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침했던 70계단이 환하게 밝아졌어요.

소재지 :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2동

20170117_152650[바닥에 그려놓은 울긋불긋 하트]

집에서 가까운 효목 2동 70계단이 환하게
꽃단장하였다기에 오랫동안 들리지 못한 곳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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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려다 본 70계단은 옛날이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
중간에 스태인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둔 것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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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보았나 하고, 우측으로 좌측으로 내려다
보았지만, 역시 평범한 세멘트 계단만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가서 맨 아랫쪽에서 보아야 하늘의 별과 벚꽃으로 활짝 핀
70계단의 꽃길을 볼 수 있다는 귀띰을 받고 왔기에 내려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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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바닥에 그려진 하트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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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세요.’
라 저혀 있기에 뒤 돌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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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우와!~~~~
밤 하늘의 별이 고스란히 내려와 계단에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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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어릴적 보았던 동화속의 계단으로 순간 이동
어린왕자가 다녀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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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삭막하던 계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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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부렸나?
화려한 별계단으로 변했다.

맨 아랫쪽에서는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궁금하여 서둘러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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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다 궁금하여 다시 뒤돌아 보았다.
별들이 총총히 박힌 계단
아랫쪽이 궁금하여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20170117_152350a[70계단 전경]

맨 아래쪽 길에서 담은 꽃과 별로 환해진 70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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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계단 골목은 누구나 힘들어했다.
가파른 경사도 문제지만 70개나 되는 계단은
젊은이라 해도 다니기 힘들었다.

특히 겨울철 눈이 많이 쌓인 날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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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단을 통해 동구시장으로 장보려 다녔던 때도 있었지만,
주변에 마트와 슈퍼와 효목시장이 생겨나서 들리지 않게 된지가
벌써 수십년… 이렇게 변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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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 골목이 있는 지역은 집안의 물건을 훔쳐가는
절도사건까지 종종 발생해 경찰의 도보순찰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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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에서는 효목2동에 위치한 이 지역을 도시재생활력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통장과 주민들도 주민참여 도시학교로 다니는 등
지역개발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곳에 얼마 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범죄예방을 위해 동부경찰서에서 70계단에
방범용 CCTV와 포돌이 캐릭터 등을 설치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뭔지 모를 어두운 구석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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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70계단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우와!~~~~
밤 하늘의 별이 고스란히 내려와 계단에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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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경찰서 범죄예방협의회에서 70계단을 통행하는
주민들의 불안감 호소를 해결하고자 계획하게 되었으며,
동구청과 동구자원봉사센터의 협조로 진행하였다.

동구자원봉사센터 ‘Van벽화봉사단’의 주관으로,
지역봉사단. 경찰관 등 주민 20여명이 참여하여
‘별 헤는 봄날의 꽃길’ 벽화를 완성하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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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귀갓길에 불안감을 호소했던 효목2동
70계단을 반짝이는 별들과 아름다운 꽃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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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보며 올라왔기에 힘든줄도 몰랐지만,
이렇게 ‘조금만 더 힘내세요.’ 라는 문구에 힘이 불끈 쏫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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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김광석 길’, ‘근대골목’에 이어 대구에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며, 도심 속 꽃길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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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이 없어도 다시 들려보고 싶은 70계단
그동안 멀리했던 길이 이젠 오고 싶어하는 곳으로 변했다.

경찰청 주최 ‘제1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에서
동구자원봉사센터가 ‘사회단체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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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조동화시인의 ‘나하나 꽃이 되어’ 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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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꽃이 되어 / 조동화

나 하나 꽃이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너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20170117_152653a[위에서 내려다 본 70계단 전경]

나 하나 별이 되고, 나 하나 꽃이 되니…

삭막하였던 70계단이
환하게 별을 헤는 계단과 꽃길로 변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월 21일 at 6:48 오전

    별꽃이 처음에는 안보이나 봐요.
    아무것도 안 보이다가 내려가서 뒤돌아
    보면 장관이 펼쳐 지는군요.
    밤에는 더 화려한가요?

    • 초아

      2017년 1월 21일 at 9:48 오후

      처음에는 안 보이는게 아니구요.
      숨어 있어서 몰랐던거에요.
      계단층사이 세로벽사이에 숨겨져 있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안보이다가
      뒤돌아보거나, 아랫쪽에서 보면 쨘하고 보이지요.
      밤엔 가보진 못하였지만,
      듣기론 밤이 더 화려하게보인다합니다.

  2. 김수남

    2017년 1월 21일 at 11:00 오후

    정말 아름다운 발상이었네요.이 일을 함께하신 모든 뷴들께 박수를 보냅니다.대구가 구석구석 더 밝고 아름답게 변화되니 정말 너무 좋습니다.탐방기사 너무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초아

      2017년 1월 23일 at 5:49 오전

      대낮에도 어두운 골목길은 가기가 두렵지요.
      그런데 이렇게 환하게 별과 꽃으로 벽화를 그려놓으니
      볼일이 없어도 다시 들려보고 싶은 길이 되었답니다.
      응답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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