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아씨 만나러 남도땅으로 (4) – 봄꽃들의 기지개

큰개불알풀이다.

개불알풀꽃/김종구

개불알풀꽃이피었습니다

두런두런

모의하듯피었습니다

금시에무슨일낼것같습니다

가난한겨울집에빌어먹고살았다고

불경스럽게개불알이라니!

성질대로만만찮게피었습니다

모두가한목소리로

시펄시펄피었습니다

조그만입들이모여

깍깍깍제법큰소리치고있습니다

불알두쪽

대그락대그락

이래뵈두요

봄,까치,꽃이랍니다

가시오가피를말리고있다.

봄향기나는향림마을이다.

상산나무열매이다.

운향과이며,독특한향기가난다.

보춘화의꽃봉오리이다.

박주가리의홀씨가바람에날리고있다.

무늬호랑가시나무와호랑가시나무가사이좋게자라고있다.

부안미선나무군락지이다.

미선나무이다.

삼지닥나무이다.

삼지닥나무꽃봉오리이다.

좌측이삼지닥나무꽃이다.<다음블로그취산님>

별꽃이다.

목련꽃봉오리이다.

흰매화이다.

산자고의꽃봉오리가터질려고한다.

(사진:2010-02-24변산반도)

송경동,「사소한물음들에답함」(낭송송경동)


사소한물음들에답함/송경동


스무여덟어느날
한자칭맑스주의자가새로운조직결성에
함께하지않겠냐고찾아왔다

얘기말엽에그가물었다
그런데송동지는어느대학출신이요?웃으며
나는고졸이며,소년원출신에노동자출신이라고이야기해주었다.

순간열정적이던그의두눈동자위로
싸늘하고비릿한유리막하나가
쳐지는것을보았다
허둥대며그가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함께하게된것을영광으로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난그영광과함께하지않았다

십수년을지나요근래에다시또한부류의사람들이자꾸내게
어느조직에가입되어있느냐고묻는다
나는다시숨김없이대답한다

나는저들에가입되어있다고
저바닷물결에밀리고있으며
저꽃잎앞에서날마다흔들리고
이푸르른나무에물들어있다고,

없는이들의무너진담벼락에기대있고
걷어채인좌판,목잘린구두
아직태어나지못해아메바처럼기고있는
비천한모든이들의말속에소속되어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파문을자신안에새기고도
말없는저강물에게지도받고있다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