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딱증 날 때는 독 뚜껑을 깨보자!

신경숙의"엄마를부탁해"에이런대목이있다.

​ㅡ끝이보여야말이지,그래도농사일은봄에씨앗을뿌리믄가을에거두잖여,

시금치를뿌린곳에서시금치가나고옥수수씨를뿌린대선옥수수가나고…..한다.

그놈의부엌일은시작도없고끝도없어야.

아침밥먹음곧점심때고또금새저녁때고날밝으면또아침이고…

​반찬이라도뭐다른것을만들여유가있음덜했겄는디밭에심은것이똑같으니

맨그나물에그반찬,그걸끝도없이해대고있으니화딱증이날때가있었지,

부억이감옥같을때는장독대에나가못생긴독뚜껑을하나골라서담벼락을향해

힘껏던졌단다.

독뚜껑깨지는소리가내겐약이었어,

속이후련허구답답증도가시고…

너도밥하기싫음접시라도하나던져서깨보련?

아구,저아까운거싶은데도속이뻥뚫리기도헐것이다.

요즘내가그렇다?
도대체끝이없다.
만약에내가감정이없었다면사람이아니라기계라고할수있다.
끝도없고열심히일한흔적도없다.
나도독뚜껑이나접시를깨볼까?
그러나나는그런뱃장도사실은없다.
어떻게그어려운시절들을이겨냈냐고박완서작가에게물었을때
그의대답은’그저견디는것’이라고대답했듯이나도’그저견뎌낼’수밖에없다.

병윤이가방학을했지만방학동안의계획안을드려다보면학교다닐때와별반다름없이빡빡하다.
내가관리해야할부분은더늘었다.
주말을제외하고단하루도비어있는날이없다.

도시의아이들은참안되었다는생각이든다.
직육면체를틀에찍어겹겹이쌓아놓은듯한똑같은집구조속에서
아이들은빡빡한계획표에서숨고싶어도숨을곳이없다.
다락방도없고헛간도없는집,그해서한조각의추억도만들수없는집

뒷동산도시냇가도들판도,모래사장도없는삭막한도시에서엄마들은
방학동안의아이들을감당할수가없다.

그러므로엄마들은아이들에게티비를켜주고아이폰을손에쥐어주고

스마트폰을던져준다.

아이들은가상의세상에혼을내어준채정신상태는차차로멍해진다.

그런모습을나는손자들의얼굴에서본다.
그래서엄마들은아이들을더많이학원으로수영장으로여름캠프로…….보내는것이다.

오늘같이학원에도안가고비가오는날엔온전히아이들과전쟁을해야한다.

우선티비,아이폰,휴대폰에관심을두지않게해야한다.

그러러면놀아주고맛있는것만들어먹이고,그러다가적당하게티비도보여주고

병윤이에게아이폰으로게임도시켜줘야한다.

아무것도못하게한다면녀석들도스트레스가쌓일것이다.

그러나문제는내가이런일들을하기에힘이부친다는거다.

함께놀다가내가제일먼저지치고는그만티비를켜준다는것이다.

그러니독뚜껑을깨는일은어른뿐아니라아이들에게도필요하다.

할미와손자가함께독뚜껑을깨어볼까!

요즘같이슾하고무더운여름날은독뚜껑을깨서라도화딱증을풀어야할것이다.

독뚜껑,아깝다생각말고벽에다내동댕이쳐보자!

독뚜껑이무슨대수라고…

마음이후련하면되는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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