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소쩍새가울어주었는지알수는없지만…

나도이가을국화한다발피웠다.

보라색이길바랐는데연노란색이다.

차라리잘됐다.

내꽃밭에는분홍색이많은데

그가운데노란색국화화분을놓으니얼마나화사한지…

지난봄집앞주말농장을돌아다니다가

길가에웃자란국화줄기10개쯤꺽어다꽂아놓았는데

베란다창문틀에매달려있는화분대위에서잘자라주더니

이렇게말간가을이슬같이피어주었다.

이화분대는정말밖이어야하는꽃몇개를피워주었다.

꽃무릇한송이,과꽃,베추니아,후추꽃,또이름을알수없는꽃…

내가더덕꽃이예뻐서키워보고싶단말을했더니소리울님이

소포로부쳐주신더덕은잎이무성하고온하늘을덮을듯줄기를뻗더니

정작꽃피울때쯤시들어버렸다.

더덕은산처럼동무가없어서…

그래서너무외로웠나보다…라는생각을했다.

소리울님과이웃님들께자랑하려던내가참미안했다.

아침일찍거리를걷노라면

가을은은행나무부터물드린것을볼수있다.

간밤에바람이라도불었던날은

노란잎이제법많이떨어져있다.

낙엽쓰는소리를들으며걷는다.

그소리는쓸쓸함의극치이고가을만의소리이기도하다.

마치마음깊숙한곳까지갈퀴질하는듯해서아프기도하다.

인생이란여정의긴마라톤코스에서

이제마지막구간을달리는구나하는생각을한다.

아저씨가낙엽을쓸으며욕을한다.

‘옘병할~’

은행을신발로짖눌러알맹이만줒어갔다.

은행껍대기가마치

곪아터진뽀르락지처럼질척하게길바닥에붙어있다.

그자리를몇번을빗자루로쓸으며아저씨의말이걸어진다.

욕을먹어도싸다.

가을엔커피가더맛이있다.

커피1스픈,설탕1스픈,프림半스픈,의내방식대로커피도

커피半스픈에머그잔가득뜨거운물부어먹는커피도…

봉다리커피는당연히…

우리이웃님은’뜨겁고진한커피에독한술떨어뜨려…’라시는데

나는아직안먹어봐서그맛은모르겠다.

그리고독한술한방울때문에한병을사야된다는것도문제다.

나는3,000원더하는커피는안마신다.

아니다,못마신다.

세련된어느분들은주로커피이름이긴것만마시더라.

그리고난

비오는어느가을날

그리움한울큼들고걷다가

어느찻집의깊숙한곳에깊히파묻혀

슬픈듯마시는커피가제일맛있다는걸안다.

가을이어서인지아이가

밥을곧잘먹는다.

한번도제스스로먹으려고하지않던아이가

숫가락으로게걸스럽게먹는다.

배추김치잘게썬것을숫가락마다올려놓고…

그래서볼이탱탱해지고

장단지가여물어간다.

이아이가낮잠을자다꿈을꾸는지흐느껴운다.

꼭않아주어도몇번을더흐느끼다다시잠이든다.

이아이의마음속에는어떤슬픔이있을까?

벌써가을이라는계절을알고있는걸까?

그막연하고쓸쓸함을…

뭐니뭐니해도가을은여행의계절이다.

어느분은울릉도일주트레킹을떠난다고하신다.

내친구는2박3일가을여행떠난다며내속을뒤집어놓았다.

이미블로그는가을풍경으로가득하다.

떠나지못한자의비애가크다.ㅎ

나도

이주간치과치료끝나면

하룻긴여행이라도떠나야겠다.

사실은이제부터가진짜가을이아닌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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