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관(마음치유 살롱)

소재지 : 대구광역시 중구 중앙대로 449(향촌동)

20161214_125522

마음치유 살롱 어떤 곳일까?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 주는 걸까?

들려보실래요.
마음도 치유하시고 평안도 찾기 위해서…

20161214_125538

喜(희), 怒(노), 哀(애), 樂(락)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네 가지 감정.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노여움과 슬픔이 마음을 짖누를 때
‘詩(시)’ 낭송을 들으며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였네요.^^

희노애락 중 어느 곳을 선택하시든
들어가셔서 마음에 드시는 ‘詩(시)’를 선택하셔서 들어보시면 됩니다.

20161214_125748

아랫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듣고 싶은 시 낭송을 들으시면 됩니다.
전 우선 살구꽃 핀 마을(이호우)님의 시를 선택 1번을 눌렸습니다.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은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화병 / 박양균

이제 막 핀 개나리 송이 몇 가지를 경이 네가 화병에 꽃아 놓고
돌아선 빈 선저리에 종소리 같은 소리가 남음은 무슨 까닭일까

스며드는 빛깔보담은 무게로 옮아 오는 나리꽃 냄새는 뉘의
위촉으로 이렇게 나의 가슴에 요란한 소리를 남기는가

그런대로 나는 그 세찬 소리의 向(향)을 알 수 없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았던 靜物(정물)로 보아 온 어제의 화병을 기억한다.

오늘 이렇게 빈 화병이 개나리꽃을 담고 거기 빈 선저리를
점유함에 나의 죄의 의식이, 없는 소리를 듣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이 네가 화병을 만지다 돌아선 그 빈 선저리에 누가
타일러서가 아니라 스스로 발작으로 나리꽃을 담은 화병처럼
내가 거기를 차지하고 안정될 수는 없을까.

 
초록교신 / 권국명

초록과 초록으로 이어진
끝없이 은밀한 길이 나의 내부에 있다.
처음에는 내 손끝에서 자잘한 풀잎으로,
다음은 내가 가지를 뻗은
앵두나무와 대추나무밭을 지나
오월 넓은 하늘에 가 닿는다.

앵두나무 하늘에는 앵두나무꽃이 그린 기호,
지금 막 태어난 어린 아해 같은 싱싱한 말이 있어
물 없고 바위와 모래뿐인
물 없고 바위와 모래뿐인 도시,
물 없고 바위와 모래뿐인 도시에서
이 초록의 길을 따라 나가
아주 먼 우주 저쪽에 살아있는 너에게
초록의 말로 교신할 수 있으리.

20161214_125756

교목 / 이육사

푸른 하늘1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2 우뚝 남아서서3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4

낡은 거미집5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6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꺼꾸러져
차마 바람7도 흔들진 못해라.

 
다부원에서 / 조지훈

한 달 농성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 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때문의 희생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스스로의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직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던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목숨 / 신동집

목숨은 때 묻었나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만 광년의 현암(玄暗)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 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에 젖어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하라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 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모양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는 살아서 돌아오라.

 
초토의 시10 – 휴전협상 때 / 구상

조국아, 심청이마냥 불쌍하기만한 너로구나.
시인이 너의 이름을 부를 양이면 목이 맨다.
저기 세기의 백정들,
도마 위에 오른 고기 모양 너를 난도질하려는데
하늘은 왜 이다지도 무심만 하다더냐.
조국아, 거리엔 희망도 절망도 못하는
백성들이 나날이 환장해만 가고
너의 원수와 그 원수를 기르는 벗들은
너를 또다시 두 동강을 내려는데
너는 오직 생각하며 쓰러져 가는
갈대더냐.
원혼의 나라 조국아,
너를 이제까지 지켜 온 것은 비명뿐이었지.
여기 또다시 너의 마지막 맥박인 듯
어리고 헐벗은 형제들만이
북으로 발을 구르는데
먼저 간 넋을 풀어 줄 노래 하나 없구나.
조국아, 심청이마냥 불쌍하기만 한
조국아!

20161214_125920

동경 / 이장희

어린 안개 속에 녹아든
쓸쓸하고 낡은 저녁이
어디선지 물결같이 기어와서
회색의 꿈노래를 아뢰며
갈대같이 나의 몸을 둘러주도다

야릇도 하여라
나의 가슴속 깊이도 갈앉아
가늘게 고달픈 숨을 수이고 있는
핼푸른 옛생각은
다시금 꾸물거리며 느껴울다

아 이러할 때
무덤같이 잠잠한 모래두던 위에
무릎을 껴안고 시름없이 앉은
이 나의 거칠은 머리칼은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결에
갈갈이 나부끼어라

半圓(반원)을 크다랗게 그리는
동녘 하늘 끝에
조고만 샛별이 떠있어
聖者(성자)같이 늘어선 숲너머로
언제보아도 혼자일러라
선잠에서 눈뜬 샛별은
싸늘한 나의 뺨같이 떨며
銀(은)빛진 微笑(미소)를 보내나니

외떨어진 샛별이여
내리봄이 어디런가
藍(남)빛에 흔들리는 바다던가
바다이면 아마도 섬이 있고
섬이면 고운 꽃 피는 水國(수국)이리라
오ㅡ 잊을 수 없는 머나먼 憧憬(동경)이여

흐르는 구름에 실려서라도
나는 가련다 가지 않고 어이리
얄밉게도 지금은
水國(수국)의 꽃숲으로 돌아가버린
그러나 그리운 옛님을 뵈올까 하여

그러면 님이여
혹시 그대의 門(문)을 두드리거든
젊어서 시들은 나의 魂(혼)을
끝없는 安息(안식)에 멱감게 하소서

아ㅡ 저 두던에 울리도다
마리아의 은은한 쇠북소리
저녁은 갈수록 한숨지어라.

 
만술아비의 祝文(축문) / 박목월

아배요 아배요
내 눈이 티눈인 걸
아배도 알지러요.
등잔불도 없는 제사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 눌러
소금에 밥이나마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배도 알지러요.
간고등어 한 손이믄
아배 소원 풀어드리련만
저승길 배고플라요
소금에 밥인나마 많이 묵고 묵고 가이소.

여보게 萬述(만술)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락꼬,
亡靈(망령)도 應感(감응)하여,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니 정성 느껴느껴 세상에는 굵은 밤이슬이 온다.

 
날이 갈수록 / 박훈산

사람이 그리워
차라리 사람을
나는 피해 간다.

잘못 그 자리에
앉았나 보아 나는
나는 또 일어나본다.

날이 갈수록
겹겹으로 포개어 지기만 하는
무거운 마음.

잊어진줄로
알았던 것만 아물 아물
되살아 나는밤.

어느 하늘이 있기에
나는 날아 볼가
서러움 사람.

 
고목과 강물 / 전상렬

강따라 물이 흐르고
물따라 강이 흐른다
물 흐르듯 흐르는 세월 기슭에
저만치 고목이 서 있고
바람 따라 세월이 가고
세월 따라 바람이 흐른다
넘어치는 강바람에
잎은 물나부리로 출렁거렸고
세월에 발돋음했지마는
애말라 속이 썩은 둥치
원으로 겹겹 파문져 가는 나이에
안으로 묵묵 인고가 그대로 긴 사연이고
하늘은 온갖 모양으로 바뀌어도
바다로 가는 마음 그대로 그것 아닌가
안개와 구름과 하늘빛 물색
강물은 저렇게 흐르는 것이고
고묵은 저만치 서서만 있고
바람 따라 세월이 가고
세월 따라 바람이 흐른다.

 
종점 / 여영택

자정 가까운
지하철 종점
막차 선반의 핸드백 하나
곤히 혼자서 한잠을 자네
잠못잘 주인을 꿈에 만났나
수잠 잔 나는야 바삐 내려야
별이 총총
발길 드문드문
자정 가까운
지하철 종점

20161214_125932

山村暮景(산촌모경) / 백기만

소 타고 돌아오는 목동의 피리소리가
노을에 물들은 옥수수밭 너머로 들려오더니
그 소리 그치자 해 떨어지고
산촌에 여름밤이 물같이 밀어오다.

저녁은 마을에 가장 즐거운 때일다
머슴들은 거적자리를 끼고 이야기벗을 찾아
어슬렁 어슬렁 동구 밖으로 모여들고
아이들은 여름저녁의 부드러운 기쁨을 안고
술취한 곰새끼 같이 날뛰고 있다
더위에 눌려 움찍 못하던 나뭇잎까지도
지금은 시원한 바람에 우쭐거리도다.

나는 물오른 풀잎을 깨물어보며
노래하는 아이떼를 지나 흙내 나는 농부와 옷깃을 스쳐
물긷던 아낙네의 살향내가 남은 우물가를 지나
멍든 가슴을 만져주는 달콤한 저녁을 마시며
아무 생각 없이 황혼의 길을 거닐고 있다.

차차 이 집 저 집 처마에 原始的(원시적) 초롱이 내어 걸린다
그리고 울도 없는 집 마당에는 늙은이들이
끝없는 담소에 즐거워 한다
아아 平和(평화)롭다 오직 太古靜(태고정)이 흐를 뿐이다.
지난날의 뉘우침도 없고 올날의 근심도 없는
産村(산촌)은 山(산)과 함 어둠에 잠기려 하도다.

 
미루나무와 남풍 / 유치환

신록의 눈부신 단장을 하고
언덕 위 한 그루 미루나무는
헌칠하고도 연연한 당신의 모습

지금 남풍의 세찬 의 손에 매달려
당신은 이내 몸부림치거니
수줍음과 부대낌에 못견뎌 할수록
당신의 육체 속에 든 나의 연정의 손은
더욱 더 즐거이 희롱거린다

고울수록 육신은 뜨거운
혼령의 바람을 만나 담기 위하여만 있는 것
천지가 안팎없이 열려 트인
오월의 넘쳐나는 빛보라 속
영과 육의 그지없는 이 교환
너울너울 하늘로
용틀임하고 오르는 사랑의 푸른 불기둥

 
아지랑이 / 이영도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춘삼월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텃밭에

나비
나비
나비
나비

20161214_125948

시 낭송을 두어편 음성녹음하여 왔지만,
어떻게 편집해서 올려야하는지 몰라서… 혼자만 듣습니다.

그대신 올려진 시인의 詩(시)를 올려보았습니다.
빠진 詩(시)는 찾지 못하여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어려운 난국을 비상시기를 우리 모두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2월 16일 at 8:14 오전

    세상에 마음치유 공간이라니… 마음에 듭니다.
    그곳에서 머물다 나오면 마음들이 편안해질것 같은데요.
    대구에 좋은곳이 참 많네요.

    갑자기 대구도 가고 싶어 집니다. ㅎ

    • 초아

      2016년 12월 16일 at 9:29 오후

      예, 저도 그런 공간이 있는 줄 몰랐지요.
      그래서 그냥 지나쳐 왔는데, 나중 알고 다시
      들렸습니다. 한참을 머물며 낭송시를 들으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왔습니다.

  2. journeyman

    2016년 12월 16일 at 3:05 오후

    올려주신 시를 가만히 읊조리니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 초아

      2016년 12월 16일 at 9:29 오후

      감사합니다.
      요즘 우울한 일들이 많을것 같아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