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연보年譜

여름햇살이눈이아플정도로강렬합니다.

장맛비후의산천은푸르다못해검푸르고

이제복伏이찾아오고복중伏中이되면

태양아래모든것들이엎드려야할정도로

덥다못해뜨겁겠지요.

이뜨거운햇살과장마가지나가면가을이오겠지요.

인생이라는것도그렇지않나요?

그래도아직은더위가견딜만하지요.

평생을책과씨름하며지내서인지이제책에

인印이박여서인지그저습관적으로책을붙들고있습니다.

전시회를갔다오고도록圖錄을증정받아가지고왔습니다.

그저평범한사람이아니라서전시회의작품들을연상하며

도록의작품들을다시한번감상해봅니다.

도록의뒷면에도달하니

연보年譜가있습니다.

많은문화계사람들을만나며

전시회를다니며

스스로들기록한연보年譜를

많이도봐왔지만

출생으로부터시작하여

현재에이르기까지

그토록자세히철두철미하게

기록한연보는처음대합니다.

그연보를보면

그사람을만나지않고도

그사람을알수있도록

그야말로그사람의

삶의대문大門으로들어갈수있도록

안내하는것을보게되고

그사람을실제적으로만나볼수

있을정도입니다.

쉽지않은일이지요.

교수로서학자로서예술가로서

빈틈을보이지않을만큼의절제와

그러면서도창작의길을잃지않는

조화를읽어볼수있습니다.

열길물속은알아도

한길사람속은모른다하잖아요.

사실그게사람입니다.

그만큼나타내보이며사는게

쉬운게아니거든요.

예술한다는사람들이서구의것에먼저익숙해지고

얼마후에다시돌아가우리것에관심가지고

우리것의소중함을깨닫게되는것이일반적과정내지

추세같았습니다.

예술의사대주의같은거지요.

그러나이분은우리의모든것을익힌후

그바탕위에창작으로나아가는

매우귀한모습을보여주었고

완성도높은작품을

우리앞에내어놓았습니다.

그냥맹목적인전통에매인다면그거아무것도아니지요.

전통을소중히여간다면서창경궁이나비원이나불국사따위의

건물들만짓는다고생각해보세요.

그것처럼어리석은일은없지요.

현대는현대의창작이있어야지요.

그래야그것이다시역사가되는거지요.

연보를찬찬히읽어보며

이렇게인생을살아낸귀한분특별한분도있구나

하는생각과이분은이시대의거인巨人이라는

생각에토討를달고싶지않습니다.

검증되어진자기전공분야에서

그리고그의인격으로말미암아그렇습니다.

가짜다

진짜다

하는거

이진위는

많은사람은잘모르지만

읽어내는사람은읽어내지요.

모두를속일수는있어도다는아니지요.

모두에게숨길수는있어도모두에게는아니지요.

숨겨도나타나는것이있고

나타내고싶어도숨겨지는것이있습니다.

뽐내고싶어도거들떠보지않는사람도있습니다.

웃음거리가되지요.

참으로귀한분입니다.

기분이점점좋아지는분입니다.

우리시대에이러한분을만난다는것은

즐거움이고기쁨이지요.

남은생애가더욱성숙과완숙의계절이

되시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