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眼耳

후덕지근하고덥더니

어제는천지분간하지못하게

소나기가심하게한차례지나갔습니다.

냇물은순식간에불어나흙탕물이되어흘러갔습니다.

산야山野에있던사람들은몸을피해들어갔고

도심의사람들은우산을펴들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모두소나기쏟아붓는창가에서있었습니다.

해가참으로길어졌습니다.

해지는저녁산책길시냇가의물은

벌써정수되어맑게흐르고

피라미들이비늘을반짝이며

마치김연아선수처럼

어느곡예사처럼

경쟁적으로솟아올랐다가는

물속에잠깁니다.

물을머금은산속의나무들이허리를굽히고있고

갈대는넙죽엎디어고을사또가지나가기를기다리고있는거같습니다.

귀耳를의심했습니다.

새소리가운데들리는풀벌레소리를올여름처음들었습니다.

다시한번눈을비비고귀를후비고들었지만분명풀벌레의울음이었습니다.

어떤곤충인지알지는못하지만,아직청량명랑하지는않았지만

분명풀벌레의울음소리였습니다.

어린아이의걸음마처럼,,아니면어느독주자의리허설처럼,,

드디어초여름을지나여름중심으로들어서고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