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저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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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표현할 수 없이 울컥 화가 치민다.
갑짜기 참을 수 없이 덥고 땀이 난다.
내 자신을 어찌할 수 없는 이런 날은 그냥 잠을 잔다.

어찌보면 행복한 투정인지도 모르는데…
살아 있으므로 함께 하므로 느끼는 감정인데…
뒤돌아 보며 후회해본다.

조금이라도 더 드시게 하고 싶은게 내 맘
때론 먹는것도 고역이라며 화를 내는 그이나
서로에게 야속함이 있는지도 모른다.

저녁을 챙겨드리려 상을 보는 내게
평소때보다 죽이 좀 많았나보다.
보는순간 “안먹을래” 한다.

이 더위에 불앞에서 누름죽을 하느라
땀으로 범벅이 되었는데, 당신 생각하여 한두술이라도
더 드시게 하려 조금 더 드렸는데 내 맘도 모르고 벌컥 화부터 내는 그이.
서운함에 앞서 부아가 솟구쳤다.

아무소리 안하는게 상책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 오히려 화를 부추길수도 있으니
그래 참자(忍). 참자(忍). 참자(忍).

계속해서 먹어야 하는 죽이 때론 먹기 싫을 때도 있었을텐데
그이도 참자(忍). 참자(忍). 참자(忍) 하였는지도 모르는데,
내 생각만 한 이기심이 되돌아보니 밉다.

두어술 덜어낸 죽을 다 드시고 내 놓은 빈 그릇
씻어놓고는 그냥 식충이처럼 쿨쿨…

그러느라 답글도 이웃 방문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직도 한참이나 수양이 모자란 이웃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넘어가주셔요.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7월 3일 at 8:50 오전

    ㅎㅎ
    듣는 사람은 그 광경이 우스워요.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사는게 노년의 부부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졸혼이라는것도 하고요.

    아무래도 좀 덜 아픈 사람이 참아야죠.
    잘 하셨습니다.

    • 초아

      2017년 7월 3일 at 9:36 오후

      그래야겠지요.
      그런데, 속알딱지가 좁아서..
      가끔 이렇게 공개적으로 흉도 본답니다. ㅎ
      열번 잘하다가도 한번 못하면 다 못한게 된다는 말처럼
      저도 그런것 같아요.
      어쩌다 한두번 투정에 민감하게 반응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곁에 있어주시는것만으로도 고마워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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