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출장…..우아하거나 치열하거나

지은이곽아람

펴낸곳아트북스

이책은전형적인책상물림형미술사학도였던30대여기자가,

작가와화랑주,큐레이트와컬렉터,옥션관계자와평론가들이움직이는거대한

미술’현장’에서3년간보고듣고느낀것들에대한기록이다.

그중에서도데이미언허스트라든가제프쿤스,로버트인디애나같은세계적으로

유명한작가들을인터뷰했던경험,아트바젤이라든가베니스비엔날레같은

굵직굵직한미술현장을취제한이야기들에초점을맟췄다.

아티스트를인터뷰하고미술시장과전시회를취재하러간출장이었지만,

나를성장시킨건취재의결과물이라가보다는취재과정의부산물들이었다.

머나먼타국에서자신을만나러온기자에게인터뷰이가정선해내놓은말들,

그들이보여주는행위들은잠시인상적이지만여운깊은감동을남기기는어렵다.

고급레스토랑의준비된상차림보다아주배고팠던날

길을지나치다포장마차에서사먹는호떡맛이더오래기억에남는것과도같은이치다.

세월이아무리흘러도나는나이며,나자신의방식으로세상을살아가게된다.

타인과외부는내안에원래있던것을끌어올리는자극으로작용할뿐이다.

헤르만헤세의’데미안’에이런구절이있다.

한사람한사람의삶은자기자신에게로이르는길이다.

길의추구,오솔길의암시다.

일찍이그어떤사람도완전히자기자신이되어본적은없었다.

그럼에도누구나자기자신이되려고노력한다.(…..)

우리가서로를이해할수는있다.

그러나의미를해석할수있는건누구나자기자신뿐이다.

그리하여이책은온전히나의이야기다.

(책을내며자신에게이르는모험에서)

곽아람기자의

2011년

3박5일런던출장1(데이미언허스트와런던미술순례)

3박5일런던출장1(미술계의록스타,데이미언허스트와의만남)

크리스티경매사의망치(안드레아파우진스키와찡판즈)

백화점,연예인,성스러운심장(제프쿤스와의불편한인터뷰)

2012년

삶을투영한미술(따듯한개념미술,쑹둥)

전통과촘단이공존하는’미술도시’런던(런던올림픽기간동안의미술축제)

느낌,열정,사랑(건축거장프랭크게리)

신화가된남자를사랑한여자(이중섭의아내이남덕)

신기르처럼아름답고비현실적인(키티르박물관국프레스투어)

2013년

신하였던도시,뉴욕(데이비드살리와강익중)

봄이면떠오르는아트시티,홍콩(진마이어슨의침대)

사랑에발목잡히다(로버트인디애나와LOVE

‘미술’을가림막으로한국가간경쟁의장(베니스비엔날레)

돈이지배하는예술(아트바젤인바젤)

불완전하기에아름다운(룩셈부르크에서만난이불)

어둠속에서빛나는천사를만나다(트레이시에민)

시공을넘나드는뉴욕출장(프릭컬렉션과디아비콘그리고클로이스터)

나는이책을다읽기는했지만미술에워낙아는게없어서

이해하는데애를먹었고대개는전혀이해를못하고책을덮었다.

부끄럽고안타갑다.

저자가어렵게만나고힘들게인터뷰한작가들의작품의

일부를올려본다.

데이미안허스트

‘살아있는자의마음속에있는죽음의육체적불가능성’

데이미언허스트.

‘현대미술의살아있는전설’로불리는남자.

1980년대세계미술계에서영국미술의부흥을이끈

youngBritishartists그룹의선구자.그의코드는’엽기’다.

1991년첫개인전에서는포름알데히드가가득찬유리진열장속에

죽은상어를집어넣은’살아있는자의마음속에있는죽음의육체의불가능성’을

내놓았다.

1990년작’1000년’은진열장속에구더기가잔뜩붙은소머리를집어넣고구더기가

변태한파리가살충기에의해죽는모습을보여즈는작품이다.

그럼에도상상을초월하는가격에팔린다.

데이미언허스트의’신의사랑을위하여’

백금으로주형을뜬인간두개골형상에8601개의다이아몬드를박았다.

작가의’손맛’보다’아이디어’를중시하는현대미술계의꼭대기에

‘충격’과’공포’를안겨주는그의작품이있다.

크리스트경매장의여자경매사

안드레아피우친스키와그녀의망치

쩡판즈의’최후의만찬’

찡판즈는2015년봄현재,

아시아에서가장비싼생존작가다.

2013년10월5일홍콩소더비40주년기념이브닝세일에서

그의유화’최후의만찬’이1억8,040만홍콩달러(약249억원)팔리며

아시아현대작가작품경매가최고를경신했다.

제프쿤스

제프쿤스의작품

‘세이크리드하트’와’퍼피’

명동신세계백화점본점옥상의트리니티가든에설치된’세이크리드하트’

금빛리본이묶인보라빛하트모양

스테인리스스틸로만든거대한풍선처럼보이는이작품은300억원대

왜?보라색이냐고묻는질문에

보라색은로맨틱하면서도영적인빛깔이라고…

카메라앞에서만친절하고수줍은미소를띄우는연예인같은화가라고

저자는그와의인터뷰가불편했던걸그렇게표현했다.

뒷쪽으로남산타워와송전탑이보이는게반갑다.

따뜻한개념미술쑹둥

쑹둥의아버지가심장마비로돌아가셨다.

충격에휩싸인쑹둥의어머니는집에틀어박힌채집안을잡동사니로가득채웠다.

그러지말라는아들에게

‘네아버지의빈자리를견딜수없구나,네겐쓰레기지만,내겐추억이다.’

예술가인아들은2005년베이징의한갤러리에어머니의잡동사니와

어머니가살던목조가옥일부를뜯어다설치하고

‘낭비하지마’라는작품으로전시했다.

천창(天窓)에네온으로’아빠,걱정하지마세요.엄마랑우리는잘지내요.’

현재중국에서가장주목받는개념미술가중한명

뉴욕타임스에서’가장창의적인중국현대미술가중한명’이라는평을받고있다.

런던올림픽기간동안의’미술축제’에참여한한국화가들의작품들

원래이자리는1868년철거된컴벌랜드공작의기마상이있던곳인데

신미경작가가흰비누1.5톤으로높이3.5미터짜리기마상을만들어설치했다.

비누로만들어비바람에닳아가는풍화과정을보여주려고한작품

존레논의부인오노요꼬

건축의거장프랑크게리

프랑크게리가설계한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

신화가된남자를사랑한여자

이중섭의아내이남덕

이중섭이끝까지간직했던젊은날의이남덕(1954)

‘남쪽에서온덕많은여자’란뜻으로이중섭이아내에게지어준이름

이남덕여사는일본도쿄문화학원재학시절같은서양화과선배인

이중섭과사랑에빠졌다.

부유한일본인여성이식민지조선화가의만남이허락되기힘든시대였지만,

또한사랑이모든것을이길수도있던시절이었다.

이여사는1945년현해탄을건너와함경남도원산에서이중섭과결혼했다.

‘그어디에반했냐고요?모든것에,상냥한사람이었어요.

때론화가로서의신념을강하게보이기도했지만,

그때부터도천재성이느껴졌어요.

전람회에서상을받아신문에대서특필된적도있고,

러시아프랑스에서도호평받았어요.’

삯바느질,서점점원등을하며홀로두아들을키운신신한세월,

남편이역사이자신화가되는사이,

궁핍히고버거운현실은온전히그녀의몫이었다.

그러나’이중섭과의결혼을전혀후회하지않는다’라고한다.

제주에서살때방을빌려주었던동갑쟁이김순복할머니와60년만에만나는모습.

‘반갑다,아직곱다.’

90이넘은두할머니두분다곱다!

데이비드살리

그는개념미술과미니멀리즘이세계미술계를지배하던1980년대,

‘회화의부활’을내걸고등장해인기를끈’표현주의’의대표작가였다.

왜?그리냐는질문에

이보다더재미있는게없으니까,

이보다만족스러운게없으니까,

이보다더잘하는게없으니까.

나는열살무렵그림을시작했다.

내삶과그림이아주깊이결부돼있다고느꼈다.

아버지는사진가였고,어머니는주부였는데,

두분모두그림을아주좋아했다.

그림은언어다,전통이다,매일하는것이다,내마음속상태를현실로끌어내는것이다.

위대한행볻이다.’우울”기쁨’을항상함께갖고오는것이다.

진마이어슨

진마이어슨은인천에서태어나네살때미국으로입양되었다.

난생처음누워본침대위에서시트로온몸을휘감고데굴데굴굴렀다.

바닥이아닌곳에서잠자는게겁나울고소리지르다

시트가누에고치처럼그의몸을꽁꽁얽어맬때쯤에야잠이들었다.

어른이되어방문한한국에서포대기로손자를업고가는할머니를보았을때

그느시트에포박되었을때의그안정감이어디에서왔는지비로서깨달았다고한다.

후에그가저자에게보내운메일속에그의어린딸이침대위에서시트를둘둘말고

누에고치같은자세로자는모습의사진을함께보냈다고한다.

이렇게’침대의기억’은유전이되고,그럼으로그아픈추억이희석되고

작품이된다.

사랑에발목잡히다.

로버트인디애나와LOVE

열네시간15분간비행기를타고뉴욕에

뉴욕에서한시간반비행기로보스톤에

보스톤에서메인주록랜드로가는비행기를타야하는데안개로결항

록랜드에서또배를타야하는데…

뭉크의’절규’처럼비명을지르고싶다.

로버트인디애나를만나러가는길은이렇게험하고암담했다.

문설주에놓인돌맹이를집어문을두들기자,

바스라질듯연약한표정의수척한노인이나타났다.

끼고있던안경한쪽이금이가있었고,

베이지색스웨터의소매에는음식물얼룩이묻어있었다.

그모습을보자비로소’아,이사람은노인이구나’싶었다.

‘한국사람을만난건태어나서당신이처음이야.이건정말대단한경험이군.

게다가참재미있군.

북한이못되게굴고있는이때에나를만나러오다니.’

사랑의깊이를단네글자로표현하겠다는아이디어는어디에서얻었느냐고묻자

그는종교이야기를했다.

‘LOVE’는크리스천사이언스의핵심이야.

나는어릴때부터종교생활을하면서’LOVE’를알게되었지,

서울에도크리스천사이언스가있어?’

내가고개를갸우뚱하자그는이내하재를돌렸다.

‘LOVE’로유명해진이남자는,그러나’LOVE’때문에불행해졌다.

작품에대한저작권을등록하지않아그이미지를누구나다

베꼈기때문이다.티셔츠,머그잔,카드…

피터르브뤼헐의’이카로스의추락’

물에빠지지않으려고다리를버둥대는이카로스앞에서,

나는인간의무력함과신의위대함,운명의잔인함등에대해생각했던것같다.

나는익사직전의이카로스처럼발버둥치며안간힘을쓰고있는데,

무심히수레를밀고가는농부처럼,혹은제할일을하는낚시꾼처럼

세상은아무일없다는듯잘만돌아갔다.

그러나그림에는빠져있지만이카로스의추락을비통해했을단한사람

아버지다이달로스

부모의비통함이삭제된것은화가의어떤의도일까?

룩셈부르크에서만난이불

이불은설치미술가다.

2013년10월5일개막해2014년6월9일까지열렸던이불전시는

MUDAM최초의아시아작가개인전이자.

유럽미술관에서열렸던이불개인전중에서규모가가장컸다.

도쿄모리미술관에이어작가는다시자신의과거와현재를펼쳐보였다.

과학기술의윤리를묻는1990년대후반’사이보그’시리즈부터

거울로자아를되돌아보는당시의근작,

그리고작업의모태가된드로잉400여점까지가총망라돼있었다.

어둠속에서빛나는천사를만나다.

트레이시에민

트레이시에민은데이미언허스트와영국미술의부흫을이끈yBa그룹의대표적인작가로꼽힌다.

사생활이나자신의감정을텍스트화하여천에꿰매거나네온으로만드는방식으로작업한다.

많은여성미술가들이그렇듯,그녀역시불운한과거를재료삼아작업했다.

혼외관계인부모는자주다퉜다.

트레이시는열세살무렵성폭행당했다.

거리를헤매며되는대로살았다.

두번의낙태,한번의유산,우울증과자살시도…

그비극이그녀에게예술의씨앗이되었다.

트레이시예민은1997년영국유명걸렉터찰스사치초청의그림전

‘센세이션’전에’나와함께잔모든사람1963~95’이라는제목의설치작품을내놨다.

연인,가족,낙태한아기등102명의이름을천으로만들어자궁을연상시키는텐트

안쪽에일일히꿰맸다.

그녀는이작품으로’영국미술계의배드걸’로불리기시작했다.

난이런작품에더익숙하다.

요아네스페르메이르진주귀걸이를한소녀

거의책의마지막부분에서’진주귀걸이를한소녀’그림이나왔다.

솔직히’LOVE’를로고로본것외에는몽땅처음보는작품들이다.

이그림이안나왔으면울뻔했다.ㅎㅎ

저자도처음대하는거라고했다.

멀리서도보고가까이도보고,한참돌아다니다가다시와서보고…

금방말을걸어올것같은입모습,촉촉히젖은눈매,진주의영롱함.

‘그그림을실제로보면말이지,그진주귀걸이가말이야,

한두번의북터치로그형태와빛깔을표현했다는걸알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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