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2년 8월월

무섭더라

태풍의날에

태풍이그저좀사납지않게지나가기를

마음으로기도하고있었습니다.

날마나날아와아침을알리던

까치의움음소리도들리지않았습니다.

풀벌레의울음소리도들리지아니했습니다.

창을내다보니폭풍전야라했던가요

기분나쁠정도로조용합니다.

그러더니날씨는침침하고어두어지더니

바람이슬슬돌아다니기시작했습니다.

마치죽음의사자가

어슬렁어슬렁돌아다니는거같았습니다.

마치출애굽때의그날을상상하게했습니다.

드디어폭풍이불기시작했습니다.

앞산의나무들이바람을따라탐욕으로

리비도를계속했습니다.

테라스를내다보니화분이굴러다닙니다.

집기들이금방이라도날아갈것처럼이리저리

움직이지만날아가지는않았습니다.

그바람의움직임의세기가대단해서

감히유리창도열지못하고

무서운나머지눈을돌리게했습니다.

공포의시간입니다.

시멘트로만든전봇대를부러뜨릴정도의바람의

세기라고했습니다.

창을열고잠시라도나가면

몸이하늘로들려올라갈지도모른다는

상상을하게했습니다.

영화에서표현되는마지막최후심판의날같은

장면의공포가상상되어한층두려움을더합니다.

바로앞에산이있어나뭇잎이하늘을날아다니고

테라스로날아와소용돌이칩니다.

모든창문을다닫으니답답하기그지없습니다.

tv뉴스를보니그리시원한보도가없습니다.

제한된보도이지요.

그들도같은생명인데무섭지않겠습니까?

태풍이북한땅으로들어섰다는보도가나왔습니다.

그들도발발떨었을거라생각합니다.

몸이그자리에얼어붙었을지도모릅니다.

다행스러운것은폭우가동반되지않았다는것입니다.

여전히바람은세차게불었습니다.

공포스로운낮과밤이지나고새날이밝았습니다.

태풍의여파로바람은세게불었으나

창문을열어도괜찮았습니다.

테라스로나가서쓰러진화분을세우고

여름내내화분에서자란잡초를뽑아주었습니다.

그래도대부분온전하게자리를잘지켰습니다.

쟈스민씨앗을심어어엿한성장을보이는

아기쟈스민을온전한큰화분에옮겨심었습니다.

어미쟈스민은새로운꽃을피우기시작했습니다.

쟈스민은일년에한번꽃을피우고마는것이아니라

일정한기간을두고반복해서꽃을피우고열매를맺습니다.

오늘아침에는특별히비어있는화분에체리씨를심었습니다.

체리씨가발아하고자라서꽃이피고열매맺기를바라면서..

테라스에앞산에서날아온온갖종류의

나뭇잎들을다쓸어서버리고

물청소를했습니다.

자연의크고놀라운힘을대할때마다사람이하는일이라는게

그저소꼽장난에불과하다는생각을했습니다.

그러면서도또지지고볶아대면서사는게

사람이기도합니다.

자연의표현을통하여겸손해야함을배우게되고

많은사람들도그러하리라생각합니다.

사람의생명이라는게새털같구나!

사람의생명이라는게나뭇잎같구나!

사람의생명이라는게안개같구나!

사람의생명이한여름날햇볕만큼도길지못하구나!

사랑으로살아라!

사랑하며살아라!

사랑할수있는날들에열심히사랑하라!

태풍후의바람과햇살이너무나좋은것은

긴장의낮과밤을보냈기때문인지도모릅니다.

태풍으로바다를갈아엎었고

더러운것들을날려보냈으며

더위를보내고청결한가을을갖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