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음주 습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아주 오래전 한국 모 지 상사에 파견을 나와 근무하던 한 외국인이 체류 기간 중 한국에서 목격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주 습관을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간 후 한 월간지에 기고를 했습니다. 하도 그 내용이 흥미로워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필자가 그 내용을 비교적 소상히 기억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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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인즉슨 한국인 대다수는 술을 마실 때 혼자가 아닌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술을 마시는데 처음엔 술 한 병, 안주 한 접시를 주문해 마십니다. 근데 서로 대작을 하다 보니 안주가 채 떨어지기 전에 술이 동이나 술 한 병을 추가로 시키게 됩니다. 근데 이번엔 술은 남았는데 안주가 떨어져 또다시 안주를 시키게 되고 결국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결국 고주망태가 돼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안주를 먹기 위해 술을 시키고 남은 술을 마저 마시기 위해 안주를 또 시키고 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외국인의 시각에 한국인의 술 문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필자가 생각해도 우리 한국인들, 정말 술을 좋아하는 민족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기쁜 일, 슬픈 일에 한잔, 거래처 직원과도 한잔, 친구들과 한잔, 굳이 덧붙인다면 한국인의 회식 문화 장난 아닌 것 같더군요, 이 밖에도 매사 술이 빠지면 세상 사는 것과 인생이 무의미한 것처럼 한국인 곁에는 항상 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빠지질 않는 것 같습니다.

불과 며칠 전, 모 공중파 방송을 보고 알게된 것입니다만 알코올 중독 센터에서 만난 40대 남녀 한 쌍이 강원도 정선군 한 여관에서 열흘간을 쉬지 않고 소주 60병을 마시다 둘 중 여성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행동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죽을 때까지 마셔보자 식이었던 가 봅니다 필자는 1990년대 초반, 한국을 떠나 현재도 캐나다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 거주할 그때나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한국인의 음주 문화는 전혀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더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면 주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사람,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해 길가에 쓰러져 자다 지나가는 자동차에 치여 변을 당하는 사람, 음주 운전을 예사로 하질 않나, 또 술 마시고 성추행과 성폭행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까지 그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더욱 이해가 되질 않는 것은 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처벌이란 것이 가중 처벌을 하는 게 아니라 심신 미약 상태에서 행한 범죄 행위라며 오히려 감형을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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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캐나다에서는 상상도 못합니다. 술에 취해 고성방가하거나 행패를 부리는 사람, 인사불성이 돼 길가에 쓰러져 자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기도 하지만 이곳 법의 잣대가 정말 엄격합니다. 이젠 우리도 개개인 의식 수준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술 마시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저 알맞게, 무엇이든 과한 건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