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같은 언니를 기다리며 물김치를 담근다.

언니는나보다5살이위다.

남매가어렸을때혼자가되었다.

그남매를키우고공부시키느라고고생을너무많이했다.

지금은옛날이야기하듯웃으며이야기하지만옆에서지켜보던형제들은마음이많이아팠었다.

언니는명절이면아들딸며느리사위손주들과아침을먹고

아들은얼른처갓집보내고시집이미국인딸네식구는놀러내보내고우리집에온다.

길에서이웃이’어딜가세요?’물으면

‘나친정가!’그런단다.

그런언니를위해나는물김치를담그고,녹두부침개를지지고,돼지고기를삶는다.

언니뿐아니라우리형제들이우리집에오면의례먹으려니하는음식들이다.

오늘은물김치를담궜다.

얼갈이한단을샀는데반은버렸다.

겉만싱싱하지속은다뭉그러졌다.

이런경우나는마트에가서따지거나바꿔오지도못하는위인이다.

그냥손해보고만다.

한웅큼밖에안된다.

깨끗이씻어소금에절인다.

배추가절여지는동안풀국을쑨다.

찹쌀가루가없어서밀가루로

풀국을쑤며여기다양념을한다.

밀가루,소금,설탕을물에개어놓고

적당량의물을끓이다가솟구치며끓으면개어놓은것을붓고더끓이면서

새우젓을차수저로듬뿍넣는다.

여기서아예간을맞춘다.

다절은배추를다시씼어물기를빼고김치통에넣고

양파,마늘,생강을채썰고

쪽파는3~4cm

파란고추와붉은고추도넣고

고추가루를2큰술쯤

식은풀국을부었다.

숫가락으로떠먹는나박김치같은물김치가아니라

국물이자박자박

우리언니가좋아하는물김치다.

김치가익으면서뽀그르르기포가올라오면

냉장고에넣는다.

언니가올때쯤이면냉장고에서시원하게익어가리라.

우리해윤이는예쁜양념!!!

왜,엄마같은언니라고하느냐면

우리형제들은’가족카페’가있어서카페에들어가안부도전하고수다도떨고하는데

언니는형제중유일하게컴퓨터를사용할줄몰라서

부산,포항,인천,서울에흩어져사는다섯동생들에게일일히전화를해서

‘난데!어떻게지내니?’하고는바로전에통화한동생의일을일일히이야기해준다.

이미카페에서수다떨어서다아는일인데…ㅎ

우리는당연히처음듣는냥한다.

울엄마가살아계셨으면하셨을일을언니가하고있는거다.

우리형제들은고스톱도못하고노래방도안가고

술도못마신다.

한모금만마셔도얼굴이빨개지고가슴이벌렁벌렁한다고한다.

막내와내가그런반응이없어서조금마시기도하지만

어디가서술마신다고말할정도는아니다.

그러면형제들이만나면심심하겠다고하겠지만절대아니다.

우리형제들은어려서부터나이차이가많은언니를제외하고는어찌나뭉치기를잘했는지

공유하는추억거리가너무너무많다.

사고를쳐도함께쳤으니까.

그추억만이야기해도끝도없다.

우리형제들은다늙어가면서도여전히잘뭉친다.

형제들이만나면쌈질하는집도있다는데우리는쌈질을한번도한적이없다.

그렇다면울언니는우리들이뭉치고있을때무얼하며시간을보낼까.

언니는머리가얼마나좋은지티비프로를다외운다.

언니가우리집에오면나는리모콘만져보지도못한다.

드라마,오락프로를계속옮겨가면보는데귀신같다.

탈랜트이름,개그맨들이름을어찌나많이아는지…

우리집에오면티비연속극이나오락프로나보다가면서’친정간다.’고

좋아라오는지알다가고모를일이다.

김치를담그며

부모님과형제들을생각하고

‘나막전철탔어!’

‘여기금정이야!’

‘청량리에서전철갈아탔어!’하며우리집으로올언니를생각하며

추석을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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