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속옷을챙겨입고목도리로목을칭칭가고현관문을열었다.

차가운공기가이마에닿았다.

그차가움이온몸을휘감고돈다.

하늘이검은색이도는파란색이다.

엊그제저녁동쪽하늘에떠있던달이

오늘새벽에는서쪽하늘끝에떠있다.

한쪽몸이허물어져아픈듯파리하게떠있다.

내몸도딱저만큼아프다.

나이때문일까한번아프면얼른낫지를않는다.

전철정류장으로걸어가는데길이빙판이다.

계속날이영하이고보니눈이녹지를않는다.

사람들이밟지않은길가로걷는다.

아직날은컴컴한데가로등옆을지나노라면가로등불에

길섶풀위로눈이내려그대로얼어붙은모습이보인다.

불빛에반사되어반짝반짝빛나기도한다.

걸음을멈추고가만히들여다본다.

‘사진이나올까?’

전철하나를그냥보내기로한다.

후레시를켜기도하고,그냥찍기도하고…

나는내사진기술을믿지않으니까,

이렇게저렇게수없이찍고그중에서골라서쓴다.

전철이쿵쾅거리며자나간다.내가타려던전철이다.ㅎ

막승강기를타려는데저쪽에서한사람이오고있다.

승강기를붙잡아놓고있다.

‘할머니고맙습니다.’

늙은남자다.우리해윤이식으로하자면

‘흥!자기도늙었으면서!나보고할머니라고…흥!’

승강기로올라가는동안요즘젊은것들은뒤에서뛰어오는데도문을탁닫고

올라가버리는데할머니라서기다려주었다며계속고맙다고한다.

따지고보면고마울일도아닌데별게다고마운세상이다.

전철카드를대니’쨘쨘’

공짜전철카드는입력하면두번소리를낸다.

내옆입구로들어가던그남자에게서도두번소리가났다.

그도꽁짜승객!

그리고그는저쪽으로나는이쪽으로…방향이다르다.

새벽전철인데도일찍출근하는사람들로만원이다.

나는이로선을세정거장만가고환승을하는데자리에앉아본적이별로없다.

먼곳(소요산)에서부터오면서정거장마다사람들을태워서이기도하지만

이로선은서민들이많이타기때문일거라는생각이든다.

소요산에서인천까지

방향이다른수많은사람들이타고내리고…

새벽인데도노약자석에는자기가늙었다고생각하는남자들로이미꽉차있다.

늙은남자들은양보도안한다.

스스로신사도를팽겨쳤나보다.ㅎㅎㅎ

늙은여자(나말고…ㅎ)가아픈시늉을하고타도못본체눈을딱감아버린다.

아무리늙었어도그러지마시라!!!

그렇다면이렇게새벽에전철을타는늙은사람들은어디를갈까?

남자들은모르겠다.

아들네집정류장에서내려승강기를탔는데

이쁘고깔끔한,나보다조금더먹어보이는분하고함께탔다.

‘나는애들봐주러아들네가요.어디가세요?’

아파트청소를하러가신다고했다.

‘힘들지않으세요?’

‘그래도애보는거보다나을걸요!’

승강기가떠나가라고둘이가웃었다.

아파트청소다니기전에당신도아이들봐주었다고한다.

둘이서같은방향으로조금걷다가헤어졌다.

방향이다르다.

아직해는뜨지않고옅은어둠이깔린길위로방향이서로다른사람들이

부지런히걷고있다.

나도전철하나그냥보낸터라부지런히걷는다.

비탈길을올라서니동쪽하늘이밝아오고있다.

2012년의마지막해다.

내일은새로운해가뜰것이다.

어제올려야하는포슽인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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