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얼거리는 바다.

바다에오는이유

이생진

누구를만나러온것이아니다.

모두버리러왔다.

몇점의가구와

한쪽으로기울어진인장과

내나이와이름을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있고싶어서왔다.

바다는부자

하늘도가지고

배도가지고

갈매기도가지고

그래도무엇이부족한지

날마다칭얼거리니.

바람이몹시불었다.

바다를향해서있으면뒷걸음이쳐졌다.

볼에와닿는바람이차겁고끈적거렸다.

덩달아파도도사납다.

성난바다가더좋다고아들은그런다.

나도그렇다.

파도는멀리서달려와바위에부서졌다.

나도가끔부서지고싶을때가있다.

아들도그럴까?

그래서성난바다가좋다는걸까?

며느리가커피를사왔다.

우리는찻속에서커피를마시며한참을바다를바라보았다.

아무말도하지않고…

여기는금릉해변이다.

2년전바다끝야자나무숲에텐트를쳤엇다.

그때는바람이안불어서해면은호수같았고물은진한옥빛이었다.

아들은이해변이좋다고한다.

제주에올때마다여기를온다고한다.

아들은제주를관광으로오는게아니라쉬러온다고한다.

그래서어쩌다따라오면숲속이나바닷가에있다가간다.

이번에는그래도성산일출봉을올랐기때문에쫓아온보람이있었다.ㅎ

거리에서

길가나울타리에빨간열매가다닥다닥열린나무가많았다.

‘마가목’인가하는생각이지만자신은없다.

아무튼꽃처럼예쁜열매다.

루베리

첫날묵었던집주위에불루베리밭이많았다.

민들레나냉이만큼이나흔하게피어있는길가의유채

그리고동백꽃

언덕위에서내려보고있자니아랫쪽의밭이온통까만색으로보였다.

호기심이발동하여빙돌아서내려와보았더니

검은자주색양배추다.어마나!

위에서볼때는꼭석탄덩어리를펼쳐놓은것같았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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