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봄비春雨입니다.
아침이 밝아오며 비 그치고
山野산야는 맑은 물로 세수한 듯 햇살에 빛납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꽃의 滿開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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稻花복숭아꽃도 피었습니다.
조팝꽃도 보이네요,
봇물 터지듯이 꽃들의 洗禮세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디로 꼭 가야만 하는 들뜬 마음이 되고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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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목을 길게 빼고
그래도 산 넘어의 동네는 보이지 않습니다.
거기 가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기루 같은 거.
또 그 산 넘어를 기대해 보지만 역시 신기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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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아이가 엄마의 젖을 물고 허덕허덕 보채듯
커피가 고파왔습니다.
아메리카노 마시고 리필하여 한 잔 더 마시고 ..
떠나보내고 배웅해야 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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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해는 떨어져 기고
언제 山산으로 향할지 모르는 노인들의 깊은 숨소리가 귀를 떠나지 않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하는데
저승을 가본 사람이 없으니 .
아침에 눈을 뜨고는 살아있음을 감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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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갑작스럽게 혼미해지며 쓰러졌습니다.
눈앞이 하얗고 노랗고 어둡고
이제는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한 줄기 바람처럼 머리를 스쳐갔는데
천사도 지옥의 사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직 지상에 남아있어야 하는 시간이 남았나 보다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의 기능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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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젖이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밝으면 병원에 가봐야 하겠습니다.
목이 정말 아픈 건지 그리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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