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아씨 만나러 남도땅으로 (4) – 봄꽃들의 기지개
큰개불알풀이다.
개불알풀꽃/김종구
개불알풀꽃이피었습니다
두런두런
모의하듯피었습니다
금시에무슨일낼것같습니다
가난한겨울집에빌어먹고살았다고
불경스럽게개불알이라니!
성질대로만만찮게피었습니다
모두가한목소리로
시펄시펄피었습니다
조그만입들이모여
깍깍깍제법큰소리치고있습니다
불알두쪽
대그락대그락
이래뵈두요
봄,까치,꽃이랍니다
미선나무이다.
산자고의꽃봉오리가터질려고한다.
사소한물음들에답함/송경동 얘기말엽에그가물었다 순간열정적이던그의두눈동자위로 미안하지만난그영광과함께하지않았다 십수년을지나요근래에다시또한부류의사람들이자꾸내게 나는저들에가입되어있다고 없는이들의무너진담벼락에기대있고 수많은파문을자신안에새기고도
스무여덟어느날
한자칭맑스주의자가새로운조직결성에
함께하지않겠냐고찾아왔다
그런데송동지는어느대학출신이요?웃으며
나는고졸이며,소년원출신에노동자출신이라고이야기해주었다.
싸늘하고비릿한유리막하나가
쳐지는것을보았다
허둥대며그가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함께하게된것을영광으로생각하라고
어느조직에가입되어있느냐고묻는다
나는다시숨김없이대답한다
저바닷물결에밀리고있으며
저꽃잎앞에서날마다흔들리고
이푸르른나무에물들어있다고,
걷어채인좌판,목잘린구두
아직태어나지못해아메바처럼기고있는
비천한모든이들의말속에소속되어있다고
대답한다
말없는저강물에게지도받고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