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야생화 (2) – 복수초, 산자고, 현호색의 추억

산행길옆에올괴불나무꽃이자주보인다.

루즈를칠하고유혹한다.

생강나무도자주보인다.

추억의장소에서올라오는가지복수초이다.

줄기에서가지를쳐서가지복수초이다.

복수초보다늦게꽃이피고작다.

가지복수초와현호색이다.

가지복수초가곧꽃망울을터트릴채비를하고있다.

가랑잎사이로산자고의잎이나오고있다.

어서산자고꽃이피었으면좋겠다.

검단산은서해의섬보다훨씬늦게꽃이핀다.

돌을들어보자바닥에도돌밑에도개미들이잔뜩모여움직이고있었다.

가만히다시돌을덮었다.

현호색이활짝피었다.

현호색잎줄기에물방울이매달려있다.

바람이흔들리는올괴불나무꽃을손으로움직이지못하게하고찍었다.

올괴불나무꽃과생강나무꽃을실컷보았다.

소나무가가지를뻗다가다시줄기쪽으로방향을틀었다.

검단산을벗어나남한산성쪽으로가는데올괴불나무꽃이보였다.

알고보니올괴불나무는등산로곳곳에있었다.


LoveIsInYourEyes/GerardJoling

올괴불의루즈입술을찍고또찍었다.

이후얼레지군락지에가보았으니잎도발견하지못했다.

남한산성남문앞의안내판앞에사람들이많았다.

난안내판뒷쪽에역광으로보이는나무의새싹에더관심이가졌다.

(사진:2009-03-22검단산)

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

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
다른이들이싫어하는
모든걸사랑하라고
또한다른이들이헐뜯는
사람들과친구가되라고.
사랑이란,사랑하는사람만이아니라
사랑받는사람까지도고귀하게만든다는걸

내영혼은보여주었네.
예전에는사랑이가까이에피어난
두꽃사이의거미줄과같았네.

그러나이제사랑은
시작도끝도없는후광(後光)
지금까지있어온모든것을감싸고
앞으로있을모든것을에워싼채
영원히빛날후광과도같다네.

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
형태와색채뒤에숨겨진아름다움을보라고
또한추해보이는모든것이
사랑스럽게보일때까지잘살펴보라고.

내영혼이이렇게충고하기전에는
아름다움을연기기둥사이에서
흔들리는횃불과같다고생각했지만
이제연기는사라져없어지고
불타고있는모습만을볼뿐이라네.

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
혀끝도목청도아닌곳에서울려나오는
목소리에귀기울이라고.

그날이전에는나의귀가둔하여
크고우렁찬소리밖에는듣지못했네.
그러나이제
침묵에귀기울이는법을배웠으니
시간과우주를찬송하며
영원의비밀을드러내는
침묵의합창을듣는다네.

내영혼이나에게말했네
잔에따를수도없고
손에들수도
입술로느낄수도없는포도주로
나의갈증을풀라고

그날까지나의갈증은
샘에서솟아난한모금으로도
쉬이꺼지는잿불속의희미한불씨였네.

허나이제나의강한동경(憧憬)은
하나의잔이되었고
사랑이나의포도주로
그리고외로움은나의즐거움으로변하였다네.

내영혼이나를초대했네
뿌리도줄기도꽃도없는보이지않는
나무에서향기를맡을수있도록.
예전에나는정원에서향기를찾았었고
향긋한풀잎이담긴항아리와
향기로운그릇에서그걸찾았었네.

그러나이제
타버리지않는향기만을느낄수있네.
지구의모든정원과
우주의모든바람보다도
더욱향기로운공기를숨쉬고있네.

내영혼이나에게말하였네
"여기에,저기에,또너머에."라는단어들에의해
나의자리가한정될수없다는것을.

지금까지나는언덕위에서있었고
다른모든언덕들이
아득하고멀게만느껴졌지만
이제야비로소내가서있는언덕이
실로모든언덕이기도하다는것과
내려가는이골짜기도
모든골짜기를포함하고있다는것을알게되었네.

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
지나친칭찬에우쭐해하지도말고
비난받았다고괴로워하지도말라고.

예전에는
내자신이하는일의가치를의심했었지만
이제이것을배웠다네.

나무는칭찬이나두려움,
부끄러움이없이도
봄이면꽃피고
여름에열매맺고
가을에는잎을떨구고
겨울에는홀로앙상해진다는것을.

-칼릴지브란/내영혼이나에게충고했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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