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꽃을 꽂고…

오랜만에편지씁니다.

셋째놈생기고정말바쁘고힘도들고그러네요.

그래도그이쁜것들때문에힘든것도아픈것도느낄틈이없습니다.

행복한할미지요.

어제해윤이가유치원버스에서내리는데머리에꽃을꽂고있었지요.

노란작은국화한송이

‘머리에꽃을꽂았네!어머!예뻐라!’

‘꽃은어디서났어?’

유치원화단에국화꽃이피었는데서리를맞아꽃들이다시들고

딱한송이만생생해서꺽었다네요.

‘이꽃도금방죽을거라서꺽어도된데요.’

그래도어떻게머리에꽂을생각을했을까!

‘샌프란시스코에서는머리에꽃을꽂으세요.’란노래가생각나서

‘샌프란시스코아가씨같네!’하며꽉!안아주었습니다.

영문을모르는아이는’할머니나예뻐?’

‘그으으으럼!’

나도머리에꽃을꽂은양기분이좋아서아이와씩씩하게걸어서집에왔습니다.ㅎ

하루는거실에서지유는누워있고두아이는티비를보고있었지요.

저녁먹을즈음의우리집풍경이지요.

내가지유를안고일어나며’아이구허리야!에구구구!!!’했더니해윤이란년이

‘할머니아퍼?’

‘그래허리도아프고…..’그러다가

병원에도가야하는데갈시간도없고하며넉두리를했었지요.

난별생각없이그야말로혼자넉두리였는데

늦게지에미가들어와서씼고있는데해윤이란년쫓아들어가더니…..ㅎ

며느리가와서’어머니어디편찮으세요?’

‘아니왜?’

해윤이란년이지에미한테그러더랍니다.

할머니는아픈데왜병원에안데리고가냐!

나하고오빠가아프면병원에데리고가면서할머니아픈건왜모른척하느냐?

마구해대더랍니다.

나원참!

집에오면서자꾸만웃음이나와서…

반쯤실정한사람처럼히죽히죽웃으며왔습니다.

손녀딸하나잘키웠지요?

다음날아침아들이또물어봅니다.

‘엄니어디아프세요?’

‘뭐,나이만큼!허리도아프고무릎도아프고…왜?’

어제밤에퇴근한아들에게해윤이년이지에미에게했던것처럼

에비에게똑같이한겁니다.

‘딸한테야단맞았구나!’

‘그러게요.’

사람사는게참아름답다는생각을합니다.

식구가어우러져산다는게행복이구나하는생각두요.

6살짜리작은아이가어떻게그런생각을할까요.

이쁘라고머리에꽃을꽂고

아빠엄마가할머니에게소홀한것같아대들고,

이런세상,이런가족,이끈끈함!

아,그래서사람들은서로사랑할수밖에없는존재인가봅니다.

세상에믿을게하나도없다해도

정말,사랑은믿을만하지요.

가을가고겨울이왔습니다.

자연의순환은지치지도않고게으름도안부리고

세월의톰니바퀴는녹슬지도않고…

다시겨울이우리앞에와있습니다.

슬프냐구요.아니요.

내가조금씩자연이되어가는것을느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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