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언어로 세운 집

이책이올리뷰에올랐을때신청해놓고꼭당첨되기를바랬습니다.

저자와의인연은20대초반.’흙속에저바람속에’였습니다.

그때의감동이생각나고,다시그감동을느끼고싶었고

지금나도이만치늙었고그는더늙었을텐데여전히그는현역이라는것

요즘티비에나와서많은지식으로쏟아내는달변에놀라기도했습니다.

그러나,읽기시작하면서당첩된게겁이나기시작했습니다.

리뷰쓸것을생각하면걱정이태산같아졌습니다.

나는시를읽으며감동을잘합니다.

가슴이꽉!말힐때도있고

시인들은우리와는다른특별한족속이라는생각이들기도합니다.

서정주의’국화옆에서’를좋아하는이유는아주간단합니다.

‘그립고아쉬움에가슴조이든

머언먼젊음의뒤안길에서

이제는돌아와거울앞에선

내누님같이생긴꽃이여.’

바로이싯귀때문에무조건좋아합니다.

원인도이유도없습니다.

그냥,그냥좋습니다.

저자는’시는말로지은집’이라고합니다.

말하나하나를쌓아완성한건축물이라는거지요.

시라는집을전부알려면대문을열고들어가안방도

건넌방도부억도다락도뒤간까지들러봐야겠지요.

나처럼시의일부를보고그러니까예쁘게색칠한집의지붕만보고

그집을다아는양하는것은그시를잘못아는거지요.

참부끄럽지요.

저자는1996년10개월동안

조선일보에연재했던<다시읽는한국시>를20년만에책으로출판했습니다.

저자가직접선정한한국의대표적인시32편을독창적인시각(기호학으로스캔)으로

해설한책입니다.

거의교과서에실렸던작품이라낯설지않은작품들입니다.

그러나아직까지알고있던교과서적해석과는많이다릅니다.

한작품을여러사람이같은느낌이란말은성립이안되는거지만

시한편을쪼개고쪼개고…

마치생체실험하듯해체했다가다시봉합해놓는저자의기술(?)엔

탄복할따름입니다.

김소월의시

‘엄마야누나야’

단4줄의시.반복되는부분을빼면2줄밖에안되는시를

17페이지의분량으로해석하셨더군요.

문과학생들에게전문적인강의를하시듯말입니다.

나도공부하는자세로읽었고또많은것을배웠습니다.

그러나리뷰를작성하기에는내가너무무식하다는생각이들어서

올리뷰님께비밀글로한번만봐달라고사정할까하는생각까지했는데

세상에시에무식한사람이나뿐이겠냐는뱃짱으로시작은했는데

역시나입니다.

그리고감히이어령님의책을이렇다저렇다할수도없고…ㅎㅎ

지금당신은겉모양만보아왔던말집의,그러니까시의내부공간을깊숙히들여다볼

기회를갖게되었다는것입니다.

그런유혹을위해이책이있다는사실을이제야눈치채셨습니까.

그렇다면이미당신의손안에는그시의대문을열고들어갈수있는

열쇠가쥐여져있을겁니다.

이책의첫글,’시의숨은공간찾기'(엄마야누나야…김소월)

바로그열쇠입니다.

시의집전체를투시하고그내부와외부를동시에바라다볼수있는

요술거울,그리고그것으로비추어본32편의한국시에대한텍스트분석이

불빛이새어나오는창문그리고반쯤열린문사이로들여다보이는

뜰의신비한체험을얻게할것입니다.

책을펴내며에서

덧붙이기에는

시인의원본시.작가소개,주석이자세히소개되어있습니다.

중요한자료입니다.

이책을읽고내생각은

시인들이시를쓰면서평론가를의식하고동료시인들과의비교도

생각하지않을것이란생각입니다.

시를읽는사람들이평론가나시인들보다

나처럼무식하지만시한줄에감동먹는사람들이더많을것입니다.

이책을다만그렇게무심하게시를읽지말라는뜻이겠지요.

시인의마음깊숙히들아가보란뜻이라생각합니다.

그러므로시인들이여!

언어로집을지을수없는많은사람들을위해

부디가슴치는언어로눈물찔끔나도록감동할수있는

언어로집을짓는목수들이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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