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제書齊에앉으면조그마한뒷창으로하늘이보이고
집도보이고산도보이고그냥늘무심히내다보는창입니다.
그냥무심하게늘보는창이지요.
거실창을주로보게되고테라스로나가는문을주로사용하고.
오늘아침,장맛비로물방울이맺힌뿌예진창을내다보는데
새파란게보이길래이상하다싶어놀라서눈을크게뜨고보니
이게왠일입니까.풀입니다.왠풀인가싶어창가까이다가가자세히보니
풀씨가떨어져싹을틔우고자라고자라서창으로보이게된것입니다.
자세하게보니풀이름은모르겠으나
키가크게자랐고벌써꽃피울준비를끝내고있었습니다.
곧꽃을보게되겠지요.
견고하고딱딱한시멘트지붕틈새에풀씨가떨어져생명을키운겁니다.
그풀씨가바람에실려왔을까요.
가끔까치가날아와울고가는데까치의발에묻어왔나요.
생명生命Life은그렇게우연처럼필연으로찾아와시작되었습니다.
이제꽃을피우고그꽃씨가바람에실리거나
까치의발에실려어디론가낯설지만,여행을시작하게되고
어느곳엔가새로운정착을하게되겠지요.
우리의생명도우연처럼필연으로찾아와
거친세상이지만작고예쁘게시작하여
성장하고성숙하고꽃을피우고튼실한열매로
세상에얼굴을선보입니다.
우리의사랑도우연처럼필연으로찾아와작고예쁘게시작하여
성장하고성숙하여선하고아름답게거친세상을인내함으로살아
더좋은미래를만들어갑니다.
생명은엄숙하고숭고하고아름답습니다.
그생명의사랑도엄숙하고숭고하고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