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새벽

천상병

새벽에깨는나

어슴프레는오늘의희망!

기다리다가다섯시에산으로간다.

여기는상계1동

산에가면계곡이있고

나는물속에잠긴다.

물은아침엔차다

그래도마다않고

온몸을적신다.

새벽은차고으스스하지만

동쪽에서의훤한하늘빛

오늘은시작되다.

베란다에서보이는모락산입니다.

본래얕은산이긴하지만아파트에가려서그나마꼭데기만보입니다.

그래도빌딩들의늪속에서바라볼수있는유일한조망입니다.

그리고멀게만느껴지는낯선산이름이구요.

‘저산에는언제나가보나!’그러다가새벽에떠났습니다.

‘산근처라도가보자!’라는마음으로요.

안개가조금끼어있고

장갑을안끼고나온걸후회할만큼손이시렵습니다.

아파트단지가높은데더높은쪽으로빠져나오다가

마주보게된동쪽입니다.

빨간해가,사진색깔보다훨씬빨간해가떠오르더군요.

새벽이라고생각했는데낮이많이길어진듯싶습니다.

그러나주위는얼마나조용하던지…

무조건산쪽을향해걸었습니다.

그리고계원디자인대학바로옆으로나있는

다람쥐나다닐만한아주작은샛길을찾았습니다.

산들은많이닮아있더군요.

우리집뒤산이나모락산이나…

아마비슷한나무들이자라고있어서겠지요.

그러나아침안개에살짝젖어있는산은

비밀이많은어떤사람이그비밀을얘기하고싶어

안달난것처럼내게느껴졌습니다.ㅎㅎㅎ

착각좀그만하라구요?ㅎ

아주좋은느낌이란말입니다.

산에오르면서도계속해만보이네요.

일부러동해안으로해돋이구경간것도아닌데

모락산이

처음으로찾아온낮선할망에게일출구경시켜주기로작정했나봅니다.ㅎ

안개때문에해는내내빨강색이었구요.

진달래꽃과

생강나무꽃과

이름을알수없는나무의하얀싹이

지난가을의잔해인가랑잎이바람과희롱하는’바스락’소리를

가만히듣고있더군요.

나도한참을서성이고있었습니다.

이렇게새벽에

천상병시인은수락산을오르고

나는모락산을올랐습니다.

그는시인이고나는아닌것이다름이지만요.ㅎ

정상이잡힐듯가까이보이는데

아쉽게내려와야겠습니다.

며느리출근시켜야지요.ㅎ

내려오다뒤돌아보니……..

산에서내려오니

거리는출근하는사람들로

분주한일상이다시시작되고있더군요.

이렇게’걷기’코스하나더만들어놓았습니다.

어디또’좋은데없나!’하고찾아다니려구요.

지금은내집에와있는데

앞산작은절뒤로진달래가온통빨강색이구요.

멀리도봉산은안개를뒤집어쓰고있네요.

이웃님들!

기쁘고아름다운봄날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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