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나무

사진출처네이버에서

국민학교6학년겨울방학이었나보다

아침에어머니는점심인지,저녁인지도시락을갖다달라시고는한증막엘가셨다.

나는이미어머니가싸놓으신도시락을가지고한증막을찾아갔다.

"동산중학교정문앞"이란말만듣고찾아나선것이다.

높은굴뚝에하얀연기가피어오르는것을보니물어보나마나한증막이다.

문을열고들어갔다.

후끈한열기가쏟아져나온다.

여자들이거적대기를깔고두르고누워있거나앉아있었다.

백열전등이켜있었지만내기억으론어두컴컴했다.

어머니가손짖을하며나를불르셨다.

어머니도거적을깔고몸에두르고계셨다.

지금은어떤지모르지만그때는마로굵고거칠게짠부대를사용했다.

곡식을담을때도그부대를사용했던기억이난다.

색갈은우중충하고마치"거지소굴"에들어온것이아닌가하는것이한증막에대한나의첫인상이다.

어머니는나를옆에앉히시고군계란도주시고가져간도시락도"같이먹자"하셨다.

하지만나로선도저히식욕이동하지않았다.

이낮선환경에바짝긴장하고옹크리고앉아만있었다.

정말뜨거운곳은따로있었다.

여자들은그곳에들어가려면그거적을머리까지뒤집어쓰고들어갔다.

"너도들어가볼래?"나는고개를거세게흔들었다.

어두움이익숙해지다보니사람들은벽을등지거나,벽쪽에앉아있어가운데는비어있었다.

그런데한깡마른여자가그공간에서춤을추기시작했다.

벌거벗은채로….

나이는어머니보다더많고더늙어보였다.

여자는느리게그리고동작을크게움직이며춤을추었다.

노래를부르는듯했지만자세히들리지는않았다.

어딘가슬픈듯도하고처량하기도했다.

그러나내겐

춤이빠르거나느리거나가아니었다.

그춤이한국춤이거나외국춤이아니었다.

그여자의몸의중간부분의"역삼각형의까만숲"이었다.

"저여자는저기가왜까맣지?"였다

의문부호(?)는수없이내머리에서이어졌다.

난궁금증이한계에다다르자어머니에게물었다.

"왜저여자는저기에숯검댕이를칠했어?"였다.

물감도아니고크레파스도아니고그때그시절검은색의대명사"숯검댕이"였다.

나는꼭그런줄알았다.

어머니가눈을크게뜨고어이없어하시며나를한참바라보시다가"푸하하하하….

참다참다터저버린웃음소리다.더는설명해주시지않았다.

다음에내가스스로알았을때,이런생각을했다.

어머니가설명하실려고하셨다면얼마나힘드셨을까.

아무리아무리여러말로설명하셨더라도어린딸은이해하지못했을것이다.

김소월의시에서처럼

"네가부모되어알아보리라"였다

나는이런넌센스를여러번더격으며성장해갔다

"역삼각형의까만숲"보다황당한일들……

김영수님의작품윤환님의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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