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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감에도 없는 미기록종 ‘분홍꽃조개나물’… 녹도에 홀로 5~6월에 꽃 피워

문순화 사진작가가 한국의 야생화를 찾고 렌즈에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던 2001년 5월 즈음. 평소 식물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던 공주에 지인으로부터 “충남 보령 녹도에 갔더니 식물이 참 많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가만히 있을 문 작가가 아니다. 바로 짐을 싸서 녹도로 가는 배를 탔다.

녹도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야생화가 만발했다. 여기저기 렌즈를 갖다 댔다. 이름 모를만한 야생화는 죄다 렌즈에 담았다. 문 작가가 알지 못했던 몇 종의 사진을 당시 이영노 박사에 보여줬다. 역시 즉각 반응이 왔다. “이 야생화를 어디서 봤느냐? 지금 당장 나랑 같이 가서 확인하자”고 했다. 다음날 이 박사와 함께 보령 녹도로 향했다. 이 박사가 그 야생화를 보고는 세상에 내놨다. 몸짓에 지나지 않던 야생화가 꽃이 되고 향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야생화가 ‘조선현호색’이다.

문순화 사진작가가 2001년 5월 충남 보령 녹도에서 처음으로 앵글에 담은 분홍꽃조개나물의 모습. 12년 뒤인 2013년 5월에야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문순화 사진작가가 2001년 5월 충남 보령 녹도에서 처음으로 앵글에 담은 분홍꽃조개나물의 모습. 12년 뒤인 2013년 5월에야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분홍꽃조개나물은 그 때까지도 한국의 야생화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천하의 식물학자 이영노 박사도 무심코 지나쳤었다. 분홍꽃조개나물은 그렇게 이름도 없이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문 작가는 50여년 찍은 야생화 필름을 환경부에 기증했다. 웬만한 식물학자가 보관한 필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치가 있었다. 야생화를 찍은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기록한 매우 귀중한 자료였다. 기증 자료가 야생화 8만여 장에 산사진 20여만 장 가량 됐다. 야생화 8만 여장의 사진엔 식물종류만 1천여 종 이상 됐다. 당시 문 작가는 “나이 80세가 넘어 더 이상 관리하기도 힘들고 집에서는 관리할 사람도 없어 아예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많은 사람들이 두루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족회의를 거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는 분홍꽃조개나물.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는 분홍꽃조개나물.

분홍꽃조개나물이란 이름조차 모르는 야생화를 문 작가는 이름이나 알고 싶어 우연한 기회에 국립자원생물관 김진석 박사에 자문을 구했다. 그런데 국립자원생물관에도 등재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같이 가보자고 했다. 김 박사와 함께 충남 보령 녹도로 향했다. 그 때가 처음 분홍꽃조개나물을 본지 무려 12년이 흐른 2013년 5월. ‘그 식물이 아직 있을까’ 조마조마하면서 현장에 도착했다.

충남 녹도에서 홀로 핀 분홍꽃조개나물. 그 이름을 얻은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충남 녹도에서 홀로 핀 분홍꽃조개나물. 그 이름을 얻은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애초에 봤던 소나무 밑에 있었던 큰 군락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윗자락에 밀려나간 10여개체가 다행히 예쁜 꽃을 피워 모습을 보여줬다. 마침내 분홍꽃조개나물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순간이다. 하지만 아직 식물도감이나 야생화도감엔 분홍꽃조개나물이란 야생화가 없다. 당시 동행한 김진석 박사는 “문 선생님이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 영원히 묻혔을 야생화”라며 “중국이나 일본에는 기록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표본이며, 우리나라의 식물종수가 하나 추가되는 순간”이라고 감격해했다. 김 박사는 또 “제보에 의한 식물채집은 처음이며, 이 과정을 공개한 것도 앞으로 전국의 야생화 사진작가나 아마추어 식물학자들이 미발견종들을 두루 제보하라는 의미다”고 말했다.

녹도에만 군락을 이룬 채 서식하고 있는 분홍꽃조개나물.

녹도에만 군락을 이룬 채 서식하고 있는 분홍꽃조개나물.

분홍꽃조개나물은 아직 도감에 기록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고, 현재 수록된 조개나물로 그 속성을 대략 알아보자. 도감에 기록된 조개나물은 다음과 같다.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푹과의 여러해살피풀. 양지바른 야트막한 산이나 들에서 자란다. 높이 약 30㎝. 꽃은 5~6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둥글납작한 모양의 분과로 4개로 나뉜다. 8월에 익으며 그물맥이 있고, 꽃받침에 싸여 있다. 꽃이 달린 원줄기와 잎은 고혈압․감기 등에 약재로 쓰며, 이뇨제로도 사용된다. 한국(제주도 제외)․중국․우수리․아무르 등지에 분포한다.’

지금까지 문 작가에 의해 이름이 알려진 식물의 종만 하더라도 수십여 종은 족히 된다. 문 작가가 렌즈에 담아서 건네져서 전문 식물학자에 의해 알려진 종까지 포함하면 아마 1백여 종에 달하지 않을까 싶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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