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 (3) – 살아 천년, 죽어 천년…주목나무

주목나무

살아천년,죽어천년이란말이있듯

우리의산하를지킨태백의상징이다.

함백산에서중함백산으로가는등산로변에주목나무군락이있다.

다른나무들도우람한모습이다.

군데군데주목나무고사목이보인다.

살아천년,죽어천년을실감한다.

고목이된철쭉이다.

겨울나무사이의등산로가정겹다.

주목나무안내문이다.

주목나무공주

제1장독백

1

당신은아시나요?
일생을한자리에서하늘만바라보는한그루나무에도
얼마나많은사연이숨겨져있는지.
몸통가득오밀조밀한주름과상처에도,
다람쥐가집을삼는옹이구멍에도,

얼기설기구부러지고꺾인가지낱낱과
총총한동그라미나이테에도
깊고깊은사연이아로새겨져있음을.

당신은아시나요.
마르지않는우물물처럼자꾸만샘솟는그사연을
나무들도누군가에게들려주고싶어한다는사실을.

그리하여나무들은봄마다
불꽃같은꽃봉오리를천방지방터뜨리고,
온몸자욱하게연둣빛잎새를내밀어흔든다는사실을.

당신은아시나요?

새들이날아와가지에앉을때
나그네가그늘에서땀을식힐때
살랑살랑실바람만불어도

나무들은온몸의잎사귀을흔들며뒤채며

나이테가득고인이야기를전하려한다는사실을.
나무에게도깊고깊은한생애가있고
다시쓸수도없는역사가있음을
당신은아시나요아시나요?

2

여기는태백산장군봉

저백두산에서달려온산줄기가
어여차,한번커다란둥지를틀었다가
여러갈래로갈라져뻗어가는곳이지요.
장군봉꼭대기에서바라보는봉우리들은
힘센소떼가씩씩대며달음질하는풍경이랍니다.

장군봉산마루에는주목나무군락이있는데요
나는거기서가장오래살았답니다.
내나이는몇살이나되었을까요?
천년까지는꼬박꼬박헤아렸는데
그후로는헤아리지않아잘몰라요.

흔히주목나무를‘살아천년죽어천년’이라고하는데,
푸른이파리를달고서천년을산후에도

나무의영혼이나무를떠나하늘로가지못하고
그리하여새로운몸으로태어나지못하고
천년동안의긴잠을자야한다는거예요.

바야흐로바로그시간이다가오고있어요.
긴긴천년의잠에빠져들때가된것이지요.

3

아,천년!
참으로길고긴긴세월이었어요.
그아득한날,떡잎으로돋아나햇빛을본내가
태백산에서가장우람하고큰주목나무가되기까지
얼마나많은시간이흘렀을까요.

온산천이백설로뒤덮혔을때도
푸릇푸릇산을호령하는기상을품고
뭇짐승과사람들에게까지존경받던때도있었답니다.
그러나몸통과가지는낡아져꺾이고비틀리어
숭숭구멍마저뚫리더니
지금은엇가지하나에곧떨어질듯매달린
시든이파리몇줌밖에없으니
그세월은또얼마이겠습니까.

그러나다시돌이켜생각하면
아득아득한천년세월도
해가한번뜨고진듯이짧은듯도합니다.
천년동안나는애오라지
하나의사랑과하나의기다림만품고살았거든요.
지금바로그이야기를하려는참이에요.
노릇노릇시든마지막이파리가떨어져
천년의잠속으로까마득히빠져들기전에
천년동안간직한나의사랑이야기를들려주려는거예요.

해는저물어가고,바람이불어요.
시간이많지않네요.
잠드는순간까지내사랑을기억하며
아름답고슬펐고영원하고찰나였던
그이야기를다할수있었으면좋겠어요.
이가을저녁쌀쌀한바람에
파르르떠는내마지막이파리가
가뭇가뭇떨어지기전에떨어지기전에…

<출처:동화<주목나무공주>中/박윤규>

Time’saWastin

엊저녁신설이나무등걸에얹졌다.

주목나무군락이다.

제3쉼터에닿았다.(13:03)

주목고사목이계곡을바라보고있다.

제2쉼터에서적조암방향으로하산길을택했다.(13:24)

(사진:2010-01-23함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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