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길 걷기(최순우 옛집)

소백산기슭부석사의한낮,스님도마을사람도인기척이끊어진

마당에는오색낙엽이그림처럼깔려초겨울안개비에촉촉히젖

고있다.무량수전,안양문,조사당,응향각들이마치그리움에

지친듯해쓱한얼굴로나를반기고,

나는무량수전배흘림기둥에기대서서사무치는고마움으로이아

름다움의뜻을몇번이고자문자답했다.

혜곡최순우님의

"부석사무량수전"의시작부분이다.

토요일최순우옛집을찾아갔다.

‘조선일보1년52주주말걷기’에소개된곳이다.

4호선한성대입구역~최순우옛집~성락원~길상사~심우정~수연산방

으로이어지는코스다.성북동소재다.

성락원은토요일이어서인지문이닫혔고

길상사는사람이너무많았다.

내생각속의절은조용하고고즈녁해야되니어쩔수없이

문앞에서발길을돌렸다.

최순우옛집은인근의다세대주택붐으로주택업자에게팔리게되는것을

한국내셔널트러스트(NationalTrustMovement)

회원들의정성어린모금으로매입.복원한것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시민들의자발적인기증,기부,임대및모금을통하여

보존가치가있는자연및문화유산을확보한후이를시민주도하에영구히

보존하고관리하는시민운동이다.

2004년에문을연’최순우옛집’은그의명저

[무량수전배흘림기둥에기대서서]

[나는내것이아름답다]등을집필한곳으로미래세대에물려주어야할

우리의소중한’시민문화유산제1호’이다.

‘첫눈에눈을사로잡는화려함이나

눈을부릅뜨고들여다봐야하는근시안적인신경질이없으며

거칠고성글어보여도한걸음뒤로물러서보면

시원하고대범하면서도담담하고조촐하다.’

최순우님의이집에대한표현이다.

이집은어느곳에서도집전체를찍을수가없다.

집과집사이에꼭찡겨있어서…그동네가그랬다.

집뒤쪽은벼랑이다.

실내에는선생님의쓰시던소품들이잘진열돼있었지만

열어볼수도더구나사진은찍을수가없었다.

내가날(토요일)을잘못택했다.

실내사진은내셔널트러스트의허가를받아야된데나…

정원은집뒤쪽에있었다.

들꽃이많이피어있는정원이다.

나무들이습성대로자라고있었다.

돌의조형물들이정연하게배치돼있었고

편안하고안정감을주는곳이다.

따끈한엽차를준비해놓았다.

엽차한잔마시며오랫동안앉아있었다.

돌기둥위에’까스등’이몇개서있었는데…

초승달뜨는밤등에불켜놓고하염없이앉아있으면좋았겠다…

대나무울타리가있는시골집에와있는착각을하게된다.

어쩌면다세대주택이되어버릴뻔한집

좋은생각을가진사람들의작은열심이많이모여

지켜낸집이다.

시민들의것이다.

진열해놓은책들

밑에그림은선생님과가깝게지낸분들중의화가천경자의그림

위의2권의책과또몇권의책을팔고있어서

‘무량수전배흘림기둥에기대서서’를삿다.

이곳이첫번째코스였는데

책이무거워서…

책사고후회하기는이번이처음이다.ㅎ

그러나정말은

집집마다한권씩있어식구모두가읽어야하는

가보같은책이다.

이집을살려낸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감사드리며…..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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