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비 처럼 내리던 날

내가아들네가기위해전철을타려고역으로가는길은두개가있습니다.

하나는큰도로를따라가는것과

하나는위의사진과같은길입니다.

이길은조금멀게돌아서가는길이지만이렇게예쁩니다.

그래서시간의여유가있을때나햇살이좋은날은일부러이길로걸어갑니다.

오늘햇살도좋고병원가는게바쁠것도없고..그래서…

바람이불었습니다.

낙엽이춤을추듯,아니면아쉬운듯,

허공을떠돌다떨어집니다.

머리카락이하얗게쉔할머니가

하얀머리위에빨간단풍잎이떨어진줄도모르고

말갛게웃으며내옆을방금지나가셨습니다.

온우주의가을이

할머니의하얀머리위에내려앉았습니다.

시집살이하던젊은시절

시어머니가사다놓은총각무다섯단을다듬는데

총각무갈피에빨간단풍님하나가묻어왔습니다.

빨간단풍잎을보는순간날카로운것이가슴을찌르는것같았습니다.

총각무다듬다말고방에들어가한참을울었었습니다.

단풍잎한잎때문에…

내일은비온다는날

온거리에낙엽비가내립니다.

병원가고,미장원에가고,마트에가고

하루종일낙엽을밟으며걸어다녔습니다.

옛날에많이써먹던구르몽의싯귀가생각나는날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궁굼하네요.

지금젊은사람들은’시몬!………’그러지는않던데

뭐라고하는지…ㅎ

젊은아비가어린아들과

낙엽으로눈싸움을신나게합니다.

길모퉁이에서좌판에놓고파는

호박무배추…..위에도낙엽이내려쌓입니다.

버스를기다리며나도

한참을눈처럼낙엽을맞았습니다.

아주낭만적이었습니다.

낙엽이비같이내리던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