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칼바람 (1) – 하이에나를 넘어서
킬리만자로의표범/조용필먹이를찾아산기슭을어슬렁거리는하이에나를본일이있는가짐승의썩은고기만을찾아다니는산기슭의하이에나나는하이에나가아니라표범이고싶다산정높이올라가굶어서얼어죽는눈덮힌킬리만자로의그표범이고싶다자고나면위대해지고자고나면초라해지는나는지금지구의어두운모퉁이에서잠시쉬고있다야망에찬도시의그불빛어디에도나는없다이큰도시의복판에이렇듯철저히혼자버려진들무슨상관이랴나보다더불행하게살다간고호란사나이도있었는데바람처럼왔다가이슬처럼갈순없잖아내가산흔적일랑남겨둬야지한줄기연기처럼가뭇없이사라져도빛나는불꽃으로타올라야지묻지마라왜냐고왜그렇게높은곳까지오르려애쓰는지묻지를마라고독한남자의불타는영혼을아는이없으면또어떠리살아가는일이허전하고등이시릴때그것을위안해줄아무것도없는보잘것없는세상을그런세상을새삼스레아름답게보이게하는건,사랑때문이라고사랑이사람을얼마나고독하게만드는지모르고하는소리지사랑만큼고독해진다는걸모르고하는소리지너는귀뚜라미를사랑한다고했다.나도귀뚜라미를사랑한다.너는라일락을사랑한다고했다.나도라일락을사랑한다.너는밤을사랑한다고했다.나도밤을사랑한다그리고또나는사랑한다화려하면서도쓸쓸하고가득찬것같으면서도텅비어있는내청춘의건배사랑이외로운건운명을걸기때문이지모든것을거니까외로운거야사랑도이상도모두를요구하는것모두를건다는건외로운거야사랑이란이별이보이는가슴아픈정열정열의마지막은무엇이있나모두를잃어도사랑은후회않는것그래야사랑했다할수있겠지아무리깊은밤일지라도한가닥불빛으로나는남으리메마르고타버린땅일지라도한줄기맑은물소리로나는남으리거센폭풍우초목을휩쓸어도꺽이지않는한그루나무되리내가지금이세상을살고있는것은21세기가간절히나를원했기때문이야구름인가눈인가저높은곳킬리만자로오늘도나는가리배낭을메고산에서만나는고독과악수하며그대로산이된들또어떠하리라라라

설악의칼바람이검단산에도불어왔다.

크리스마스날의늦은오후파카를입고모자를뒤집어썼다.

사진을찍을땐장갑을벗고,다찍곤끼고…

반복속에손의시림은더해져갔다.

살은에는추위,손의감각이무뎌진다.

저녁햇빛의안타까운비춤도점점약해진다.

산을오르는나

이추운날뭐하는건지…..

나무그림자가아니다.

VVV

누가버린주정의흔적인가?

바람에날아가던상수리나무가지가걸렸다.

살을에는칼바람에시그널이너풀거린다.

좀작살나무열매이다.

산초나무가시이다.

상수리나무열매껍질이다.

청가시덩굴이다.

날이추으니폐기물처리장의연기가더욱선명하다.

자세히보니곶감이었다.

선명하게그러진선이다.

가을형솜나물이다.

삽주이다.

(사진:2008-12-25검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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