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장편소설] 잘 가요 엄마 – 엄마의 세월이 어찌 엄마만의 탓인가요?
상반기의바쁜일이끝나고모처럼올리뷰에들렸다.

혹시연극은있나했더니보이지않고물품사용체험내용이많았다.

읽을소설은오직"잘가요엄마"뿐이었다.

어떤내용일까?잘가라는뜻은?

사실엄마가입원하고계시기에주저했다.

그렇게나는엄마에게못했고

오히려창피함이란트라우마로살아왔기때문이다.

책이배달되어서도읽지않았다.

엄마에게갔더니여전히자식을알아보지도못하신다.

말을걸수도없다.

죄송스런마음만이나를옭죈다.

책을읽기시작했다.

그리고내딴에는단숨에읽었다.

나의처지와왜그렇게닮은점이많은가?

소설과현실이충돌하며시공간이출렁거린다.

사실김주영작가는소설에서엄마에대한부분은경험적체험을사실적으로고백했다고한다.

소설을읽으면서반성과후회,그리고안타까움에가슴이멍멍했다.

"내려오셔야하겠습니다"

엄마가돌아가셨다는새벽3시동생의전화였지만,어떤명령이묻어있는말이었다.

그동생은엄마는같지만아버지가다른동생이었다.

새아버지가싫고그런아버지와재혼한엄마가싫어혼자만의삶을만든주인공’나’

그런간극은어머니가만들어낼수도있었고,아내나내탓일수도있었다.그러나그것은오랫동안방치되어온종기처럼이젠도저히회복이어렵다는것도알고있었다.그런데도당사자들이라고할수있는우리들중어느누구도문제가심각하다는것을깨닫고개선을위해머리를싸메고고민했던적은없었다.우리는그간극들을무슨보물을넣어둔보따리라도되는것처럼,누가건드릴까봐마음을조이면서힐끔힐끔곁눈질만해온셈이었다.(p.20)

언제부터인지도모르게모두가화석처럼그렇게굳어있었다.그랬다.어머니가돌아가셨다는소식을듣고도갑자기찾아온난청의증세이외에는아무것도달라진것이없는나자신을포함하여,나를둘러싸고있는모든것들을상어의이빨처럼날카로운연모로찍어낸다할지라도자국조차남지않을정도로굳고굳은화석이되고말았다.(p.26)

소설의주인공과현실의나는너무나도닮았다.

그렇게나도나만의세계를만들었고,나만의방법으로현재까지왔다.

그러면서도한편으론부족하고,한편으론슬프다.

그리고평범한보통의나를만들지못하고있다.

나를발견하고천천히밭고랑에서몸을일으키는어머니의한손은언제나잔허리를괴고있었다.그때어머니가건네는말은거두절미하고딱한마디였다.여름이면"덥제?"겨울이면"춥제?"가그것이었다.(p.59)

고향에내려가서주인공은동생과의대화를통해어머니에대한새로운사실을조금씩알게되고,

어머니에관한쓰디쓴과거를떠올리며자신의삶을생각하고참회한다.

나역시엄마집에가면늘들었던얘기가있다."밥먹었니?""밥먹고가라"

나의진로나직업,결혼에대해상의해본적이없다.

엄마와의대화는없었던것이다.

그것이나의최대의약점이었고,가장큰외로움이었다.

소설은엄마에대한사실적고백속에플롯으로외가집의애숙이이야기,그리고불구정태이야기가곁들어지고

작가의필력이가세하여독자로하여금재미있게빠져들게구성하였다.

작가의말을빌리면정태이야기가의미있다고하였는데

주인공은오직정태와관계에서만인정받고자신을표현할수있었다.

그삶의돌파구를정태와의대화와모험에서찾았던것이다.

부잣집이었던정태는애숙이와혼인을하려고하였으며

엄마의도움으로애숙은도망쳤고나중에무당이되어주인공과만난다.

결국애숙은주인공의친누나였고그남매의삶은애처로움그자체였다.

주인공은애숙과헤어져핸드폰을켰다.

아내에게어머니장례를치렀다는말을하기싫은주인공

아내가왜회사에서잠적했냐며따지자그만두겠다고말한다.

"이제보니당신완전히돌았네.그알량한밥통조차걷어차겠다는거야?당신미쳤어?"

주인공은그순간핸드폰을멀리던져버리고,떨어진휴대폰은박살나서조각조각흩어졌다.

해질무렵행선지도분명하지않은열차에훌쩍올라탔다.

자리에앉자마자온몸으로피곤이넘쳐왔다.

눈을감았는데도무언가어렴풋이내시선에떠오르는것이있었다.

먼지였다.

내심장을덮고있던미세한먼지들이어둠속으로흩어져날아가고있었다.(pp.272.273)

흩어지는먼지들사이로삶의희로애락이떠올랐고스쳐갔다.

충격적반전에진부한스토리가아닌

진실성이담보된김주영작가의자전적소설,"잘가요엄마"

눈물나게읽었고많은사람들의일독을권하고싶다.

엄마의병실에찾아가엄마의손등을보았다.

튀어나와야할힘줄이맥없이살갗속에숨어흔적만보여주고있었다.

손을잡으니따스함이느껴진다.

불현듯가슴이막혔다.

이따스함을예전에느꼈던가?

할머니의시집살이,아버지의고집,자식의무관심…

엄마의세월이어찌엄마만의탓이겠는가?

몇년전부터차가없어여행한번가보지못했는데

이제는자식얼굴조차알아보지못하고….

속으로엄마,엄마를끝없이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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