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독 대

장독대

오탁번

할머니의들숨으로

어머니의날숨으로

알맞게익어가는

우리집간장과된장

배불러친정온고모같은

막달거리시작한누나같은

장독대의크고작은독들이

햇살미역감고있다.

간장을담궜다.

계란이500원짜리동전만큼보이도록소금풀어가라않히고…

베란다바깓쪽으로바싹독을당겨놓고

씻어말려놓은메주덩어리를넣고

숯도,빨간고추도띄웠다.

들여다본다.

간장독속작은동그라미속에반쪽하늘이보인다.

한참더들여다보고있노라니

나이먹은여자얼굴이보인다.

먼기억의저편

첫번달거리로얼굴이뜨거웠던아이

살갗이터지도록부풀었던잉태의기억이

아직도생생한데…

이제는

할머니의들숨을

어머니의날숨을

함께쉬면서…

한늙은여자가

반쪽하늘을담고있는간장독앞에

쪼그리고앉아세월을들여다보고있다.

마치여자들의일생같은장독대를…

대단한꽃들은아니지만이렇게베란다에봄이왔습니다.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