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술관(간송 조선회화 명품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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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_143524a[楓岳內山總覽(풍악내산총람) / 정선 / 보물 19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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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_143539a[賢已圖(현이도 : 장기놀이) / 趙榮祏(조영석)]

조선 후기를 풍미한 풍속화의 선구자격인 조영석의
많은 풍속화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여러 선비들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장기를 두며 한 여름 더위를 식히는 장면이다.

‘賢已圖(현이도)’라는 제목은 공자가 논어에서
“배를 채우고 하루를 마치면서 정신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하다못해 바둑이나 장기라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라고 말한 데에서 따 온 것이라 한다.

20180619_143552a[老僧携杖(노승휴장 : 노승이 지팡이를 짚고 가다) / 조영석趙榮祏(조영석)]

 노스님이 시봉하는 사미승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장삼에 굴립을 쓰고 긴 지팡이를 든 노스님이 어깨에 바람을 멘 채
무심히 길을 앞서고, 어깨 짐을 진 사미승은 오랫만에 산을 나섰는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뒤를 따른다.

노스님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걷는 모습은 다소
이색적이지만 키를 넘는 긴 지팡이가 높은 도역을 말해준다.

함께 길을 나선 노스님과 젊은 사미승의
특징적인 모습을 대조적으로 잡아낸 재치 있는 소품이다.
무심하고 담백한 노필의 원숙미로 볼 때 조영석의 나이 50대 후반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20180619_143558a[老僧歇脚(노승헐각) / 趙榮祏(조영석)]

 길을 가던 노스님이 잠시 소나무 등걸에 앉아 다리를 쉬고 있는데,
바랑을 벗어 놓고 노송과 지팡이에 기댄 채 쉬고 있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스님은 법랍이 얼마나 오랬던지 이가 다 빠지고 입과 볼이
움푹 들어가 있지만, 눈빛만은 날카롭고 형형해 노승의 풍모가 살아있다.

조선 스님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을 표현한 사실적인
풍속화로 왼편 상단에 관아재가 그리다라고 썼다.

20180619_143602a[村家女行(촌가여행 : 시골집 여자가 하는 일) / 趙榮祏(조영석)]

초가집 부엌 뒤편 감나무 밑에서 아낙네가 절구질을 한다.
회장도 대지 않은 민저고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맨발에 미투리를 신은
모습이나 빨래 줄에 널린 남정네의 저고리로 불 때 민가의 촌부인 듯하다.

20180619_143627a[秋日閑猫(추일한묘 : 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 / 鄭敾(정선)]

겸재 정선 그림으로는 희귀한 8폭 영모화 중의 한 폭이다.
가을 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한 그루 연보라빛 겹국화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뜨락에 금빛 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멋모르고 날아 내려 앉은 방아깨비의
동작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20180619_143638a[紅蓼秋蟬(홍로추선 : 여뀌꽃과 매미) / 鄭敾(정선)]

여뀌꽃 한 포기가 무성하게 자라나 마치
벼이삭같이 생긴 붉은 꽃 타래를 목이 휘도록 줄기줄기 매달고 있는 위에,
가을 매미 한 마리가 깃든 겸재 정선의 草蟲圖(초충도)다.

20180619_143653a[瓜田田鷄(과전전계) / 鄭敾(정선)]

한여름 패랭이꽃과 오이 아래 개구리가 넙적 엎드린 모양을 담은
겸재의 또 다른 소품들은 생태 다큐를 찍듯 자연적 일상의 관찰하듯 깊은 내공이 담겨있다.

20180619_143702a[西瓜偸鼠(서과투서) / 鄭敾(정선)]

들쥐 한쌍이 큼지막한 청수박을 훔쳐 먹고 있다.
수박 속은 벌써 여러날 들락거린듯 연분홍빛으로 곯아 있다.
이제 막 긁어낸 조각들은 선홍빛으로 싱싱하다.

20180619_143721a[木覓朝暾(목멱조돈) / 鄭敾(정선)]

목멱산은 서울 남산의 다른 이름으로 남쪽 산을 뜻하는
순 우리말 ‘마뫼’ 또는 ‘말미’를 한자음으로 표기한 것이다.

조선왕조의 도읍 한양을 호위하는 사람의 진산 중에서
남산은 마치 주작이 두 날개를 활짝 펴 남쪽을 가로 막는 모습이다.
그런데 남산은 보는 방향이나 거리에 따라서 그 모습이 달리보이는데,
이 그림에 보이는 남산의 모습은 한강 하류 양천 현아 방면 즉 지금의
양천구 가양동 방면에서 본 모습이다.

정선이 영조 16년(1740) 겨울 양천현령에 부임하여
5년을 근무하면서 익숙하게 보았던 풍경이다.

20180619_143731a[長安烟雨(장안연우 : 서울 장안의 안개비) / 鄭敾(정선)]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북악산 서쪽 기슭에 올라가 한양(장안)을 내려다 본 풍경이다.
연무가 낮게 드리워 산 위에서는 먼 경치가 모두 보이는 그런 날이었던 듯하다.

멀리 남산이 분명하게 보이고, 그 너머로는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의 봉우리들이 아련하게 이어져 있다.

정선이 일생을 살았던 인왕산 아래 동네 부근인 장동 일대의 빼어난 경관을
근경에 배치하면서 나머지 부분들은 안개 속에 잠기게 하여 시야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꿈속의 도시인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 18세기 후반 한양의 진경이다.

20180628_133733[讀書餘暇(독서여가 : 글 읽다 남은 겨를) / 鄭敾(정선)]

바같 사랑채에서 독서의 여가에 잠시 더위를 식히며 한가롭게
시상에 잠겨 화리를 탐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생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20180619_143800a[詩畵換相看(시화환상간 :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다) / 정선 / 보물 1950호]

영천현령으로 발령받은 정선은 단금의 벗인 사천 이병연과
석별의 정을 나누면서 시와 그림을 서로 바꿔 보자는 굳은 약속을 한다.

그래서 정선은 영천현령 부임 후 이병연의 시찰을 받고
북악산 아래 개울가 노송 아래에서 시와환상간의 약속을 하는
정경을 그대로 그려냈다.

정면으로 얼굴을 보이고 앉은 노인이 이병연일 것이고
뒷모습과 옆모습만 보이고 있는 코 높은 노인이 정선일 것이다.
다른 그림에서 정선이라고 생각되는 모습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20180619_143814a[海山亭(해산정) / 鄭敾(정선)]

고성은 금상산과 동해를 좌우에 두고 있는 대표적 명승 고을인데,
그런 고성의 대표적 명승지가 바로 해산정이다. 원경으로는 금강산
백색 암봉들이 담묵의 서릿발준법으로 아련하게 표현되어 삼엄한 기세를
과시하고 남강 건너편에는 절벽을 이룬 적벽과 그 배후의 토산이 과감한
필법을 보임으로써 몽롱한 분위기의 고성 읍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선은 해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광과 함께 해산정 앞에 즐비한 객사 건물들과
초봄의 연초록빛 숲속에 군데군데 무리저이 있는 마을을 표현했다.
해산이 내포한 음양의 묘리를 남김없이 드러낸 걸작 중의 걸작이다.

20180619_143822a[正陽寺(정양사) / 鄭敾(정선)]

정양사는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으로부터
내려오는 금강산의 정맥에 자리한 절이다. 그렇다 보니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당에 자리한
정양사의 역사와 유래는 매우 오래되었다.

그런데 정선은 ‘정양사’에서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이 다 바라다 보이는
시각과는 전혀 무관하게 표현하고 있다. 오직 방광대와 천일대의 토산에
둘러싸여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파묻힌 정양사의 모습만을 집중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우뚝우뚝 솟아난 정양상의 여러 전각들을 陽(양)의
기운으로 표현하며 토산의 숲들과 음양조화를 이루고 있다.

20180619_143829a[三釜淵(삼부연) / 鄭敾(정선)]

삼부연은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용화동에 있는 폭포다.
겸재 정선의 스승인 김창흡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이곳에
은거해 살기로 결심하고 전 가족을 이끌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이곳에서 주역 연구에 몰두하며 진경문화 창달의 방향을 모색했기
때문에 三淵(삼연)이라는 호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정선에게
삼부연은 단순한 자연절경에 그치지 않고 스승의 학문이 이룩된
역사적인 의미를 지녔다.

정선은 화면 중앙으로 솟아 오른 거대한 돌기둥 모양의 독립 암봉과
그 맞은편 암벽을 특유의 장쾌한 필법으로 강조해 표현했다.

20180619_143835a[禾積淵(화적연) / 정선 / 보물 1949호]

화적연은 우리말 볏가리의 한자식 표현으로 三釜淵(삼부연) 폭포 물이
서남쪽으로 흘러 한탄강이 되어 임진강에 합류하기 전에 만든 큰 못이다.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볏더미 즉 볏가리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나 있고,
물줄기가 이 큰 바위를 휘감아 돌아 떨어지면서 깊은 沼(소)를 만들어 놓았다.
이 화적연은 영평팔경 중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명승이기도 하다.

실제로는 볏가리 주변에도 많은 바위들이 널려 있지만 정선은 이들을 모두
제거하여 볏가리만 돋보이게 하는 집중과 선택의 화면 구도를 사용했다.

20180619_143845a[廬山草堂(여산초당) / 정선 / 보물 1953호]

廬山(여산)은 중국 강서성에 있는 명산으로
당나라 시인 낙천 백거이가 초당을 짓고 은거했던 곳이다.

이 그림은 정선이 백낙천의 여산초당 고사를 소재로 하여 그린 것인데,
이 고사를 표현하면서 집의 구조와 형태는 물론 주인공의 모습마저
조선 양식으로 표현했다.
왜래 문화의 자기화를 이룩한 정선의 대표작이다.

정선이 진경화풍을 확립하고 그 기법을 정형산수에 응용하는
단계인 70대 중반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20180619_143911a[朴生淵(박생연) / 鄭敾(정선)]

고려왕조 오백년의 도읍터 개성의 명물인 박연폭포 그림이다.
거대한 암석이 층층이 쌓여서 천길 벼랑을 이룬 절벽 아래로 폭포수가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다.

겸재는 가을 단풍철에 이곳을 찾았던 듯 폭포 좌우의 암벽을 따라
표현된 나무들의 단풍이 절정이다. 선비들이 폭포를 조망하는 주변의
소나무 표현은 정선이 70세 전후해서 그려내던 기품 있는 표현법이라는
점에서 이 그림이 정선이 양천현령에 재직하던 시기인 65세에서 70세 사이에
그려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20180619_144058a[梅月滿庭(매월만정 : 매화와 달이 뜰게 가득하다) / 沈師正(심사정)]

이 묵매는 근엄하지도 않고 단단한 기세도 없으며
꺾이고 뒤틀린 가지와 툭툭 던지듯 찍어낸 꽃들이 있을 뿐이다.

안개를 암시하는 오묘한 담묵의 번짐과 이지러진 달의 모양에서
달밤의 감흥이 아스라이 일어난다. 강직한 志士(지사)의 모습을 닮은
조선중기의 매화 그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명대 오파계문인 화풍을 추구하면서도 강경하고 명징한 조선의 미감을
조화시킨 심사정 그림의 특징이 매화 그림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20180619_144102a[葡萄已熟(포도이숙 : 포도가 이미 익었다) / 沈師正(심사정)]

포도 그림으로 명성이 높았던 부친 심정주의 뛰어난
그림 솜씨가 家學(가학)을 통해 심사정에게 전해졌음을
짐작하게 하는 작품이다.

포도송이보다 잎이나 넝쿨의 묘사가 더욱 강조되어 있는데,
이러한 표현법은 조선시대 포도 그림의 주필묵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을 살려내는 데도 적당하다고
여겼기 때문인 듯하다.

변화뭈아한 포도 넝쿨의 모습이 화면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조선후기 최고의 포도화가로 심사정을 꼽아도 좋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20180619_144109a[怒應耽雉(노응탐치 : 성난 매가 꿩을 노려보다) / 沈師正(심사정)]

늠름한 매 한 마리가 사냥감을 확인하고 부리를 꽉 다문 채
시선을 사냥감인 꿩에게 고정했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른느지
한가로이 먹이를 찾고 있는 장끼의 모습은 마냥 평온하기만 하다.

먹이 사슬의 긴장감 흐르는 광경을 찾고 있는 장끼의 모습은
마냥 평온하기만 하다. 먹이 사슬의 긴장감 흐르는 광경을 안정된
구도와 원숙한 필묵으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작품이다.

크기는 물론 각각의 세부적인 표현에서도 심사정이 그린 많은
영모화들 가운데 최고의 득의작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20180619_144114a[魚躍迎日(어약영일 : 물고기가 뛰어 해를 맞이하다) / 심사정]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잉어 한 마리가 몸을 솟구쳐 해를 맞이하고 있다.
수면위를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은 등용문의 고사를 의미하기 때문에
과거에 급제하거나 관직이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림이다.

화보를 참고했지만, 잉어의 수염 하나 비른 하나까지 세밀하게
그려낸 사실적인 표현과 격랑 속에서 기세등등하게 약동하는 잉어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된 심사정의 만년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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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_144150a[전시장 내부 전경]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간 후 조금
한가해진 틈을 타서 얼른 한 컷을 담아 보았다.

20180619_144201a[玉流洞(옥류동) / 李麟祥(이인상)]

영조대의 문인화가인 능호관 이인상은 대상이 갖춘
모양보다는 대상이 담고 있는 뜻을 옮기는데 충실했던 화가이다.

이인상은 28세 되던 1737년에 금강산을 여행한 뒤
외금강의 절경으로 꼽히는 옥류동과 은선대를 그렸다.

20180619_144226a[母狗養子(모구양자 : 어미개가 새끼를 기르다) / 김홍도]

품위 있는 어미개 한 마리가 느긋하게 풀 밭에
배 깔고 앉아서 재롱떠는 강아지 두 마리를 자애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흐뭇한 표정이 얼굴 뿐 아니라 전신에 넘쳐 나는데
철 없는 강아지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듯 하다.

20180619_144234a[雌雄將雛(자웅장추 : 암수탉이 병아리를 거느리다) / 변상벽]

흑갈색 암탉이 병아리 9마리를 거느리고 풀밭에서 모이를 찾고 있다.
어미 닭이 무슨 벌레 한 마리를 잡아 부리에 물고 꾹꾹 거리며
새끼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모양이다.

새끼들이 어미 곁으로 모여들자 공연히 따라나온 수탉이
덩달아 허세로 풀밭을 헤집고 쪼아대며 더 큰 소리로 꾹꾹 대어
가장의 위세를 과시하려 든다.

병아리 한 마리가 그에 속아 돌아서지만,
곧 허세인 줄 알고 말똥이 바라보고만 있다.

20180619_144240a[黃描弄蝶(황묘농접 :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 김홍도]

패랭이꽃이 피어난 것을 보면 초여름이 분명한데
검푸른 긴 꼬리 제비나비 한 마리가 꽃을 찾아 날아들자
이를 발견한 노란 고양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놀리고 싶은 심정인 듯 눈동자가
온통 나비에게 쏠려간다. 여차하면 웅켜보려는 자세이나
나르는 나비가 먼저 이를 감지한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히려 고양이를 약올리는 것 같다.

20180619_144307a[荷花蜻蜓(하화청정 : 연꽃과 고추잠자리) / 김홍도]

홍련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났는데 그 위에서 붉고 푸른
한 쌍의 고추잠자리가 짝짓기를 시도하며 공중잽이 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연밥 한 대, 연꽃봉오리가 하나, 연잎 네 대 그리고 수초가
이루어 놓은 연못 풍경에 교미하는 잠자리 한 쌍이 빠졌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는가.
용 그림에 눈알을 그리지 않은 것과 같았을 것이다.

20180619_144341a[雉戲早春(치희조춘 : 꿩이 이른 봄을 희롱하다) / 金弘道(김홍도)]

매화나무 고목 등걸에서 꽃망울이 터지며 잘 익은
참외 냄새 같은 맑은 향기를 토해 내기 시작한다.

긴 꼬리와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장끼 한 마리가
봄기운을 이기지 못해 얼마나 울어댔던지 까투리 한 마리를
유인해 내어 이곳 매화나무 아래 숲속까지 끌어다 놓았다.

매화향기에 까투리는 이미 반쯤 넋이 나간 듯 오히려 제 깃을
제가 다듬어 장끼의 환심을 사려 든다. 이제 여유만만해진
장끼는 느긋하게 먼 산을 바라보며 딴청을 피우는 척하고 있다.

20180619_144357a[鳴淵潭(명연담) / 金弘道(김홍도)]

명연담은 만폭동에서 모아진 내금강 물이 명연폭포가 되어
쏟아지면서 이루어 놓은 연못인데 실꾸리 하나를 다 풀어 넣어도
끝이 닿지 않을 만큼 깊다고 한다.

이 물은 바로 백천동으로 이어진다. 복잡하고 세밀한 필법으로
시각적인 사실성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 정선의 진경산수화풍을
계승하였지만, 강한 필치로 금강산의 준험하고 웅장한 맛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던 정선과는 다른 미감과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담아온 사진이 빛에 반사되어 작품이 많이 훼손된 것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 작품명과 글은 옮겨적은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 다시 들려 담아올까 합니다만…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내일은 나머지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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