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같이 말간 가을날

아침일찍동생에게서전화가왔다.

‘언니,나지금섬에가고있어,언니도울수있으면와!’

요며칠며느리에게일이생겨계속아들네있다가어제밤에겨우집에왔다.

힘에겨웠는지피곤하고자꾸만눕고싶다.

오늘은하루종일집에있으려고했는데

섬이라는말에귀가솔깃했다.

오이도역에서내려그섬으로가는버스정류장에도착했을때

정류장은텅비어있었다.

한시간마다떠나는버스가방금떠난듯하다.

한시간을기다려야한다.

긴의자모퉁이에앉는다.

하늘은파랗고깨끗하고…

몇개의구름조각들이한가롭게떠있다.

10월의가을햇살이앉아있는내무릎에내려앉아

스믈스믈하기도하고따끈따끈하기도하다.

하나둘사람들이모여들었다.

두남자와여섯명의여자가한꺼번에왔다.

이들은모두70이넘어보이는나만큼늙은사람들이다.

정류장이벼란간소란스러워졌다.

이들은민박집을예약해놓고1박할예정으로먹을것을많이준비해가지고가는중이다.

한남자는아주오래된노래를커다랗게틀어놓았다.

나는고상한측에도들지못하면서길거리에서노래를크게트는건정말싫다.

조금있다가,동남아사람으로보이는청년들열댓명이왔다.

인도사람들이라고했다.

다섬으로가는버스를탈사람들이다.

버스는한시간도더지나서왔는데

승객이거의찬상태다.

나는잽싸게타서자리에앉았다.ㅎ

노인네일행은반은앉고반은서고

인도청년들은가운데통로에일렬로섰다.

길은막히고이방인들의수다는끝이없다.

들여마실산소는희박해가고내뿜는탄산까스는넘쳐났다.

속이니글니글하다.

드디어섬에도착했다.

크게심호홉을한다.

바다가내속으로빨려들어왔다.

바다는조금씩잠겨가고있엇다.

동생은물이저만치물러나고펄밭이온몸을들어내놓고있는걸좋아한다.

그펄밭에수많은생명들이오글거리며살고있다.

바자락,게,고동………….등등등

동생은옛날에엄마가그곳에서그랬듯이

바지락잡고게잡는걸좋아한다.

나는다좋다.

날씨는가을날답게맑고청명했다.

바람없는바다는유리바다.

시야도멀어서

저멀리쌍둥이섬오른쪽으로는송도신도시

그왼쪽은인천시내이다.

큰사진으로는인천대교도보였는데사진이작아지니안보인다.

한가로운섬마을

이섬이관광지가되면서팬션같은숙박시설과오락시설이많이생겨서

이제는한가로운바닷가마을을만나기가어렵다.

이섬에유년의기억이고스란히담겨있는나로서는조금섭섭한일이지만

삶의모습은항상진화하는것을어쩌나!

이섬의갈매기들도직접먹이사냥을안한다.

던져주는인스탄트에길들여져둥둥떠서한곳만바라본다.

높이멀리날으는갈매기조나단은?

해안도로도걷고,

방죽길도걷고,

산길도걷고,

덤불을헤쳐꽃도찾고,

쑥,씀바귀,질갱이도뜯고…

덤불속에홀로피어있던작은꽃

어느농가를지나다가

설악초와과꽃을만났다.

채송화,봉숭아,분꽃,과꽃,다알리아,맨드라미.칸나,해바라기

작은초가집

유년의깨알같은추억이다닥다닥붙어있는그집

부모님이가꾸시던꽃밭이생각난다.

꿈결같은말간가을날

부모님생각에

눈물이찔끔났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