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아름다움(7) – 용소폭포

주전골을내려오다가오색으로가지않고좌측의흘림골로다시올라갔다.

다리밑으로용소폭포가보이기시작한다.

다리위에서본용소폭포이다.

가을바람편지/이해인

지난여름은참으로더웠습니다.

선풍기바람에라도의지하지않으면안될만큼

숨쉬기조차어려운불볕더위를체험하면서

어쩌다창문으로시원한바람한줄기가들어오면

‘아아!’하고눈을감으며기계가아닌

자연바람의존재를새삼고마워하였습니다.


여름을잘견디며가을을더반갑게맞이할수있겠구나,

가을바람은또얼마나나를설레게할까

고요히기대하면서말입니다.


꽃밭에서불어오는가을바람은코스모스빛깔입니다.

코스모스코스모스를노래의후렴처럼읊조리며

바람은내게와서말합니다


나는모든꽃을흔드는바람이에요.

당신도꽃처럼아름답게흔들려보세요.

흔들리는것을두려워하지않아야

더욱아름다워질수있답니다!

그러고보니믿음과사랑의길에서

나는흔들리는것을많이두려워하면서살아온것같네요.

종종흔들리기는하되쉽게쓰러지지만않으면되는데말이지요.


아름다운것들에깊이감동할줄알고

일상의작은것들에도깊이감사할줄알고.

아픈사람,슬픈사람,헤매는사람들을위해많이울줄도알고


그렇게순하게아름답게흔들리면서

이가을을보내고싶습니다.

산에서불어오는가을바람은단풍나무빛깔입니다.

어떻게모든사람을골고루다사랑할수있을까

고민에빠져있는나에게

사랑에빠진소녀처럼붉은뺨을지닌바람이내게와서말합니다.


무어든너무잘하겠다고욕심부리지마세요.

사람들의눈을잘들여다보면그가원하는것을알수있고

사랑하는법을배울수있답니다


그래서이가을엔사랑한다는말을

함부로쓰지않고아껴두기로합니다.

나를의심하고오해하고힘들게하는한사람에게

성을내고변명하기보다침묵속에그를위해기도하며

끝까지우정과신뢰의눈길을보낼수있을때

진정용서하기힘들었던한사람을내가환히밝게웃게해주고

그에게화해의악수를청할수있을때

나는비로소사랑이란단어를자신있게쓸수있을것입니다.


바다에서불어오는가을바람은

수평선과맞닿은푸르고투명한하늘빛을닮았습니다.

문득어머니가그립고어릴적동무들을보고싶어하는나에게

어디선가들어본듯한다정한목소리로바람이말을건네옵니다.


언제나그렇게그리움이많으시니이별도갈수록힘들겠군요!

그러면슬픔도많아질테니걱정입니다.

잠시머물다지나가는바람의존재를자주묵상해보세요.


충고는고맙지만이가을에는내가슬퍼서자꾸울게되더라도

더많은그리움을키우려고합니다.

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들을너무많이사랑해

언젠가는마침내올지상에서의이별이힘들더라도

이가을에는사람과삶에대한그리움을멈추지않는

용기를지니려고합니다.


내안에서불어오는가을바람은

무어라이름지울수없는빛깔입니다.

하얀나비와노란나비의중간쯤일것같은빛

어쩌면슬픔을닮은눈부신빛

바람은나에게자꾸만속삭이네요.

이제는진정서늘해져야지요.가벼워져야지요.

다른존재를부수어버리는죽음의바람이아니라

키우고익히는생명의바람이되어멀리떠나야지요.


나는이제어디로숨을수도없네.

내마음대로편하게도망칠수도없네-

혼자서생각하며내안에서불어오는바람의목소리를듣고또듣습니다.

이가을을한껏겸허하고성실하게살지않으면

내안의바람이가만있지않을것같아

조심스럽고슬그머니겁이납니다.

이제내가사랑하는당신에게서

불어오는가을바람은어떤빛깔일까요?


담백한물빛?은은한달빛?

아니면향기롭게익어가는탱자빛?터질듯한석류빛?

무슨빛깔이라도좋으니아름답게가꾸시고행복하시고

제게도좀보내주실래요?

우리모두바람속에좀더넓어지고좀더깊어져서

이가을이끝날때쯤다시만나요.

EtSiTuN`existaitPas(그대가없다면)/JoeDassin







오후햇살에싱그러운잎이다.

용소폭포를지나발을물에담그며쉬었다.

흘림골계곡의무성한모습이다.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에오니흰봉선꽃밭이전개되었다.

나무그늘속에서저녁햇살에빛나는흰물봉선은자기를알아줌에더욱멋진모습을보여주었다.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에있는안내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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