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宅(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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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흐른 세월
영화롭던 그 시절 스쳐 보내고
가꾸고 아껴주던 고운 임 다 떠난 자리

 
잡초만이 제 세상인 양
뜰 가득 이끼 낀 지붕 위까지
비집고 돋아나 있다.

 
지나가버린 영화
묵정밭에 쌓이고
허물어져 내리는 돌담 사이로

 
바람이 불면 바람 탓
비가 내리면 비 탓
꽃이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수 천년의 세월 지켜온 사연
슬픈 사연이라도 좋아요.
화려했던 옛날 이야기라도 좋아요.

 
묵정밭에 묵혀둔 사연
품고만 있지 말고
오늘은 어디 한번
털어놓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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