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픔

아픔

첫째낳고남편이사업이랍시고시내에서좀떨어진곳에서1년쯤살았었다.

방하나부억하나,주인집도방하나부억하나,

주인집할머니네는나이많은딸과,직장을아직구하지못한아들과한방을쓰고있다.

방하나를우리에게빌려준것이다.

"죽어도좋으니까돈벼락좀맞아봤으면좋겠다"

할머니는그말을자주하셨다.

할머니가얼마나가난하게사셨는가를한마디로표현한말일것이다.

할머니의남편은평생을위장병으로

매일아랫목에눕거나앉아가슴만쓰러내리며그렇게살다돌아가셨단다.

그시절에여자가혼자애들데리고산다는게그것도시골에서…..

남의집밭일,논일,허드렛일,표현하자면안하신일없이…..

큰딸여물기도전에시집보내고

둘째달좀크자객지로보내돈벌게하여밑에2아들공부시켰는데

그러다그둘째딸시집도못가고40이다됐다.

그나마이제직장을못얻어,할머니표현대로"집에죽치고"있다.

옆에서보기에참으로답답한삶의모습이다.

할머니한달에한번씩깨끗한옷갈아입고외출하신다.

처음엔몰라서놀러가시는줄알았다.

"어디좋은데가세요?"

‘쥐꼬리’타러가신다고하셨다.’쥐꼬리가뭘까?’나중에알고보니

큰아들이군대나갔다가훈련중사망했단다.

‘도강훈련’중사고로……

그래서’원호금’을타러한달에한번씩가셨다.

그돈이얼마나적었길레할머니는’쥐꼬리’라고하셨을까.

그해6월내내할머니는앓아누우셨다.

현충일날하얀옷갈아입고동작동국군묘지에다녀오시고그길로누우시더니한달내내그러셨다.

할머니는6월만되면아프시다고하셨다.

국군묘지에가기전까지그만하던몸이그곳만갔다오면무너지고만다고한다.

할머니에게큰아들은희망이었을것이다.

그찌든가난을견뎌내신것도그희망때문이었을텐데…..

남편사업1년만에실패하고그곳을떠나

그후의할머니소식은알수없지만……이날이되면생각이난다.

이땅에그할머니같이

아들나라에바친어머니들이얼마나많을까.

유복자남겨놓고이땅어느격전지에서

붉게죽어간젊은피들은또얼마나많을까.

그래서세상에서럽게남겨젔을미망인들은…….

정치인들은정치적이해득실로

백성들은2002월드컵에흥분해들떠있을때…

‘서해해전’으로목숨바친해군들은,그가족들은….

‘이것도나라냐’며짐싸들고떠나는그심정을

우리는너무편안한게아닌가?

기억해야할것을

너무빨리잊어버리는것은아닌가?

155마일휴전선은정말안전한것인가?

오늘도이땅산마다,골짜기마다,유원지마다놀러온사람으로가득할것같은

내우려가다만우려이길바라며…..

현충일아침에……

그분들에게이장미를드림니다.잊지않겠습니다.(노을님의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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