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선생님’ 이란 소리를 듣고…

교우중에지난여름나처럼혼자가된여자가있다.

이제막60이다.

소아마비의신체장애자다.

결혼하기전그녀의남편은목발을짚고다니지만정말순수한그녀를보고

‘이여자는꼭내가보호해주어야한다.’는것을사명처럼느꼈다고한다.

나는그부부를만난지는몇년안되었지만

그모습이참으로아름답게보였었다.

그부부에게는많은찡한에피소드가많지만

아내를휠체어에태우고유럽여행을하고

단체로한라산등정을했을때는아내를업고정상까지오른것들은

듣는사람들을감탄하게했다.

신채장애자이긴해도세상의어떤여자들보다도행복한아내로산것이다.

남편으로인해서어렸을때겪었던마음아픈상처들이다치유되었노라고했다.

그런그녀가남편을잃었다.

하늘이무너진것같았을것이다.

그녀는나와한블럭사이에서살기때문에혼자가된후로는

함께교회를다니는데내가보호자격이다.

택시문을열어주고,가방도들어주고,비오면우산도들어주고…

그러면서도나는그녀에게위로가되는딱!한마디를찾아내지못해서아직도인사를못했다.

그래도그녀는날보면고맙다고한다.

사실은과부사정과부가안다는데,말이뭐가필요해하는생각도있다.

그런그녀가하루는우리집에놀러왔다.

점심도함께먹고이야기를나누다가그녀가자꾸만우쿨렐레에눈길을주었다.

그래서배운것중에서몇곡을불러주었더니감동하는거다.

난절대로잘친게아니고잘못친곳도많은데말이야.

그러면서그녀도배우고싶은데어떻하면되느냐고…

목발을짚어야하니가방과우쿨렐레를들을수없는이유도있지만

세상에나가사람들과어울리는것이두렵다고했다.

혼자된사람들의자격지심이다.

나도그랬었다.

혼자된다는것은부끄러운일이란생각이었다.

나는사지가멀쩡해서혼자서어디곤돌아다녔지만그녀는그럴수도없는일

그래서내가낙원악기상가에서우쿨렐레사오고책은내가쓰던것주고

시간생길때마다내가가르쳐주기로했다.ㅋㅋ

문화원에가면내가제일못하는데남을가르치다니…

지나가던개도웃을일이다.어쨋든!

내가배운만큼만가르쳐주면된다.

어느새2달째다.

나의학생은조금답답하다.

아마도내가잘못가르쳐주어서그럴것이다.

나는문화원에서처음배울때여러명이한꺼번에배우니까

선생님이일일히가르쳐주는것이아니고말로가르치면알아서따라하든지

옆에사람하는것훔쳐보기도하면서눈치껏했는데그녀는그렇지가않다.

박자나음색에둔하다.

그래도그녀는감동을잘한다.

한소절제대로칠때면감격해마지않은다.

참감정이여린사람이다.

어제는짧은동요한곡을틀리지않고치더니감동한나머지

나보고’선생님!………….’이라는것이다.

그녀도나도한바탕웃었다.

그러면서자기도모르게선생님이라는말이나왔지만정말선생님같다고한다.

그리고너무고맙다고한다.

생전처음선생님소리를들었다.

정말선생님이었다면정년퇴직한지10년도더되었을텐데말이다.

선생님소리를들으니마음이묘해진다.

사명감같은게느껴지더란말이다.

사람은이름에걸맞게살려고노력하는지도모른다.

지금나는손자들이’할머니’라고불러주는것이가장행복해서

좋은할머니가되고싶은데

누군가가선생님이라고불러준다면당연히좋은선생님이되고싶다.

그녀는지금도가끔펑펑운다.

그런모습을보이지않으려고애쓰던나와는다르다.

인생의좋은선배역할도할수있으면좋겠다.

김춘수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기전에는

그는다만

하나의몸짓에지나지않았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

그는나에게로와서

꽃이되었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준것처럼

나의이빛깔과향기에알맞는

누가나의이름을불러다오.

그에게로가서나도

그의꽃이되고싶다.

우리들은모두

무엇이되고싶다.

너는나에게나는너에게

잊혀지지않는하나의눈짓이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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