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공성전 1, 2 – 200년전 남자들의 처절한 이야기

목차도없고,줄바꿈도인색한깨알같은글씨,낮선스페인의지명…

도대체윤곽조차제대로그려지지않고,읽어도밀림속을헤메는느낌이었다.

1권의1/3쯤읽다가책을덮고카디스를검색해시대배경과카디스지형을이해하고

다시읽으니그제서야조금씩그림이잡히기시작했다.

1.등장인물들이만드는체스판

연쇄살인범을잡기위한강박감에사로잡힐정도로집착을보이는카디스의강력계형사티손반장

강인한용맹뒤에숨겨진바다에대한두려움을가진무장선선장페페로브

카디스공략대포개발에자기의전공을우직하게실천하는프랑스포병대데포스대위

난해한외국서적탐독으로뒤틀린사상을가지고썩은스페인을타파하고자첩자역할을하는박제사푸마갈

카디스명문사업가가문의아름답고지혜로운여성사업가롤리타팔마

이렇게다섯축의긴장넘치는삶이200년전스페인의최남단작은도시카디스를중심으로펼쳐진다.

그외일등항해사마라냐,티손반장의체스상대자바룰교수,사냥꾼기질의모하라,아버지의친구산체스기네아,롤리타의친구비루에스대위등이남자의세계를넓혀준다.

2.과거속에서만나는현재와미래

"난진짜자유주의자야.다만,자유주의자이긴하되일자리를제공해주고미래를펼쳐주는자유주의자지"(1권p80)

전쟁중이긴했지만,카디스는여전히살아가고있는것이다.(1권p263)

이런난세에는티손같은사람이가장유용했다.하긴스페인이란나라에서역사는늘난세의연속이었지만말이다,난세.(1권p386)

그녀의어린시절과젊은시절의여름을함께했던그아름답던세상의이제사라지고없었다…..그불안한시절이지나고나면,그토록행복했고,이제는멀기만한그옛날의아름답던세상이어떻게변해있을지는신만이아실일이다.(1권p423)

"나의카디스가사라지고있어.그와함께나역시꺼져가고있고.난너희젊은애들이하나도부럽지않아.이곳에서앞으로도15년20년을더사라가야하지않니?(2권p325)

옛날이나지금이나현실은난세이다.

옛날에도더옛날이좋았다고말한다.

전쟁중에도평화시에도난세의연속이다.

그져배부르고배따스하면최고이다.

헛공약보다는일자리를제공해주는정치라야한다.

3.취미와사랑

롤리타팔마는아주조심스럽게색비를잎세장을식물표본들속에,자신이그리고채색까지한식물옆에내려놓았다.잎사귀의길이가2풀가다정도되고,끝에는선명한색깔의작은가시가달려있었다.그래서더볼것도없이아마란투스로분류했다.지금까지한번도구하지못했던표본이다.롤리타는새로운표본을정리하면서채집가들만이느끼는고유의쾌감에빠져들었다.잔잔한행복감,그녀만이느낄수있는행복감이다.그녀의집무실바로옆에있는이식물연구실은단출하지만아마추어식물채집가에게필요한모든장비가갖춰진곳이다.책꽃이에는리네오의서적,카바닐스의"식물묘사",라벨의"식물원",니콜라우스의"희귀식물화첩"등참고서적들과메리안이쓴컬러판대형판본"유럽식물들"을비롯한다양한책들이가득꽂혀있었다.뿐만아니라앞마당쪽으로난발코니에는유리로가림막을해,마치온실과도같은공간을만들어놓았는데,그곳에는아메리카신대륙과남반구의섬들,인디아등지에서들여온다양한양치류식물들이자라고있었다.(1권p141)

내가꿈꾸는취미생활이소설속에펼쳐졌다.

야생화를찾아그험한고생을해도즐거운시간들

땡볕에땀을뻘뻘흘리면서도조그만풀에몰두할수있는힘

마음이닿으면새로운힘이솟는짜릿한쾌감이다.

[아스플레니움스콜로팬드리움]

이양치류식물은잎사귀길이가1피트,너비도두뼘정도나되었다.등잔불빛아래서롤리타팔마는상아손잡이가달린돋보기로이잎사귀를최대한확대해나란히평행으로나있거나중앙맥에서사선을뻗어있기도한결실기관의모습을관찰하는중이었다.스페인숲에서자주발견되는,식물학자린네의표현처럼평범하지만아주아름다운식물이었다.(2권p308)

[용혈수(龍血樹),dragontree]

롤리타가부채를펴고몇번부채질하는동안,선장이부채에그려진그림을쳐다보았다.롤리타도선장의시선이어디를향하고있는지감지했다."드라카나드라코,용혈수예요."롤리타가설명했다."여기선볼수없는희귀한나무죠…..혹시보신적있으세요?"페페로보가머리를살짝옆으로기울인채가만히그림을지켜보고있다.마치뭔가를귀기울여듣고있는것같은모습이었다….."나무에대해서잘아시나봅니다"마침내선장이한마디했다."조금요,식물학에관심이있거든요"

*용혈수:북아프리카카나리아섬에서자생하는식물로,나무로알려져있지만실은나무가아니다.수액이피처럼붉어용혈수(龍血樹)라는이름이붙었다.(1권p359)

"내가도대체왜그일을햐야하는겁니까?

"내부탁이니까요"

"내가죽을수도있어요"

"알아요"

"당신은나에대해아무것도모릅니다"

"잘못본거예요.난당신의모든걸알아요."

"모든것을안다…."

"그래요.그래서온거구요.알아야할모든걸다알고있기때문에요"

"생각을좀해봐야겠어요"

"당신은내게키스했어요.선장님"

"그래서당신은내목숨까지좌지우지할권리를갖게된거구요?"

"아니요,지금이순간과같은시각으로당신을볼수있는권리를갖게된거예요"

"당신의그눈빛.염병할이도시…!여기가아닌다른곳이었다면,난…."

"나도요."

"카디스"

"그래요.카디스"(2권pp360-363)

카디스라는스페인의축소판도시

뱃사람과명문의여성사업가사이에싹트는사랑

마음의변화과정을실감나게묘사한소설

여기가아닌다른곳이었다면…..

그리고

아~너무나안타까운결말에가슴이아프다.

4.868p에걸친남자들의이야기

어짜피엎질러진물이고,이렇게명명백백하게사안을설명할기회도없을것이다.아니,기회는고사하고,군용감방에수용되거나처형장기둥앞에서게될지도모른다.그는두어번심호흡을한뒤대답했다.(1권p91데포스대위)

푸마갈은지도를찢어네조각으로만들었다.그리고하나씩공처럼둥그렇게구긴뒤난로속에던져넣었다.모든것이그렇게사라져버렸다.인생도.세상에대한비젼도그렇게재로화해버린것이다.가혹하기그지없는객관적결말로,그’결말’이라는어휘를떠올림과동시에푸마갈의머릿속에밀랍으로봉인된자그마한검은색유리병이떠올랐다.(2권137푸마갈)

바다와전쟁이라는우연의장에자신을맡겨버린사람이불구가되어처참한인생을살아가는또다른선원을보면서느끼게되는역겨운비탄이그를짓눌렀다.뱃사람앞의험난한파도,전투의포말,난무하는총탄과곤봉과산탄너머도사리고있는미래에대한불안감말이다.(2권p117페페로보)

선원들은일단쿨레브라호에승선한이상,전리품을받기위해서라도피치못할위험은감수해야한다는계약조건을인지하고있었다.하지만그계약을떠나서라도선원들은고난이나위험앞에서도도망치는일이없었다.원래배에서는영웅도없고,비겁자도없는법이다.그저자진이맡은바임무를충실히해내는사람들만있을뿐이다.쥐꼬리만한임금을받고배위의거친삶에자신을맡긴전문가들이다.(2권p334선원)

뼛속까지스며드는이염병할안개를휘저어몰라내버리고싶은충동에휩싸였다.그런충동을가까스로억누르는건형사로서의인내심이었다.직업의식이가져온일종의습관이랄까..(2권p394티손반장)

쿨레브라호의잔재앞에롤리타팔마는망연히서있었다.지금그녀의눈앞에처참한골조로남아있는저배가맞이한최후의순간을머릿속으로그려보는것이다.그렇게뭔가를떠올리고,어떤장면을그려보고,당시의구체적인상황을재구성해볼때마다감정이북받치면서고개가숙여졌다.남자들의가슴속에깃들어있던그위대함과암울함,두려움에감동한것이다.(2권436롤리타팔마)

삶도내던질수있는남자의힘

처절하고슬픈,기이하고괴팍한,성격과직업이어우러진남자들의세계가거친파도처럼넘실댄다.

때론강박관념에사로잡히고,때로힘의한계에부딪치지만,굳건히살아가는그세계에매료된다.

어렵고지루하지만윤관을잡고보니너무도재미있고생각을많이하게하는소설이었다.

공성전(攻城戰)이란성이라는전략적요충지에있는적을공격하는것이다.

스페인의전략요충지카디스를프랑스가대포로공략하는속에

삶과가난,모험과사랑,미스테리와독단이한데어우러진삶의눈물과땀이있는멋진소설이다.

또한역사와사상에대해엿볼수있어일독을권하고싶은소설이다.

올리뷰덕에정말재미있는책을선물받았다.

[카디스참고자료]

[카디스만(BahíadeCádiz)](영)BayofCádiz.

북대서양에속하는작은만.길이11㎞,너비8㎞이며,스페인남서부카디스주의해안으로만입해있다.

과달레테강이유입되며,카디스항이자리잡고있는좁은레온섬에의해부분적으로보호되어있다.

이만에면한항구로는산페르난도(남쪽)·푸에르토레알(동쪽)·엘푸에르토데산타마리아(북동쪽)·로타(북쪽)등이있다.포르투갈의상비센테곶에서스페인의지브롤터해협까지남동쪽으로320㎞뻗어있는카디스만(GulfofCádiz)의일부이다.

이만의항구들은비옥한배후영농지대를상대로하는유통중심지로서도발전하고있으며,

대서양횡단선박들은대부분카디스에기항한다.

바닷물을증발시켜얻는상당량의소금은연안에서잡은생선들을수출하기위해가공하는데에이용된다.

로타에는스페인-미국연합공군및해군기지가있고,산페르난도에는군함정박소가있으며,

산페르난도바로북동쪽에있는라카라카에는무기고로도쓰이는조선소가있다.<다음백과>

[카디스(Cadiz)]

스페인남서부안달루시아지방카디스주의주도이자주요해항.

대서양의카디스만으로뻗어있는좁고긴반도에자리잡고있다.

둘레길이가9.5~11㎞이다.바다로에워싸여있는이도시는

벽을세워바다로부터시가지를보호하고있으며,육상출구가하나밖에없다.

일찍이BC1100년에티레에서온페니키아상인들이세운가디르(‘둘러싸인곳’이라는뜻)에서

비롯되었다고전해지며,BC501년경카르타고인들에의해점령되었다.

제2차포에니전쟁이끝날무렵이도시는로마에저항없이굴복했고

그때부터가데스라고불리면서꾸준히발전했다.(1980년근교포폴로에서발견된로마극장은스페인에서가장오래되고가장잘보존된것가운데하나로꼽힌다.)

5세기에서고트족에게파괴당했으며

711년부터무어인들이항구에대한지배권을장악하고항구를자지라트카디스로개칭했다.

1262년카스티야의알폰소10세가무어인들로부터이도시를탈환하고재건했다.

1492년아메리카대륙이발견되면서카디스는스페인보물함대의모항이되어새로이번영을누렸다.

16세기에바르바리해적선들의잇단습격을물리쳤으나,

1587년에는영국의프랜시스드레이크경이지휘하는함대가항구에정박중이던선박들을불태웠다.

1797~98년에영국군에게봉쇄당하고,1800년에폭격당했으며1810~12년에는프랑스군에게포위되었는데,

이때카디스는나폴레옹에게점령되지않은스페인전지역의중심지였다.

이곳에서코르테스(스페인의회)가소집되어1812년3월의자유헌법을발의했으며,

후에이헌법은1820년혁명의도화선이되어유명해졌다.

아메리카대륙에서스페인이식민지를잃음에따라이도시의무역활동이타격을입었고

이후에는옛지위를되찾지못했다.

1898년미국-스페인전쟁으로입은피해와낙후된항만시설이도시의쇠퇴를가속화시켰다.

1900년이후부두지대건축물들이상당히개선되었고복구사업이꾸준히이루어졌다.

스페인내란(1936~39)의발발과거의동시에국가주의자들의수중에들어가스페인령모로코로부터증원군이들어오는중요한창구역할을했다.1947년에는해군무기창고의폭발로큰피해를입었다.

공업발전은다소부진하지만,육상에는중요한해군및상업용조선소들과여러공장들이있으며바다에는참치어장이있다.주요무역항으로서이도시를통해수출되는품목은헤레스데라프론테라에서나는셰리주를비롯해포도주및소금·올리브·무화과·코르크,그리고염장한어류등이며,석탄·철·기계류·목재·곡물·커피·기타식료품등이수입된다.많은선박들이기항하며승객운송도많다.

부근에군용비행장과스페인-미국공군기지가있다.유서깊은건물로는본래카스티야의알폰소10세(1252~84)가지었으며1596년이후재건된옛대성당과작곡가마누엘데파야(1876~1946)의무덤이있으며,예술품들이많이수집되어있는바로크양식의대성당(1722착공,1838완공)이있다.그밖에도산세바스티안성(城)과산타카탈리나성,많은박물관들,도시중앙의신호탑인유명한토레데비히아(30m)등이있다.

인구:시133,363(2001),대도시권400,157(2001).<다음백과사전>

[최근에촬영한카디스반도항공사진]

스페인사랑의노래/슈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