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소피所避를보고싶어

일어나서

어둠을더듬거리며

뒷간을다녀오면서들으니

비가오시는소리가납니다.

창으로기분좋은찬바람이

쏟아져들어옵니다.

새벽입니다.

어둠을벗어나기시작하는

새벽의시간인데

창밖은어둠입니다.

서재書齋로올라와

어둠이걷히기를기다리니

비雨도그쳤습니다.

작은수통水桶하나를들고

아침산책에나섰습니다.

새벽비雨로조금불어난

황톳빛시냇물이흐릅니다.

풀잎에매달린물방울이

아름답습니다.

걷다가멈추었습니다.

정지한채한참을…

지휘자가누구십니까!!

최고의오케스트라입니다.

연주자하나하나가

최고의음악가이고

절정의기량으로.

잠시의리허설이있었고

온갖풀벌레들이연주하는

아침의음악회가열렸습니다.

천상天上의음악회가

지상地上으로내려왔습니다.

그렇게아침을열었고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어느해여름과가을의때..

장흥미술관뒤뜰에커다란오동나무가

일산日傘처럼서있고오동나무주변을

크고작은돌로울타리를쳐놓았습니다.

그안으로들어가니이런이런!!!

그곳은실로놀라운음악당이었습니다.

실로놀라운오케스트라가연주하는음악이!!!

지휘자!!!당신은도대체누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