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산화한헬기조종사고전홍엽준위에게아내가쓴편지.딸을결혼시키며쓴글이다.
10년동안김교수가모은사연은20여개.김교수는“한달에수차례씩현충원을들르는데묘비앞에서편지를발견하는건큰행운”이라며“대부분의유족은편지를잠시묘비에내려놓았다가다시가져간다”고말했다.그는유족들이묘비앞에놓고간편지·쪽지의내용을사진파일로보관하고있다.
김교수가모은유족들의글에는오랜시간이흘러도사랑하는이를기억하고그리워하는절절함이녹아있었다.상실의고통과그리움한편에는나라를지키다산화한가족에대한자부심도묻어있었다.2006년5월비행중추락해산화한김도현소령의묘비에서는“하늘을볼때마다너를그리워할것같다.부디드넓은하늘나라에서마음껏비행하며편히쉬기를.사랑하는아내와두아들을굽어살펴주길!다음에그곳에서재회할때는이렇게헤어지지말자.사랑한다”는내용의편지가발견됐다.공군동료가쓴것으로추정되는것이었다.2002년서해교전에서전사한한군인의묘비앞에는신랑·신부모양의나무인형과함께“○○야,사랑했어.앞으로도영원히사랑할게”라는쪽지가있었다고한다.
김덕수교수
올해들어김교수는수집공간을넓혔다.현충원뿐만아니라전국각지를돌아다니며나라를위해희생한이들의사연을모으고있다.지난1월김교수는공군사관학교에서당시교장이었던김용홍장군으로부터부자파일럿인고(故)박명렬소령(공사26기)과고박인철대위(공사52기)의가슴아픈사연을듣기도했다.이들은모두임무도중사고로순직했다.김장군은김교수에게"박대위를말리지못한죄가있어아직도박소령의어머니를뵙지못한다”며“임무도중순직한조종사에관한책을쓴다면발벗고돕겠다”고말했다고한다.
김교수는현충원에서모은사연과유가족의이야기를엮어책으로낼계획이다.우선최근5년새40명이넘을정도로잇따라사고로순직하고있는공군조종사의사연부터책으로내고,이후해군·육군·해병대등의이야기도써나가기로했다.김교수는“해마다6월에만반짝호국영령에관심을갖는세태가안타깝다”며“일부젊은이들이현충원을냉전시대수구꼴통집단의혼령이묻힌곳이라매도할때면분노가치민다”고했다.
이정봉기자[mole@joongang.co.kr]
입력2012.06.0603:00/수정2012.06.0601:32/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