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오늘은하루종일집에서딩굴생각이었다.

그래서게으른고양이처럼등짝늘려가며누워있다가

커튼젖히며내다본창밖의세상이…

햇살이너무고와서음찔놀란다.

이런날딩굴다니…

늦은아침챙겨먹고…마음이급해진다.

한번가보려고벼르던곳이있었다.

팔당이다.

‘다산유적지’도갈수있고강도볼수있을것이다.

팔당이종점인줄알았는데연장이됐다네

산에가는사람들이남자여자어울어져웃고떠든다.

전철을타면언제나만나는배낭짊어진사람들…

인생짐도무거운데배낭까지무겁게짊어진사람들…

‘다산유적지’정유장에내렸는데정작유적지는1.2Km더걸어야했다.

지금은거의승용차를이용하기때문에나처럼걸어서가는사람은없다.

길을잘정리해놓아서걷기에딱좋은데도…

강이얼었다.

얼음위로산그림자가정겨운듯누워있다.

어느분의얘기가생각난다.

추운날밤,먼데강이얼어깨어지는소리에잠을설친다고…

그리고추운밤,강깨어지는소리기다려그소리듣고난뒤에야잠을잔다고…

어제밤도강이깨어졌었나보다.

선명한하얀줄들이있는걸보면…

얼마큼팽창했길래…그리움이얼마나크고아팟길래…

부들이솜방망이가되어바람에시달리고있다.

푸르렀을때는바람을이겼을텐데

인생들도어느땐가세월에게

저렇게속절없이당하리라.

정겨운모습들

밥짖는굴둑의하얀여기

항아리와돌담

빨간편지함

어렸을적내어머니집도아침저녁굴뚝에서하얀연기가났었다.

그집흙담옆에는탱자나무도있었는데…

그리고대문옆으로오동나무…

그리움이가득고인다.

커피자판기가있어서반가움에얼른한잔뽑고행복에겨웠는데…

모퉁이돌아서자

요렇게조그맣고예쁜까페가나타났다.

‘Cafe저녁바람이부드럽게…’

내블로그이웃일것같은여자둘이들어갔다.ㅎ

자판기커피땅에부워버리고들어갈까그러다가…

돌아올때들어가자해놓고다른길로돌아왔다.

길을헤매다가…아깝다.

돌아오는길

고개위에한남자가앉아있다가나를보더니일어나걸어간다.

아주느리게…

나와의간격이점점좁아졌다.

한적한곳에서사람을만난다는것은그다지유쾨한일이못된다.

남자라면더군다나…

내가앞서갈려고속도를내려는데

그남자가돌아섰다.

‘곧장가면양수로갈수있느냐?’고묻는다.

‘모르는데요.저는버스타러가요.’

‘이곳분이아니군요.’

‘예!’

‘서울가는전철타실려구요?’

‘예!팔당가는버스타려구요.’

‘팔당으로가는것보다,양수로가는게빨라요."

이남자나보고양수가는거물어봤는데…이거수작부리는거아냐~~~ㅎ

어떻든버스정류장이저만치보여서안심하고…ㅎ

수작하면받아줘야지…나도인생6단인데…

정년퇴임하고시간죽이느라고도시락싸가지고될수있는대로걸어다닌단다.

이런저런얘기끝에나이얘기가나왔다.

生年…나랑같네

月……그것도

그러면日…내가위다…으~하하하

버스정류장에서나는버스타고

그남자는걸어갔다.

짧은만남과급한이별…ㅎㅎㅎ

찰나같은인연이다.

자연스러운일일수도있는데나는긴장하고경계한다.

담대한척하면서…ㅎㅎㅎ

난아직과수댁에익숙하지못한걸까?ㅎ

전철을기다리며…

나는조금슬퍼지기도했다.

아주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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