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다시 일상으로…

명절이오늘에서야정리되었다.

모두떠나고나와아이만이남았다.

이제서살것같다.ㅎ

아이도피곤했는지낮잠을세시간이나자고

나도정리할것그냥내버려두고아이옆에늘어지게자고났다.

설날을정점으로극악스럽게춥던날씨도풀어지고

앞산에듬성듬성남은눈자국이남루해보이기도하다.

설전날아들며느리손자들이다왔지만

성질급한시어미가음식을다장만해놓은터라정작할일이없다.

멀리서오는큰아들네오는거마쳐서늦은점심을

항정살삶아서새로담근배추김치에싸서한바탕먹는다.

‘바로이맛이야!매일먹는사람은정말모른다니까!’

큰아들이배추김치에고기를싸서입이찢어져라먹으면서하는말이다.

김치가시원하다고…

아랫녁김치는이런맛아니란다.

큰아들이경상도에가서살며제일애먹은게젖갈듬뿍넣은김치였단다.

나는김치에젖갈을거의넣지를않는다.

넣을경우새우젖을한번더끓여넣는다.

그러니밍밍하기는해도시원하기는하다

천방지축훼방만놓는병윤이를피해가며윳놀이를한바탕하고

이번에는형제간주거니받거니술상이벌어진다.

떨어저살다보니,그리고서로살기바쁘다보니,

형제라도명절에나집안행사에나만난다.

나도두어잔얻어마신다.

이런날이렇게좋은기분감사할일이다.

그래서눈이오고길이얼어도그여히고향에가는것이다.

우리집은까치설날이설날이다.

정작설날은할아버지댁에가서세배드리고거기서각기처갓집으로가기때문이다.

이번에도시댁에가서세배드리도함께나와전철에서헤어졌다.

큰아들기차타러서울역으로둘째는버스터미널로…

나는혼자서집으로온다.

집에와서대강치우고있노라면언니가오고여동생이온다.

딸들이설날친정에가듯

언니와여동생은친정삼아우리집에온다.

내가긴시집살이하는동안시집손님다치르고친정이랍시고가면

형제들다왔다가간뒤여서많이서럽던생각이나서

혼자된뒤로는내가일부러형제들을불러들인다.

병윤이’사랑해요~’하는모습

우리형제들은모이면둘러앉아치는고스돕도못친다.

나는그래도소주두어잔마시지만언니나동생은앨콜한모금도못넘긴다.

그러니무슨재미가있겠냐고하겠지만…

얼굴만마주보고있어도좋다.

그리고할말이왜없으랴!

전설을수없이엮고도남을수많은이야기들이있는걸

동생은하룻밤자고헌역히가버리고…

하룻밤더잔언니도간뒤

나는아이와둘만의삶의모습으로빨리돌아온다.

전기후라이팬,큰양푼들,국그릇밥그릇,수저들…

아이와내것만남기고다집어넣는다.

빡빡하게가득차있던냉동실이텅비어버렸다.

가는손에들려보내기위해가득채워놨었는데…ㅎ

꼬랑지뼈에벽돌한장이매달려있는것같다.

몸도무겁고…허리도뻐근하다.그래도

나는다시아이의이유식을준비하고…

우유병을닦고…

그동안아비어미와함께다니며버릇이나빠진아이를다시훈련해야한다.

무엇보다아이와의삶을즐겨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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