을까? 한민족이 행복과 관련된 지수는 낮게 나타났지만 조사내용을 달리해서 산과 관련된 지수를 조사했다면 아마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지 않았을까 싶다. 즉 한민족에게는 산에 대한 유전적 DNA가 본능적으로 살아 꿈틀거릴 것 같다. 최 교수는 이를 ‘행복DNA’에 빗대 ‘산천DNA’라 불렀다. 우리 민족의 산과 관련된 몇 가지 구체적 사례를 한 번 살펴보자.

#1. P씨는 신년 일출을 보며 새해 각오를 다지기 위해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오르기로 했다. 일출 시간은 새벽 7시쯤. 새벽 3시에 일어나 부산을 떨다가 6시쯤 북한산 위문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백운대에서 위문까지 신년 일출을 보기 위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이미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더 이상 올라갈 수도 없었다. P씨는 제 딴에는 새벽부터 부산을 떤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한국 사람들이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새벽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산에 올라가 있을 줄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낮 뉴스를 보고 다시 한 번 더 놀랐다. 북한산뿐만 아니었다. 지리산, 설악산, 태백산, 마니산, 금정산 등 각 지방마다 대표적인 산 정상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대체 그 꼭두새벽에 산에 있었던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궁금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주말마다 전국의 산에는 등산객들로 붐빈다. 한때 50대 이상의 점유물로 여겨졌던 산이 요즘은 젊은이들까지 가세했다. 30~40대 부부는 물론 어린애들까지 데리고 산에 온다. 가히 온 국민의 등산화시대가 온 느낌이다. 지난 2010년 한국갤럽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하는 인구가 1,800여만 명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금은 2,000여만 명쯤 되지 않을까 싶다.

최원석 교수가 독자들과 함께 인왕산 성벽길을 걷고 있다.

최원석 교수가 독자들과 함께 인왕산 성벽길을 걷고 있다.

#2. 진주시 대곡면 중촌마을 앞산에서 채석장 개발을 시작했다. 마을 앞산이 풍수적으로 호랑이 형국이었다. 채석장 개발로 인해 얼굴 부위가 깎여나가고 호랑이의 살기 띤 모양이 마을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 이후 1992년부터 3년여 동안 젊은이들이 시름시름 앓는 현상이 생겼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려 28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마을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주민들은 마을 변고의 원인에 대해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단지 하나, 채석장 개발로 인한 산의 훼손, 즉 호랑이 형국의 훼손이라는 심증뿐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랑이의 살기를 막기 위해 코끼리 석물상을 호랑이 형국과 마주보는 마을 앞에 세웠다. 그 뒤로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이유 없는 죽음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유사한 사례는 전국 어느 마을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과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마을 주민들은 모두 코끼리 석물상이 더 이상의 마을 변고를 막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산의 파괴로 인한 조산의 한 형태다.

최원석 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최원석 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3. 지리산 콘도가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을 때였다. 지리산 천왕봉이 마을 앞에 그대로 보이는 남원의 한 마을에 어느 날 대형 콘도공사가 시작됐다. 도저히 들어설 수 없는 자리에 들어서고 있었다. 공사가 시작될수록, 건물높이가 높아질수록 마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독불장군 마냥 우뚝 솟았다. 항상 지나칠 때마다 전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건물이다. 지금도 그대로 있다. 그런데 콘도가 모양이 갖춰지면서 마을에 허가를 내준 당사자와 그 관련자들이 건강하게 있다가 이유 없이 자리에 눕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도 아픈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의사도 찾지 못했다. 결국 그 당사자와 관련자 이유도 모른 채 모두 사망했다. 평지에 공사하면서도 인부들이 유난히 많이 사망했다. 마을 주민들은 ‘산신이 노했다’고 판단했다.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마을 서낭당과 지리산 산신에게 큰 제사를 수차례 지냈다. 천왕봉을 향해 제사도 숱하게 올렸다. 그 뒤부터 마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마을 주민들은 바로 옆에 있는 그 콘도 근처에는 지금도 가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노한 산신이 마을에 벌을 내렸고, 제사를 통해서 비로소 진정시킬 수 있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고원인과 처치방법에 대한 인과관계는 명확치는 않지만 전부 산과의 관련성을 지울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게 바로 한국인의 산천DNA가 아닐까 싶다. 과연 이런 재앙에 다른 처치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도 남지만 산과의 관련성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김영한

    09.21,2014 at 5:50 오전

    제발 산에 신령 이라도 있어서 난개발을 한 개발업자와 공무원들을 벌 내려 줬으면 하련만, 왜 아직도 여기저기 산들은 파헤쳐지고도 다들 무사한가. 굿 덕분이라고 할수 밖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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