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모리무라세이이치]

밀짚모자/사이조야소(1892-1970)

어머니,제그모자는어떻게되었을까요?

네,그래여름우스이에서키리즈미로가는길에

계곡에떨어뜨린그밀짚모자말이에요.

어머니,그건제가아끼던모자였어요.

그날얼마나분했는지몰라요.

갑자기바람이불었거든요

어머니,그때건너편에서젊은약장사가다가왔죠.

남색각반에토시를낀,

제모자를주워주려고무척애를썼죠.

하지만도저히주울수없었지요.

깊은계곡이었고,풀이어깨까지무성하게자라있었으니까요.

어머니,그모자는정말어떻게되었을까요?

그때우리곁에피었던말나리꽃은

벌써저버린지오래겠지요.

그리고가을에는회색안개가그언덕을뒤덮고

그모자아래서는밤마다귀뚜라미울음소리가들렸을지도몰라요.

어머니,분명지금쯤

오늘밤그계곡에는조용히눈이내리고있겠죠.

오래전반들반들빛나던그이탈리아밀짚모자와

그안에제가쓴Y.S.라는머리글자를감추듯,조용히,쓸쓸하게.

[작가가느끼는밀짚모자詩]

어머니가지금곁에있는사람도다시는밀짚모자를받을수없으며,

이미어머니를잃은사람에게밀짚모자는’영원한어머니’에게바치는思母로서마음속에뿌리내리고있으리라.

대부분의사람은그것을의식하지못한다.어머니에대한마음은그런것이다.

잊은것같지만정신을둘러싼투명한막처럼떼어낼수없다.

밀짚모자시는그러한마음을상기시켜주었다.

괴로울때,슬플때,외로울때,그무색투명한막은

현실생활에식어가는마음을부드럽게감싸며어머니의온기를남겨주었다.<초판후기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